헌법재판소 판결에 의한 방송광고 판매제도 개선이 얼마 남지 않았다. 여당과 야당의 관련 법안은 충분히 논의가 이뤄지지 않은 듯 많은 쟁점을 갖고 있고, 그 중 최근 이슈가 되는 부분은 바로 미디어랩의 매체 대행 영역과 관련한 부분이다. 즉, 미디어랩이 지상파 방송 광고만을 판매할 것인지, 케이블 TV를 비롯한 뉴미디어 광고판매도 함께 허용할 것인지 여부이며, 이는 바로 크로스 미디어랩의 도입을 의미한다. 이에 대해 업계의 의견은 분분하다.
매체의 일괄 구매로 효과적인 통합 마케팅 커뮤니케이션이 가능하다는 기대의 입장과 지상파 방송의 시장지배력이 강화되어 군소 매체의 피해를 초래할 것이라는 우려의 입장이 상충되고 있다. 하지만, 업계에서는 크로스 미디어 렙의 어떤 식으로든 도입이 될 것으로 예상되고 있으며, 미디어랩이 안정적으로 정착하고, 기존 시장의 질서를 무너뜨리지 않기 위해서는 시한을 두고 신중하게 검토해야 한다는 것에 대해는 의견이 모아지고 있다. 이번 11월 톡톡톡에서는 크로스 미디어랩 도입과 관련하여 각 분야 전문가들의 의견을 들어보았다.
헌법재판소 판결에 의한 방송광고 판매제도 개선의 시한이 이제 몇 달 남지 않았다. 여당과 야당이 모두 관련 법안을 제출했거나 준비 중에 있지만 세부적인 논의가 충분하게 되었다고 보기는 어렵다. 아마도 가장 엇갈린 의견이 개진되는 부분들 가운데 하나가 바로 미디어랩이 다루는 매체 업무 영역부분이다. 이는 미디어랩이 지상파 방송광고만을 판매하도록 할 것인가 아니면 케이블 TV나 온라인 등의 뉴미디어 광고 판매도 함께 하도록 할 것인가에 대한 내용이다.
하나의 매체에 집중할 때 전문적인 매체 판매가 가능
다른 국가들의 예를 보아도 지상파를 담당하는 미디어랩이 케이블 TV나 온라인 매체의 광고를 함께 판매하는 경우는 많지 않다. 일반적으로 지상파 미디어랩은 자회사 형태로 특정 지상파 채널의 광고만을 판매하는 것이 가장 대표적이다. 이는 매체간의 이질적인 특징을 고려하는 것이기도 하지만 무엇보다도 가장 큰 이유는 하나의 매체에 국한될 때 가장 전문적이고 효율적인 판매가 가능하기 때문이다.
따라서 새로 출범하게 되는 지상파 미디어랩의 경우 일정 기간 지상파 판매에 국한되는 것이 바람직할 것으로 판단되며 이후 국내 매체 환경을 고려하여 매체 업무 영역을 확대하는 것도 가능하다고 판단된다. 업무 영역 확대의 근거가 되는 것은 국내 매체 환경이 다른 국가들과는 차이가 있기 때문이다.
국내 지상파 채널들은 모두 케이블의 주요 PP들이기도 하지만 실제로 지상파와 지상파 소유 케이블 채널들의 광고 영업 상황에서 의외로 채널들 간의 패키지 구성은 흔하지 않다. 이는 실제 광고 구매는 한 개 채널 내의 패키지로 구성된다는 것을 의미하는 것이다. 따라서 민영 미디어랩 출범 초기부터 지상파와 케이블 채널들의 혼합 판매는 구매자와 광고계에 혼란을 유도할 수도 있고 오히려 가장 주력해야할 지상파에 대한 위상도 흔들릴 수 있다.
강조하고 싶은 것은 민영 미디어랩에 의한 여러 가지 시장의 가치와 수급을 반영하는 판매가 어느 정도 자리 잡을때 까지는 지상파 미디어랩은 지상파 판매에만 주력하는 것이 바람직하다는 것이다. 최근 광고계의 의견을 조사한 결과도 이를 뒷받침하고 있다. 2009년 6월 30일부터 7월 22일까지 전문 조사기관에 의뢰하여 수집된 202명의 설문조사 결과도 한시적으로 지상파에 국한한 후 매체업무 영역 제한을 없애야 한다는 의견이 34.7%로 가장 많았으며, 지상파에만 국한해야 한다는 의견이 32.7%로 이 두 가지 응답이 67.3%로 나타났다.
조사는 2009 광고인명록을 바탕으로 광고주, 광고회사, 매체대행사, 방송사 등의 담당 실무자를 대상으로 하였다. <표 1 참조> 지면 관계상 보다 구체적인 내용은 생략하지만 매체 업무 영역을 제한하는 한시적인 기간은 3~4년이 바람직하다는 의견이 가장 많았다. 부디 이제 시작될 방송광고 판매 경쟁모드가 광고 산업 성장의 큰 힘을 발휘할 수 있기를 기대한다.
