[Campaign Story] 젊은 층에 제대로 먹힌(!) 장수캠페인의 파격 시도
광고계동향 기사입력 2026.06.19 09:34 조회 282
 젊은 층에 제대로 먹힌(!) 장수캠페인의 파격 시도
우리강산 푸르게 푸르게 숲의 동물 시리즈

안은주 팀장 | PTKOREA
TE 정준화 ECD

 
이번 캠페인은 PTKOREA와 템포러리이터널이 컨소시엄 형태로 진행됐습니다

이번 캠페인은 한 마디로 ‘시간 싸움’입니다. 23년 차 CD와 25살 CD 2명이 기획, 제작하고 있거든요. 어려서부터 ‘우푸푸 캠페인’을 보고 자란 세대와 잘 모르는 세대가 공존하며 만든 결과물입니다. 23년 차 CD의 “이 훌륭한 캠페인을 왜 몰라줄까?”라는 고민과 25살 CD의 “근데 숲이 우리랑 뭔 상관?”이라는 쿨함이 끊임없이 충돌한 산물입니다.

우리는 고민 끝에 많은 것을 바꾸기로 했습니다. 1. 20대 소비자들은 광고를 싫어하니 콘텐츠를 만들자. 2. 숲의 범위를 넓혀 공존하는 ‘동물’이라는 ‘관심사’를 다루자. 3. ‘AI’라는 ‘수단’으로 빠르게 만들자. 4. ‘사람’이 아닌 ‘동물’이 이야기하게 하자. 이 간단해 보이는 것들을 바꾸기 위해 많은 시간 동안 싸웠으며, 콘텐츠 기획에만 6개월이 넘게 소요됐습니다. 동물 선정부터, 동물의 행동 연구, 실제 숲에서의 생태 등. 동물 다큐멘터리만 수백 편을 보고 관련 자료를 수없이 공부했으며, 전문가의 의견도 받으러 다녔습니다.

1992년에 집행된 유한킴벌리의 ‘우리강산 푸르게 푸르게’ 신문광고는 야생동물들
숲에 돌아오길 바라는 소망을 담은 캠페인이다.
 

동물 관점,
AI 콘텐츠 제작의 경험치가 더해진 귀여운 결과물
1992년도 우푸푸의 신문광고를 아시나요? 우리의 야생동물들이 숲에 돌아오길 바라는 소망을 담은 광고였죠. 현재는 이 동물들이 돌아오지 않았을까? 야생동물 생태 전문 교수님께서 답을 주셨습니다. “우리 숲에 동물이 어마어마하게 늘었습니다.”라고요. 쾌재를 불렀습니다. 그리고 바로 만들기 시작했습니다. AI의 최대 장점은 ‘시간의 단축’이니까요. 기존의 광고 제작 프로세스 대비 비용적으로, 시간상으로 5배 이상이 단축됐습니다. 첫 샘플 영상은 2일 만에 제작 완료했습니다. 그리고 클라이언트에게 보여드렸는데 모두가 웃음꽃이었습니다. 그다음부터는 꽃밭이었고요. 생성형 AI가 프로세스의 많은 부분을 새롭게 생성하고 있습니다. 물론 여기에도 시간은 깃들여져 있습니다.

우리에겐 2024년부터 AI 콘텐츠를 만들어 온 경험치가 있었습니다. ‘AI의 불쾌한 골짜기’가 동물에는 적용되지 않음을 경험으로 알고 있었죠. 그래서 전략적으로 동물들의 관점으로 숲의 효익을 이야기하는 방식을 꺼냈습니다. 거기다 마법 가루처럼 귀여운 아역 배우들의 목소리도 몇 방울 더했고요. AI의 기술 발달이 없었다면 이번 캠페인의 성공도 없었을 겁니다. AI는 이걸 가능하게 했습니다. 결코 ‘딸깍’이 아닙니다. 아주 오랜 생각의 고민이 AI라는 요즘의 수단을 잘 만났기에 사랑받는 콘텐츠가 나온 겁니다. 무엇보다 42년이라는 시간 동안 숲을 심고 가꿔왔고, 동물들을 지켜온 유한킴벌리의 진정성이 있었기에 이 귀여움도 통했다고 생각합니다. 람쥐.

