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때 주입식 교육에 대한 문제점을 지적하는 목소리가 커진 적이있다. 주입식 교육은 여전히 국내 교육 현실의 고질적인 문제로남아 있다. 하지만 요즘은 열린 교육을 표방하는 체험식· 놀이식 학습 등으로 점차 나아지는 모습을 보여주고 있다. 이른바 ‘주입식 광고’도 옛말이 됐다. 미디어 융합 시대에 4대 매체를 넘어 BTL로 이어지는 광고 패러다임의 전환과 크리에이티브 양식의 변화는 궁극적으로 ‘소비자와의 소통’과 맞닿아 있다. 일정 부분을 비워낸 ‘미완성 광고’를 완성하는 최후의 열쇠를 소비자에게 쥐여준 것이다.
WRITTEN BY 양문희(상지대학교 언론광고학부 교수)
기업과 소비자의 거리가 한층 좁아진 웹2.0 시대의 광고는 기존 광고와 달리 소비자와의 상호 작용을 강조한다. 개방과 공유, 참여를 기본으로 하는 웹2.0의 성격을 반영하는 다양한 인터랙티브(Interactive) 광고가 소비자의 참여를 촉구하고 있다.
인터랙티브 광고의 특성은 첫째, 무한성(Boundless)이다. 기존 광고의 다양한 제약에서 벗어나 창의력이 발휘되는 무한한 가능성을 제시하고 있다. 둘째, 이른바 혁신(Breakthrough)이라고 할 수 있는 완전히 다른 형태의 광고양식과 기발함으로 무장해 소비자를 놀라게 한다.
셋째, 즐거움(Branded Entertainment)으로 요약할 수 있다. 소비자에게 광고를 제품 판매를 위한 도구가 아니라 참여해서 공유하고 즐길 수 있는 엔터테인먼트 도구로 생각하게 한다. 광고를 위한 광고가 아닌 광고인 줄 모르는 광고를 만드는 것이다.
인터랙티브 광고는 매일 새로운 형태가 등장한다고 해도 과언이 아닐 정도로 빠르게 변화하고 있다. 해외 인터랙티브 광고 중에 눈여겨볼 만한 3가지 사례를 소개한다.
사례 1 게임하듯 자연스러운 참여를 이끌어내라
저가의 기능성 조립식 가구로 유명한 스웨덴 기업 이케아(IKEA)는 전 세계에 285개 매장을 둔 글로벌 브랜드다. 이케아의 ‘Come into the closet’ 캠페인은 ‘Sound makes all the difference’라는 기치를 걸고 상호 작용성을 강조하고 있다.
홈페이지에서 보여주는 이들의 인터넷 광고는 집을 꾸미는 컴퓨터 게임, 즉 하우징 시스템 게임과 비슷하다. 홈페이지에 접속하면 5개의 음악 트랙 중 한 가지를 선택할 수 있고, 선택한 음악에 맞춰 화면에 등장한 인물들이 서로 다른 춤을 추며 움직인다.
소비자가 MP3 파일을 직접 업로드할 수 있을 뿐만 아니라, ‘play yourself ’ 버튼을 눌러 컴퓨터 키보드로 직접 연주하거나 목소리를 내서 등장인물을 춤추게 할 수도 있다.
등장인물의 배경이 되는 방의 위쪽에는 전체 인테리어 비용이 제시되고, 페이지 아래쪽의 옷과 구두 등의 아이템을 클릭하면 선택한 아이템과 관련된 화면으로 바뀐다.
바지를 클릭하면 행어가, 구두를 선택하면 신발장이, 드라이어를 선택하면 수납장이 나오는 식이다.
등장인물은 자연스럽게 각종 가구를 여닫으며 필요한 아이템을 꺼낸다. 동시에 화면 위쪽에는 가구의 가격이 뜬다.
바지를 입고 있지 않던 등장인물은 소비자의 선택에 의해 바지를 입고 다시 춤을 춘다.
경쾌하게 추는 춤을 보다 보면 거기에 ‘중독’되는 듯하다. 제시된 ‘방’ ‘아이템’ ‘등장인물’이 다양하게 구성되어 있어, 즐기면서 제품에 대한 정보를 얻을 수 있는 소비자 참여형 광고라고 할 수 있다.
이케아는 소비자가 직접 조립하는 가구를 만드는 회사답게 그간 다양하고 기발한 소비자 참여형 광고를 만들어왔다.
이러한 광고효과에 힘입어 온라인에서는 이케아 가구의 조립과정을 재미있게 담아낸 소비자가 만든 UCC를 심심찮게 볼 수 있고, 앞서 설명한 사례의 전범을 보여주듯 PC 게임인 ‘심즈2’를 통해 새로운 스타일의 가구를 선보인 적도 있다.
‘심즈’는 세계 최초의 생활 시뮬레이션 게임으로 가족을 만들고 집을 짓는 등 현실을 재현한 ‘가상 인생 게임’이다.
이 게임에서 이케아는 제품의 느낌을 살리기 위해 실제 제품명을 게임 속 아이템 이름으로 그대로 반영했고, 본래 모양을 완벽히 재현해 심즈 유저로 하여금 게임상에서도 이케아 제품을 사용하는 듯한 기분을 느낄 수 있게 했다.