크로스 미디어 판매는 시대적인 요구 매체와 채널 수의 증가는 특정 시간대에만 광고가 몰리는 광고 집중화 현상(clutter) 심화로 나타나고 있다. 광고주들은 효율성을 높일 수 있는 방법을 요구 하고 있으며, 매체사들은 환경상의 더 높은 수익을 올릴 수 있는 전략을 찾아내고자 한다. 크로스 미디어 광고는 광고주와 매체사의 요구에 대응하려는 배경에서 유럽의 미디어랩 종사자로부터 먼저 출발했다.
디지털환경은 매체간의 기업인수, M&A, 제휴 등 다양한 형태로 융합을 가속화하고 있다. 융합미디어 환경에서는 미디어랩의 역할이 매우 중요하다. 미디어랩도 미디어 융합시대와 호흡을 같이 할 수 있도록 크로스미디어형태로 발전되어야 한다. 크로스 미디어랩은 지상파 TV뿐 아니라 유료방송, 온라인 등 다양한 미디어의 크로스광고를 개발해서 광고주에게 더 다양한 광고상품과 서비스를 제공하게 되고 이 것은 새로운 광고투자를 유발시킨다.
광고 판매영역의 제한을 둔 경쟁 미디어랩의 도입은 광고주들의 미디어에 대한 인식 자체를 변화시켜 매체력이 약하거나 특화되지 못한 미디어기업들을 예상보다 더 큰 경영 위기에 빠뜨릴 수 도 있다. 미디어 산업의 균형발전을 위해서라도 미디어랩은 자율 경쟁 환경에서 광고판매증대를 위해 노력할 수 있도록 미디어의 종류와 수를 제한하지 말아야 한다.
거대 미디어그룹인 AOL타임워너, 비아콤, 뉴스코퍼레이션, 디즈니는 네트워크 방송에서부터 케이블채널, 라디오방송국, 옥외광고, 잡지, 음반회사까지 소유하고 있다. 소위 크로스 판매라고 하는 미디어간의 경계를 뛰어넘는 광고판매를 통해 미디어산업 전반의 활성화 뿐 아니라 광고주에게도 다양한 옵션을 제공하고 있다. 공영과 민영미디어랩이 발달한 유럽의 경우도, 영국의 민영 미디어랩인 ITV Commercial은 크로스 미디어 판매를 하고 있고, 프랑스는 공영과 민영미디어랩인 FTP와 TF1 PUB 모두 디지털지상파를 포함해 위성, 케이블TV, 인터넷 등을 모두 판매하고 있다.
크로스 미디어랩 도입의 과제와 우려
크로스 미디어랩 도입이 광고시장에 활기를 불어넣고, TV, 인터넷, 통신이 결합하는 시장을 따라가기 위해서는 미디어랩의 전문화된 역할과 기능이 요구된다. 통합미디어 전문 인력의 양성, 통합매체기획 능력, 상품구성능력, 통합광고효과 측정기술 및 플랫폼개발, 온라인 포탈과의 친밀한 유대관계 등이다. 광고회사에게는 효율적인 미디어 믹스 구매를 일원화할 수 있도록 하고, 광고주에게는 다양한 매체를 개별적으로 구매하는 것보다 더 저렴하게 구매할 수 있는 기회를 주어야 한다. 이를 위해서는 미디어랩뿐 아니라 광고회사 내부 및 광고주 내부도 통합적으로 관리할 수 있는 조직체계나 인적 기반의 조정도 필요하다.
단순히 미디어랩이 판매할 수 있는 매체의 수를 증가시키는 것은 크로스미디어랩을 도입하는 과정에서 큰 의미가 없다. 지금도 광고회사가 크로스 미디어 구매기능을 일정 부분 하고 있기 때문이다. 매체력을 이용해 다른 매체까지 패키지를 판매하면 매체간의 부익부 빈익빈 현상만 발생하고 또 다른 형태의 끼워팔기가 될 수도 있기 때문이다.
지상파방송사와 지상파계열PP들의 광고만 묶어 판매하게 되면 독립적으로 광고영업을 해야 하는 비지상파계열PP들은 큰 어려움이 직면할 가능성도 높아지고, 인터넷광고나 IPTV를 전문적으로 판매하는 기존의 온라인, 디지털 미디어랩의 경우도 판매경쟁력을 높이기 위해 지상파 미디어랩과 제휴나 M&A를 선택해야만 한다. 지상파 미디어 랩은 다른 매체에 접근이 가능하지만 다른 미디어랩은 지상파에 대한 접근이 어렵기 때문에 불공정한 환경에서 경쟁을 해야 한다.
영역구분 없는 완전경쟁체제의 미디어랩 도입이 우선 크로스 미디어랩이 기존시장의 질서를 무너뜨리지 않고 도입되기 위해서는 매체간의 판매영역이 없는 미디어랩의 완전경쟁도입이 불가피해진다. 따라서 시한을 두고 점진적으로 도입하는 것이 바람직하다. 경쟁은 기업의 성과를 개선하는 최선의 방법인 경우가 많다. 경쟁시장은 새로운 서비스를 창출하지 않으면 도태되기 때문에 시장에 활기를 불어 넣는다.