우리강산 푸르게 푸르게 캠페인이 마주한 가장 큰 과제는, 20대의 낮은 관심과 인지도였습니다. 무수히도 많은 광고와 콘텐츠가 넘쳐나는 시대 속에서 환경 캠페인은 점점 “의미는 있지만 재미없는 이야기”로 인식됐고, 사람들의 관심 밖으로 밀려나고 있었습니다. 처음에는 이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캠페인적으로 강한 임팩트가 필요하다고 생각했습니다. 짧은 시간 안에 시선을 붙잡고, 화제를 만들 수 있는 자극적인 방식 말입니다. 사실 이러한 접근 방식은 2023년 진행했던 ‘39주년 반성문 캠페인’에서도 한 차례 시도된 바 있었습니다. 당시 캠페인은 기존 공익광고의 문법에서 벗어난 파격적인 화법과 비주얼을 통해 Z세대의 높은 관심과 인지도를 이끌어냈고, 우리강산 푸르게 푸르게를 이전과는 다른 방식으로 소비하게 만든 계기가 됐습니다.


2023년 진행한 유한킴벌리의 ‘39주년 반성문’ 캠페인은 대한민국 최장수 환경 공익 캠페인인 ‘우리강산 푸르게 푸르게’의 40주년을 앞두고, 1984년부터 이어온 39년간의 숲 가꾸기 노력에도 불구하고 기후위기와 생물다양성 보존 등 환경 문제에 아직 부족했던 점을 고백하며 대중의 적극적인 관심과 동참을 촉구했다


하지만 시간이 지나며 다시 타겟의 관심도가 낮아지는 흐름을 체감했고, 저 역시 “한 번 더 강한 임팩트의 캠페인이 필요하다”는 생각에 더 집중하게 됐습니다. 그래서 이번 제작 Brief와 OT 과정에서도, 타겟의 시선을 단번에 붙잡을 수 있는 새로운 화제성과 주목도를 만드는 방향에 무게를 두고 캠페인을 설명했었습니다. 그래서 기획과 제작 OT 이후 처음 진행된 크리에이티브 미팅에서 ‘동물 콘텐츠’라는 이야기를 들었을 때, 솔직히 쉽게 받아들이지 못했습니다.
귀여운 동물을 활용한 콘텐츠는 이미 너무 많았고, 자칫하면 캠페인의 진정성마저 가벼워 보일 수 있다고 생각했습니다. 하지만 방향성을 설명하는 CD님들의 이야기를 들으며, 점점 생각이 달라지기 시작했습니다. 이번 캠페인은 단순히 동물을 활용하는 콘텐츠가 아니었습니다. 우리강산 푸르게 푸르게가 앞으로 어떤 시선으로 사람들과 소통해야 하는지에 대한 이야기였습니다.


Z세대의 화법, 감각 담아낸 콘텐츠 시리즈 광고
우리는 그동안 인간의 관점에서 숲을 이야기해 왔습니다. 숲을 보호해야 하고, 지켜야 하며, 더 푸르게 만들어야 한다고 설명해 왔습니다. 물론 틀린 이야기는 아니었습니다. 하지만 누군가를 설득해야 하는 메시지는 때로 책임처럼 느껴졌고, 특히 지금의 젊은 세대에게는 멀고 무거운 이야기로 받아들여지기도 했습니다. 그래서 이번에는 시선을 완전히 바꾸기로 했습니다. 사람이 아닌, 숲에 살아가는 동물들의 관점에서 숲을 바라보기로 한 것입니다. 42년 동안 우리가 가꿔온 숲을 인간의 성과로 이야기하는 대신, 그 숲 안에서 살아가는 생명들의 이야기로 보여주고 싶었습니다. 그렇게 ‘콘텐츠 시리즈’라는 형식이 시작됐습니다.

전통적인 광고 문법에서 벗어나, Z세대가 실제로 소비하는 콘텐츠의 리듬과 감각 안으로 들어가고자 했습니다. 짧고, 직관적이고, 피식 웃게 만들지만 그 안에 메시지가 남는 이야기들. 총 8편의 에피소드를 차례대로 공개하며, 숲속 동물들이 직접 자신의 이야기를 들려주기 시작했습니다.

  
우리강산 푸르게 푸르게 ‘숲의 동물 시리즈’는 총 8편으로 숲에 사는 동물들의 시선으로 42년간 유한킴벌리가 가꿔온 숲의 가치를 알리고 기후 위기 극복을 위한 공감을 이끌어내고자 했다.

첫 번째 이야기의 주인공은 아기 다람쥐였습니다. 42년 동안 숲을 가꿔온 결과를 거창한 숫자나 성과 대신, “숲 맛집”이라는 표현으로 풀어냈습니다. 도토리와 산딸기가 많아진 숲을 자랑하는 다람쥐의 모습 속에서, 사람들은 설명보다 더 직관적으로 숲의 변화를 느끼기 시작했습니다. 두 번째 이야기에서는 반달가슴곰이 등장합니다. ‘킵 코리아 그린 포레스트 대단지’에 산다며 자신의 숲세권 집을 자랑합니다. 봄에는 조경이 아름답고, 여름에는 자연냉방이 되고, 가을에는 먹거리가 풍부하며, 겨울에는 마음 편히 겨울잠을 잘 수 있는 집. 마치 아파트 광고처럼 이어지는 이야기는 웃음을 주지만, 그 안에는 한 가지 진심이 담겨 있습니다. 오랜 시간 숲을 가꿔온 덕분에, 한때 사라져가던 동물들이 다시 살아갈 공간을 되찾았다는 사실입니다.