이케아의 온라인 광고와 비슷한 사례로, 엄밀하게 말하면 광고는 아니지만 뮤직 비디오 프로모션의 새로운 형태인 MTV의 쌍방향 뮤직 비디오도 있다. ‘콜드 워 키드(Cold War Kid)’라는 4인조 밴드의 뮤직 비디오의 인터랙티브 버전은 이용자가 밴드 구성원 4명의 연주 톤을 원하는 대로 바꿀 수 있다.
처음 화면에는 악기만 등장한다. 기본 음악이 흐르면 연주자가 등장하고, 각 연주자에게 부여된 빨강·초록·파랑·노랑의 색을 선택해 연주자가 색에 맞는 톤으로 연주하도록 조정할 수 있다. 특정 연주자를 뺄 수도 있어 연주자를 클릭하면 잠시 쉬는 모습으로 바뀌기도 한다.
사례 2 공짜를 마다할 사람은 없다
올해 초 버거킹(Burger King)은 자사의 대표적인 버거 메뉴인 와퍼(Whopper)를 홍보하기 위해 대대적인 캠페인을 벌였다. 이름 하여 ‘Whopper Sacrifice’. ‘희생, 제물’을 뜻하는단어 그대로 ‘친구 10명을 삭제하겠느냐? 버거 1개를 공짜로 먹겠느냐?’는 취지의 광고다.
미국판 싸이월드로 통하는 소셜 네트워크 서비스(Social Network Service, SNS)인 페이스북(Facebook)의 친구 10명을 지우면 버거를 공짜로 먹을 수 있는 쿠폰을 지급하겠다는 조건이 그것. 우리나라로 치면 싸이월드의 일촌 10명을 삭제하면 햄버거를 주겠다는 식이다.
캠페인은 선풍적인 반응을 일으켰다. 친구냐 햄버거냐의 선택에 무려 23만여 명이 친구를 ‘희생’시키고 와퍼를 먹었다. 10명의 친구를 모두 삭제 처리하면 인터넷 창에는 ‘와퍼에 대한 사랑을 증명했지만 아직희생이 더 필요하다’는 메시지가 뜨고 삭제된 친구에게는 ‘넌 와퍼 때문에 버려졌어’라는 메시지가 전송된다.
버거킹의 타깃층이 포진한 페이스북에서의 이 발칙한 광고는 순식간에 이목을 집중시키면서 성공적인 광고효과를 냈고, 동시에 관계가 끊긴 친구들에게 전달된 메시지에 의해 ‘연쇄식 홍보’를 할 수 있었다.
자연스럽게 입소문 효과를 낼 수 있었던 것. 비록 사생활 침해의 우려로 캠페인은 중단되었지만 광고는 엄청난 파급 효과를 냈다. ATL, BTL을 가리지 않고 새로운 시도를 많이 하는 버거킹은 소비자를 끌어들인 기발한 광고를 다양하게 선보인 적이 있다.
2007년 선보인 ‘와퍼 프레이크아웃(Whopper Freakout)’은 버거킹의 최고 인기 메뉴 와퍼를 이틀 간 메뉴에서 지워버리고 사람들의 반응을 몰래 카메라로 찍은 파격적인 광고였다.
이를 통해 ‘와퍼의 인기’를 어떤 광고보다 솔직하게 증명하는가 하면, ‘와퍼 버진(Whopper Virgins)’ 캠페인은 햄버거 맛을 모르는 오지 사람에게 와퍼와 경쟁사 맥도널드의 빅맥을 먹게 하고 어떤 것이 더 맛있는지 비교하게 한 다큐 형식의 광고다.
물론 이들 광고는 앞서 소개한 이케아처럼 온전히 자발적인 참여라고는 할 수 없다. 그러나 자의든 타의든 소비자가 본격적으로 참여해 만든 광고임은 분명하다.
사례 3 1+1의 지혜, 또 다른 인기 아이템을 끌어들여라
리바이스(Levi Strauss & Co.)의 대님 진 브랜드인 도커스(Dockers)는 애플과 아이팟을 흡수할 만큼 전 세계적으로 선풍적인 인기를 끌고 있는 아이폰(iPhone)과 연합해 ‘셰이커블 아이폰(Shakable iPhone)’ 광고를 만들었다.
아이폰을 사용하는 사람을 대상으로 무료 아이폰 게임을 이용해 소비자의 구미를 자연스럽게 당기고 제품을 홍보했다.
즉, 아이폰 게임을 다운 받는 행동이 곧 모바일 광고를 다운받는 행동인 것. 게임을 실행하면 듀폰(Dufon)이라는 댄서가 아이폰 화면에 도커스 바지를 입고 등장하는데, 아이폰 전화기를 흔들면 춤을 춘다.
소비자는 게임의 레벨에 들기 위해 ‘열심히’ 게임을 하고 ‘지속적으로’ 도커스 바지를 보게 된다.
온라인 배너 기술을 응용해 광고와 소비자가 상호 작용하도록 한 이 캠페인은 올 3월부터 약 4주간 30대 남성을 타깃으로 진행되었다.
고객에게 즐거움을 주는 동시에 브랜드가 소비자에게 직접적으로 도달하고자 만든 광고다. 모바일 역시 다양한 기능 덕분에 하루가 다르게 발전하고, 광고도 모바일의 특징을 이용, 소비자의 참여를 촉구해서 앞으로의 귀추가 주목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