자율경쟁 환경에서 성장한 케이블TV와 인터넷광고시장이 좋은 예이다. 케이블 채널들은 경쟁력을 높이기 위해 광고주가 요구하는 효율성을 맞추어 주거나 광고상품을 다양화해서 광고시장을 키워왔다. 인터넷시장은 나스미디어, DMC미디어 등 많은 디지털미디어랩이 꾸준하게 서비스경쟁을 하면서 시장을 성장시켰다. 특히, 온라인 미디어랩들은 지속적으로 광고상품개발을 하고 광고효과와 관련된 시스템개발에 대한 투자 등으로 광고회사와 광고주를 온라인시장으로 눈길을 돌리게 하는데 큰 역할을 했다.
미디어마다 독립적인 미디어랩을 운영하게 되면 같은 범주내의 미디어시장에서만 치열한 경쟁이 뒤따를 뿐이다. 어떤 광고주도 한 가지 미디어와 비히클에 광고를 투자하지 않는다. 이미 온라인 미디어랩은디지털 미디어랩으로 변화하면서 온라인광고 뿐 아니라 IPTV, Mobile, 극장 등으로 판매영역을 넓히고 있다. 결국, 완전경쟁시장 내에서 크로스미디어랩의 도입은 미디어들간의 치열한 생존경쟁의 부작용을 최소화하고 모든 미디어가 함께 공존하면서 성장할 수 있는 유일한 길이다.
’08년 11월 27일 헌법재판소에서 KOBACO 체제에 의한 방송광고 판매 시장의 헌법불합치 결정을 내리면서 국회 문방위 일부 국회의원들이 관련 법안을 발의한 상태이다. 그런데, 한나라당 한선교 의원의 법률안은 기존의 KOBACO는 KBS와 EBS 만을 대행할 것을 명시하고 있으며, 자유선진당 김창수 의원은 새로 생겨날 미디랩은 지상파방송는 물론 케이블, 위성, IPTV까지 모든 방송매체를 대행할 수 있게 하고 있다. 즉, 크로스 미디어랩의 도입을 명시하고 있다. 또 앞으로도 관련 법안의 발의가 이어질 전망이며 크로스 미디어랩의 허용 여부에 대해 어떤 식으로든 법안에 담겨질 것이다.
최근 이에 대해 국내 광고업계에서 기대와 우려가 교차하고 있는 상황이다. 기대하는 쪽은 크로스 미디어랩이 도입되면 무엇보다도 매체의 일괄 구매로 인한 거래 편의성 증대와 효과적인 통합 마케팅 커뮤니케이션 가능하다는 것이다. 또한, 체계적인 매체 집행 및 관리를 통한 광고 매체 업무의 효율성을 강화할 수 있고, 광고매체의 창의적 활용을 통한 광고 효과 극대화가 가능하다고 보고 있다.
또한 광고효과 분석의 발전 계기가 될 수 있다고 생각하고 있다. 즉,주로 광고주의 입장에서 매체 구매의 편의성과 광고효과 분석의 용이함이 증가한다는 것이다. 그러나 이러한 방식의 매체 거래가 이루어지면 우려를 표시하는 쪽도 만만치 않다.
국내의 광고매체, 광고회사, 미디어랩사 등의 광고거래 주체들이 이른바 대부분 독과점적 구조로 되어 있기 때문에 지상파 방송을 필두로 하여 통합매체판매가 이루어지면 그나마 명맥을 유지하던 군소 매체, 군소 광고회사, 군소 미디어랩사 등은 아예 설자리가 없어지고 고사한다는 것이다. 찬반 양측의 주장은 모두 일리가 있을 수 있지만, 또한 상호 이해관계에서 과장된 부분이 분명 없지 않다.
지난 9월 KOBACO에서는 크로스 미디어랩으로의 진출을 위해 우리나라 상위 130대 광고주를 대상으로 크로스미디어랩 도입의 필요성 및 광고비 변화 예측, 광고주의 현행 미디어 믹스 현황 및 구매의 문제점, 바람직한 크로스 미디어 구매 형태 등에 관해 설문조사를 하는 과정에서 확인된 몇 가지를 소개하고자 한다.
광고주들은 크로스 미디어랩의 도입을 통한 매체대행 영역의 확대에 대해 80% 이상이 긍정적으로 응답하였다‘( 매우 필요하다’는 의견은 25%). 크로스 미디어 판매제도의 도입 시 광고비가 점차 증가할 것이라고 응답한 경우는 40%, 광고비의 변화가 없을 것이라고 응답한 비율은 60%를 보였다. 크로스 미디어 판매제도의 도입 시 광고비가 점차 증가 할 것이라고 응답한 사람들은 매년 10% 정도의 증가를 예상하고 있었다.
그리고 지상파TV와 케이블TV가 결합된 크로스 미디어 판매의 경우 지상파TV의 광고비는 변동이 없지만 향후 약 4년에 걸쳐 케이블TV는 매년 3% 정도의 증가를 예상하였다.