세 번째 이야기의 주인공은 ‘왕년 CF 스타 노루’였습니다. 1990년대 우리강산 푸르게 푸르게 광고 속에서 활약했던 노루가 다시 등장해, “다시 스타가 되고 싶다”고 말합니다. 유쾌한 자기 자랑처럼 시작되는 이야기는 어느새 한국을 넘어 몽골까지 이어진 숲 조성의 성과를 자연스럽게 보여줍니다. 그리고 우리는 그 순간, 숲을 지켜온 시간이 단순한 캠페인의 역사가 아니라는 사실을 다시 느끼게 됩니다. 그리고, 네 번째 용맹한 담비들(기후 위기 대응)와 귀여운 삵의 후크송(개체수 증가) 등 앞으로도 3편의 콘텐츠에서 숲에 사는 동물 친구들의 이야기가 기다리고 있습니다. 이번 캠페인은 총 8편의 숲에 사는 동물들의 시선으로 42년간 유한킴벌리 우리강산 푸르게 푸르게가 가꿔온 숲의 가치를 알리고 기후 위기 극복을 위한 공감을 끌어내고자 합니다.

 
우리강산 푸르게 푸르게 ‘숲의 동물 시리즈’는 총 8편으로 숲에 사는 동물들의 시선으로 42년간 유한킴벌리가 가꿔온 숲의 가치를 알리고 기후 위기 극복을 위한 공감을 이끌어내고자 했다.


‘숲 맛집 지도’,
온라인 공감에서 오프라인 경험으로 연결
이번 캠페인은 콘텐츠에서 끝나지 않도록 설계했습니다. ‘숲 맛집 지도’를 공개하고, 실제 숲을 방문할 수 있는 참여형 이벤트를 함께 운영하며 온라인에서의 공감을 오프라인 경험으로 연결하고자 했습니다. 확산 방식 또한 기존 광고와 달랐습니다. 광고를 억지로 보여주는 대신, 사람들이 원래 머물고 있던 SNS의 흐름 안으로 자연스럽게 스며들고자 했습니다. 짧고 공유하기 쉬운 포맷, 댓글을 남기고 싶어지는 장치, 참여를 유도하는 이벤트들이 이어지며 이용자 스스로 콘텐츠를 퍼뜨리기 시작했습니다. 그리고 예상보다 훨씬 뜨거운 반응이 돌아왔습니다. “기획자 포상해야 한다”는 댓글이 이어졌고, 사람들은 단순히 콘텐츠를 소비하는 것을 넘어 동물들의 다음 이야기를 기다리기 시작했습니다.

이번 캠페인을 통해, 16년 동안 AE로 일하며 수없이 많은 브랜드 메시지를 만들고 전달해 왔지만, 오히려 가장 중요한 커뮤니케이션의 본질을 다시 돌아보게 됐습니다. 브랜드 메시지를 더 깊이 전달하는 방법은, 더 큰 목소리로 설득하거나 더 강한 표현으로 시선을 끄는 데 있는 것이 아니었습니다. 사람들이 자연스럽게 웃고, 공감하고, 부담 없이 콘텐츠를 소비하는 과정에서 어느 순간 스스로 메시지를 받아들이게 만드는 것. 그리고 그 감정이 일회성 반응으로 끝나는 것이 아니라, 마음 한편에 오래 남도록 만드는 것이 더 중요하다는 사실을 깨닫게 됐습니다.

특히 이번 캠페인을 진행하며, 공익 캠페인 역시 시대에 따라 사람들과 소통하는 방식이 달라져야 한다는 점을 깊이 느꼈습니다. 무겁고 진지한 이야기만으로는 더 이상 사람들의 일상 안으로 들어가기 어려운 시대 속에서, 콘텐츠는 공감과 재미, 그리고 자발적인 참여를 통해 더 멀리 확산할 수 있다는 가능성을 확인할 수 있었습니다. 어쩌면 지금 시대의 공익 캠페인은 그렇게 사람들의 일상과 콘텐츠 사이에 자연스럽게 스며들어야 하는 것인지도 모릅니다. 이번 우리강산 푸르게 푸르게 캠페인은, 그 방향에 대해 다시 한번 깊이 고민하고 배울 수 있었던 소중한 경험이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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