매체대행 영역 확대에 80% 가 긍정적
케이블TV 가운데 지상파계열PP와 비지상파계열 PP 간의 광고비 집행 비율의 변화를 질문하였을 때 변화가 없을 것이라고 응답한 비율과 있을 것이라고 응답한 비율이 약 50%로 비슷하게 나타났다. 변화가 있을것이라고 응답한 사람들을 대상으로 다시 지상파계열PP와 비지상파 계열PP에 대한 차이를 질문하였을 때 향후 4년 후 지상파계열PP에 약 5% 더 집행할 것이라고 응답하였다.
따라서 비지상파계열PP에서 크로스 미디어랩이 도입되었을 때 광고비가 지상파계열PP로 현격히 몰린다는 주장은 분명 너무 과장된 것이다. 지상파TV와 케이블TV 그리고 인터넷을 크로스 미디어 판매하였을 때 인터넷의 광고비는 케이블TV보다 더 증가될 것으로 예상되었다. 우리가 좋든 싫든 우리 주변의 환경은 항상 우리에게 변화를 요구한다.
불과 20여 년 전 만 하더라도 매체환경은 대중매체 위주로 매우 단순하였고, 광고주의 마케팅방식도 타깃 마케팅 패러다임에 기초하여 시장을 세분화한 후 타깃 마켓을 선정하고, 그 세분 시장에서 광고주가 원하는 위치에 포지셔닝하기 위해 4P's(제품, 가격, 촉진, 유통)를 믹스하는 것에 집중하였다.
그 과정에서 광고의 주요 임무는 세분시장에서의 포지셔닝이다. 그러나 그 후 매체환경은 방송통신 기술의 발전과 소비자의 욕구가 상호작용을 일으키며 끊임없이 진화하고 있고, 광고주의 마케팅 기법도 빠른 속도로 변화되고 있다. 이러한 측면에서 크로스 미디어랩의 출현은 필연적인 것이다. 단적인 예로 유럽의 사례를 <표 2>을 보면 광고시장에서 크로스 미디어랩의 도입이 얼마나 자연스러운지 알 수 있을 것이다.
광고시장을 둘러싼 제도와 정책 변화가 변화무쌍하게 진행되고 있는 현재, 광고산업에 종사하는 모든 관계자들에 가장 관심 있는 주제는 아무래도 지상파 미디어랩 도입의 향방이 아닌가 싶다. 헌재 불합치 판결 이후 여러 차례의 토론회와 세미나들이 열렸고 정계에서도 관련법안을 상정했으나 갖가지 소문만 무성한 채 국정감사 이후로 모든 결정사항이 미뤄져 있다.
미디어랩 도입과 관련된 여러 변수(허가방식, 허가사업자수, 소유지분·출자제한, 미디어랩의 업무영역 등) 중 미디어랩의 업무영역은 광고시장에 가장 큰 영향과 변화를 가져올 수 있음에도 불구하고 그 중요성에 비해‘취약매체 지원’이라는 논의만이 전면에 부각되어 왔었다.
최근 들어, 이종매체간 영업 허용, 크로스미디어랩 도입은 대세, 지상파의 수직계열화 등의 여러 가지 용어들로 사용되어오고 있는 미디어랩의 업무영역에 대하여 방통위 관계자는‘매체간 균형발전을 위해 시장획정을 없애고 매체간 차별규제를 없애는 것은 당연한 것’으로 이를 근간으로 한 방송광고판매제도 도입과 광고제도 규제 완화하는 것을 골자로 제도개선을 진행되고 있다.
정부 주도 하의 인위적 매체 획정은 광고 시장을 왜곡
크로스 미디어랩은 소비자 접점을 효과적으로 확장하여 캠페인 효과를 상승하기 위한 미디어 통합 전략(IMC, 마케팅 관점)으로 접근되는 것이 필요하며, ‘여러 매체를 복수로 대행하거나 관련 매체를 조합하여 판매하는 미디어 믹스(media mix, 판매와 구매효율화 관점)’로 인식되어서는 안 된다. 이러한 측면에서 정부가 주도하는“지상파와 지상파 미디어랩을 중심으로 한 이종매체간 업무영역 확장”은 비용을 지불하는 광고주의 마케팅적 관점이라기보다는 판매측면의 효율화와 판매 상품의 획일화, 빈익빈 부익부 심화될 가능성이 다분하다.
여전히 지상파TV는 필수적으로 집행하는 매체로 우선시 되고 있고 케이블TV에서도 지상파 계열PP 중심의 광고비 쏠림현상은 매년 심화되고 있는 현 상황에서 크로스 미디어랩이라는 시장의 명분을 지상파의 수직계열화를 합법화시키는 인위적·제도적 명분으로 사용한다고 해석할 수 밖에 없다.
크로스 미디어랩을 통한 긍정적인 시장 확대를 위해서는 이종매체간의 매체효과 측정의 정비 뿐 국내 매체에 대한 체계적이고 효율적인 데이터베이스화와 표준화, 그리고 마케팅 중심의 사고 기반의 전문인력 양성, 그리고 무엇보다 중요한 것은 크로스미디어 운영을 위한 광고주, 광고회사, 매체사 등의 운영 조직체계의 정립 등의 선결과제가 산재해있다.“ 풀어줬으니알아서잘하시지요”라는선심은오히려광고시장의 왜곡을 초래할 것이라는 사실은 굳이 경험하지 않아도 알 수 있는 일이다.
미디어의 다양성을 저해하는 결과 초래
공영방송법 도입으로 광고시장에 숨통을 틔울 것으로 예상하고 있는 KBS2-TV의 광고비 규모는 3천억에서 5천억 규모로 추산되고 있다. 종합편성채널 활성화를 위한 시드머니(Seed-money)로 계산된 수 천억원의 광고비 중 실제 종합편성채널로 유입될 광고비 규모는 어느 정도일까? 명쾌하게 내릴 수 있는 유일한 답은 지상파인 MBC-TV와 SBS-TV에 우선적으로 배분될 것이라는 것이다.
또한 방송광고제도 개선을 통한 신규로 창출되는 광고비는 어느 매체에 가장 많은 혜택이 될 것인가? 이 역시 계산을 해보지 않아도 지상파 TV가 될 것이다.(케이블PP 역시 방송광고제도 개선에 대해서는 긍정적인 입장이다). 다만 광고 규제 완화를 위한 제도 개선과 그리고 지상파를 중심으로 한 크로스 미디어랩 도입 등은 기존 파이를 뺏고 빼앗는 제로섬(Zero Sum)의 경쟁상에서 지상파 방송의 독과점을 심화시키는 것으로, 미디어 다양성을 저해시키는 결과를 초래하게 된다.
현재 취약매체로 분류되고 있는 종교방송, 지역민방에 이어 지상파가 아닌 대부분의 매체가 취약매체로 전락하게 된다는 것은 전혀 과장이 아님을 다시 한번 강조한다. 크로스 미디어랩 도입은 다양한 이해당사자간의 의견 충돌이 매우 심하게 예상되는 영역으로 특정 매체의 시장 지배력을 강화해 다른 매체의 피해를 초래할 수 있기 때문이다. 앞서 언급한 크로스 미디어랩 도입을 위한 선결과제와 이해당사자간의 합의가 우선되어야 하며 미디어랩의 업무영역은 신중하고도 신중하게 접근해야 한다.
매체의 일괄 구매로 효과적인 통합 마케팅 커뮤니케이션이 가능하다는 기대의 입장과 지상파 방송의 시장지배력이 강화되어 군소 매체의 피해를 초래할 것이라는 우려의 입장이 상충되고 있다. 하지만, 업계에서는 크로스 미디어 렙의 어떤 식으로든 도입이 될 것으로 예상되고 있으며, 미디어랩이 안정적으로 정착하고, 기존 시장의 질서를 무너뜨리지 않기 위해서는 시한을 두고 신중하게 검토해야 한다는 것에 대해는 의견이 모아지고 있다. 이번 11월 톡톡톡에서는 크로스 미디어랩 도입과 관련하여 각 분야 전문가들의 의견을 들어보았다.
헌법재판소 판결에 의한 방송광고 판매제도 개선의 시한이 이제 몇 달 남지 않았다. 여당과 야당이 모두 관련 법안을 제출했거나 준비 중에 있지만 세부적인 논의가 충분하게 되었다고 보기는 어렵다. 아마도 가장 엇갈린 의견이 개진되는 부분들 가운데 하나가 바로 미디어랩이 다루는 매체 업무 영역부분이다. 이는 미디어랩이 지상파 방송광고만을 판매하도록 할 것인가 아니면 케이블 TV나 온라인 등의 뉴미디어 광고 판매도 함께 하도록 할 것인가에 대한 내용이다.
하나의 매체에 집중할 때 전문적인 매체 판매가 가능
다른 국가들의 예를 보아도 지상파를 담당하는 미디어랩이 케이블 TV나 온라인 매체의 광고를 함께 판매하는 경우는 많지 않다. 일반적으로 지상파 미디어랩은 자회사 형태로 특정 지상파 채널의 광고만을 판매하는 것이 가장 대표적이다. 이는 매체간의 이질적인 특징을 고려하는 것이기도 하지만 무엇보다도 가장 큰 이유는 하나의 매체에 국한될 때 가장 전문적이고 효율적인 판매가 가능하기 때문이다.
따라서 새로 출범하게 되는 지상파 미디어랩의 경우 일정 기간 지상파 판매에 국한되는 것이 바람직할 것으로 판단되며 이후 국내 매체 환경을 고려하여 매체 업무 영역을 확대하는 것도 가능하다고 판단된다. 업무 영역 확대의 근거가 되는 것은 국내 매체 환경이 다른 국가들과는 차이가 있기 때문이다.
국내 지상파 채널들은 모두 케이블의 주요 PP들이기도 하지만 실제로 지상파와 지상파 소유 케이블 채널들의 광고 영업 상황에서 의외로 채널들 간의 패키지 구성은 흔하지 않다. 이는 실제 광고 구매는 한 개 채널 내의 패키지로 구성된다는 것을 의미하는 것이다. 따라서 민영 미디어랩 출범 초기부터 지상파와 케이블 채널들의 혼합 판매는 구매자와 광고계에 혼란을 유도할 수도 있고 오히려 가장 주력해야할 지상파에 대한 위상도 흔들릴 수 있다.
강조하고 싶은 것은 민영 미디어랩에 의한 여러 가지 시장의 가치와 수급을 반영하는 판매가 어느 정도 자리 잡을때 까지는 지상파 미디어랩은 지상파 판매에만 주력하는 것이 바람직하다는 것이다. 최근 광고계의 의견을 조사한 결과도 이를 뒷받침하고 있다. 2009년 6월 30일부터 7월 22일까지 전문 조사기관에 의뢰하여 수집된 202명의 설문조사 결과도 한시적으로 지상파에 국한한 후 매체업무 영역 제한을 없애야 한다는 의견이 34.7%로 가장 많았으며, 지상파에만 국한해야 한다는 의견이 32.7%로 이 두 가지 응답이 67.3%로 나타났다.
조사는 2009 광고인명록을 바탕으로 광고주, 광고회사, 매체대행사, 방송사 등의 담당 실무자를 대상으로 하였다. <표 1 참조> 지면 관계상 보다 구체적인 내용은 생략하지만 매체 업무 영역을 제한하는 한시적인 기간은 3~4년이 바람직하다는 의견이 가장 많았다. 부디 이제 시작될 방송광고 판매 경쟁모드가 광고 산업 성장의 큰 힘을 발휘할 수 있기를 기대한다.
크로스 미디어 판매는 시대적인 요구 매체와 채널 수의 증가는 특정 시간대에만 광고가 몰리는 광고 집중화 현상(clutter) 심화로 나타나고 있다. 광고주들은 효율성을 높일 수 있는 방법을 요구 하고 있으며, 매체사들은 환경상의 더 높은 수익을 올릴 수 있는 전략을 찾아내고자 한다. 크로스 미디어 광고는 광고주와 매체사의 요구에 대응하려는 배경에서 유럽의 미디어랩 종사자로부터 먼저 출발했다.
디지털환경은 매체간의 기업인수, M&A, 제휴 등 다양한 형태로 융합을 가속화하고 있다. 융합미디어 환경에서는 미디어랩의 역할이 매우 중요하다. 미디어랩도 미디어 융합시대와 호흡을 같이 할 수 있도록 크로스미디어형태로 발전되어야 한다. 크로스 미디어랩은 지상파 TV뿐 아니라 유료방송, 온라인 등 다양한 미디어의 크로스광고를 개발해서 광고주에게 더 다양한 광고상품과 서비스를 제공하게 되고 이 것은 새로운 광고투자를 유발시킨다.
광고 판매영역의 제한을 둔 경쟁 미디어랩의 도입은 광고주들의 미디어에 대한 인식 자체를 변화시켜 매체력이 약하거나 특화되지 못한 미디어기업들을 예상보다 더 큰 경영 위기에 빠뜨릴 수 도 있다. 미디어 산업의 균형발전을 위해서라도 미디어랩은 자율 경쟁 환경에서 광고판매증대를 위해 노력할 수 있도록 미디어의 종류와 수를 제한하지 말아야 한다.
거대 미디어그룹인 AOL타임워너, 비아콤, 뉴스코퍼레이션, 디즈니는 네트워크 방송에서부터 케이블채널, 라디오방송국, 옥외광고, 잡지, 음반회사까지 소유하고 있다. 소위 크로스 판매라고 하는 미디어간의 경계를 뛰어넘는 광고판매를 통해 미디어산업 전반의 활성화 뿐 아니라 광고주에게도 다양한 옵션을 제공하고 있다. 공영과 민영미디어랩이 발달한 유럽의 경우도, 영국의 민영 미디어랩인 ITV Commercial은 크로스 미디어 판매를 하고 있고, 프랑스는 공영과 민영미디어랩인 FTP와 TF1 PUB 모두 디지털지상파를 포함해 위성, 케이블TV, 인터넷 등을 모두 판매하고 있다.
크로스 미디어랩 도입의 과제와 우려
크로스 미디어랩 도입이 광고시장에 활기를 불어넣고, TV, 인터넷, 통신이 결합하는 시장을 따라가기 위해서는 미디어랩의 전문화된 역할과 기능이 요구된다. 통합미디어 전문 인력의 양성, 통합매체기획 능력, 상품구성능력, 통합광고효과 측정기술 및 플랫폼개발, 온라인 포탈과의 친밀한 유대관계 등이다. 광고회사에게는 효율적인 미디어 믹스 구매를 일원화할 수 있도록 하고, 광고주에게는 다양한 매체를 개별적으로 구매하는 것보다 더 저렴하게 구매할 수 있는 기회를 주어야 한다. 이를 위해서는 미디어랩뿐 아니라 광고회사 내부 및 광고주 내부도 통합적으로 관리할 수 있는 조직체계나 인적 기반의 조정도 필요하다.
단순히 미디어랩이 판매할 수 있는 매체의 수를 증가시키는 것은 크로스미디어랩을 도입하는 과정에서 큰 의미가 없다. 지금도 광고회사가 크로스 미디어 구매기능을 일정 부분 하고 있기 때문이다. 매체력을 이용해 다른 매체까지 패키지를 판매하면 매체간의 부익부 빈익빈 현상만 발생하고 또 다른 형태의 끼워팔기가 될 수도 있기 때문이다.
지상파방송사와 지상파계열PP들의 광고만 묶어 판매하게 되면 독립적으로 광고영업을 해야 하는 비지상파계열PP들은 큰 어려움이 직면할 가능성도 높아지고, 인터넷광고나 IPTV를 전문적으로 판매하는 기존의 온라인, 디지털 미디어랩의 경우도 판매경쟁력을 높이기 위해 지상파 미디어랩과 제휴나 M&A를 선택해야만 한다. 지상파 미디어 랩은 다른 매체에 접근이 가능하지만 다른 미디어랩은 지상파에 대한 접근이 어렵기 때문에 불공정한 환경에서 경쟁을 해야 한다.
영역구분 없는 완전경쟁체제의 미디어랩 도입이 우선 크로스 미디어랩이 기존시장의 질서를 무너뜨리지 않고 도입되기 위해서는 매체간의 판매영역이 없는 미디어랩의 완전경쟁도입이 불가피해진다. 따라서 시한을 두고 점진적으로 도입하는 것이 바람직하다. 경쟁은 기업의 성과를 개선하는 최선의 방법인 경우가 많다. 경쟁시장은 새로운 서비스를 창출하지 않으면 도태되기 때문에 시장에 활기를 불어 넣는다.
자율경쟁 환경에서 성장한 케이블TV와 인터넷광고시장이 좋은 예이다. 케이블 채널들은 경쟁력을 높이기 위해 광고주가 요구하는 효율성을 맞추어 주거나 광고상품을 다양화해서 광고시장을 키워왔다. 인터넷시장은 나스미디어, DMC미디어 등 많은 디지털미디어랩이 꾸준하게 서비스경쟁을 하면서 시장을 성장시켰다. 특히, 온라인 미디어랩들은 지속적으로 광고상품개발을 하고 광고효과와 관련된 시스템개발에 대한 투자 등으로 광고회사와 광고주를 온라인시장으로 눈길을 돌리게 하는데 큰 역할을 했다.
미디어마다 독립적인 미디어랩을 운영하게 되면 같은 범주내의 미디어시장에서만 치열한 경쟁이 뒤따를 뿐이다. 어떤 광고주도 한 가지 미디어와 비히클에 광고를 투자하지 않는다. 이미 온라인 미디어랩은디지털 미디어랩으로 변화하면서 온라인광고 뿐 아니라 IPTV, Mobile, 극장 등으로 판매영역을 넓히고 있다. 결국, 완전경쟁시장 내에서 크로스미디어랩의 도입은 미디어들간의 치열한 생존경쟁의 부작용을 최소화하고 모든 미디어가 함께 공존하면서 성장할 수 있는 유일한 길이다.
’08년 11월 27일 헌법재판소에서 KOBACO 체제에 의한 방송광고 판매 시장의 헌법불합치 결정을 내리면서 국회 문방위 일부 국회의원들이 관련 법안을 발의한 상태이다. 그런데, 한나라당 한선교 의원의 법률안은 기존의 KOBACO는 KBS와 EBS 만을 대행할 것을 명시하고 있으며, 자유선진당 김창수 의원은 새로 생겨날 미디랩은 지상파방송는 물론 케이블, 위성, IPTV까지 모든 방송매체를 대행할 수 있게 하고 있다. 즉, 크로스 미디어랩의 도입을 명시하고 있다. 또 앞으로도 관련 법안의 발의가 이어질 전망이며 크로스 미디어랩의 허용 여부에 대해 어떤 식으로든 법안에 담겨질 것이다.
최근 이에 대해 국내 광고업계에서 기대와 우려가 교차하고 있는 상황이다. 기대하는 쪽은 크로스 미디어랩이 도입되면 무엇보다도 매체의 일괄 구매로 인한 거래 편의성 증대와 효과적인 통합 마케팅 커뮤니케이션 가능하다는 것이다. 또한, 체계적인 매체 집행 및 관리를 통한 광고 매체 업무의 효율성을 강화할 수 있고, 광고매체의 창의적 활용을 통한 광고 효과 극대화가 가능하다고 보고 있다.
또한 광고효과 분석의 발전 계기가 될 수 있다고 생각하고 있다. 즉,주로 광고주의 입장에서 매체 구매의 편의성과 광고효과 분석의 용이함이 증가한다는 것이다. 그러나 이러한 방식의 매체 거래가 이루어지면 우려를 표시하는 쪽도 만만치 않다.
국내의 광고매체, 광고회사, 미디어랩사 등의 광고거래 주체들이 이른바 대부분 독과점적 구조로 되어 있기 때문에 지상파 방송을 필두로 하여 통합매체판매가 이루어지면 그나마 명맥을 유지하던 군소 매체, 군소 광고회사, 군소 미디어랩사 등은 아예 설자리가 없어지고 고사한다는 것이다. 찬반 양측의 주장은 모두 일리가 있을 수 있지만, 또한 상호 이해관계에서 과장된 부분이 분명 없지 않다.
지난 9월 KOBACO에서는 크로스 미디어랩으로의 진출을 위해 우리나라 상위 130대 광고주를 대상으로 크로스미디어랩 도입의 필요성 및 광고비 변화 예측, 광고주의 현행 미디어 믹스 현황 및 구매의 문제점, 바람직한 크로스 미디어 구매 형태 등에 관해 설문조사를 하는 과정에서 확인된 몇 가지를 소개하고자 한다.
광고주들은 크로스 미디어랩의 도입을 통한 매체대행 영역의 확대에 대해 80% 이상이 긍정적으로 응답하였다‘( 매우 필요하다’는 의견은 25%). 크로스 미디어 판매제도의 도입 시 광고비가 점차 증가할 것이라고 응답한 경우는 40%, 광고비의 변화가 없을 것이라고 응답한 비율은 60%를 보였다. 크로스 미디어 판매제도의 도입 시 광고비가 점차 증가 할 것이라고 응답한 사람들은 매년 10% 정도의 증가를 예상하고 있었다.
그리고 지상파TV와 케이블TV가 결합된 크로스 미디어 판매의 경우 지상파TV의 광고비는 변동이 없지만 향후 약 4년에 걸쳐 케이블TV는 매년 3% 정도의 증가를 예상하였다.
매체대행 영역 확대에 80% 가 긍정적
케이블TV 가운데 지상파계열PP와 비지상파계열 PP 간의 광고비 집행 비율의 변화를 질문하였을 때 변화가 없을 것이라고 응답한 비율과 있을 것이라고 응답한 비율이 약 50%로 비슷하게 나타났다. 변화가 있을것이라고 응답한 사람들을 대상으로 다시 지상파계열PP와 비지상파 계열PP에 대한 차이를 질문하였을 때 향후 4년 후 지상파계열PP에 약 5% 더 집행할 것이라고 응답하였다.
따라서 비지상파계열PP에서 크로스 미디어랩이 도입되었을 때 광고비가 지상파계열PP로 현격히 몰린다는 주장은 분명 너무 과장된 것이다. 지상파TV와 케이블TV 그리고 인터넷을 크로스 미디어 판매하였을 때 인터넷의 광고비는 케이블TV보다 더 증가될 것으로 예상되었다. 우리가 좋든 싫든 우리 주변의 환경은 항상 우리에게 변화를 요구한다.
불과 20여 년 전 만 하더라도 매체환경은 대중매체 위주로 매우 단순하였고, 광고주의 마케팅방식도 타깃 마케팅 패러다임에 기초하여 시장을 세분화한 후 타깃 마켓을 선정하고, 그 세분 시장에서 광고주가 원하는 위치에 포지셔닝하기 위해 4P's(제품, 가격, 촉진, 유통)를 믹스하는 것에 집중하였다.
그 과정에서 광고의 주요 임무는 세분시장에서의 포지셔닝이다. 그러나 그 후 매체환경은 방송통신 기술의 발전과 소비자의 욕구가 상호작용을 일으키며 끊임없이 진화하고 있고, 광고주의 마케팅 기법도 빠른 속도로 변화되고 있다. 이러한 측면에서 크로스 미디어랩의 출현은 필연적인 것이다. 단적인 예로 유럽의 사례를 <표 2>을 보면 광고시장에서 크로스 미디어랩의 도입이 얼마나 자연스러운지 알 수 있을 것이다.
광고시장을 둘러싼 제도와 정책 변화가 변화무쌍하게 진행되고 있는 현재, 광고산업에 종사하는 모든 관계자들에 가장 관심 있는 주제는 아무래도 지상파 미디어랩 도입의 향방이 아닌가 싶다. 헌재 불합치 판결 이후 여러 차례의 토론회와 세미나들이 열렸고 정계에서도 관련법안을 상정했으나 갖가지 소문만 무성한 채 국정감사 이후로 모든 결정사항이 미뤄져 있다.
미디어랩 도입과 관련된 여러 변수(허가방식, 허가사업자수, 소유지분·출자제한, 미디어랩의 업무영역 등) 중 미디어랩의 업무영역은 광고시장에 가장 큰 영향과 변화를 가져올 수 있음에도 불구하고 그 중요성에 비해‘취약매체 지원’이라는 논의만이 전면에 부각되어 왔었다.
최근 들어, 이종매체간 영업 허용, 크로스미디어랩 도입은 대세, 지상파의 수직계열화 등의 여러 가지 용어들로 사용되어오고 있는 미디어랩의 업무영역에 대하여 방통위 관계자는‘매체간 균형발전을 위해 시장획정을 없애고 매체간 차별규제를 없애는 것은 당연한 것’으로 이를 근간으로 한 방송광고판매제도 도입과 광고제도 규제 완화하는 것을 골자로 제도개선을 진행되고 있다.
정부 주도 하의 인위적 매체 획정은 광고 시장을 왜곡
크로스 미디어랩은 소비자 접점을 효과적으로 확장하여 캠페인 효과를 상승하기 위한 미디어 통합 전략(IMC, 마케팅 관점)으로 접근되는 것이 필요하며, ‘여러 매체를 복수로 대행하거나 관련 매체를 조합하여 판매하는 미디어 믹스(media mix, 판매와 구매효율화 관점)’로 인식되어서는 안 된다. 이러한 측면에서 정부가 주도하는“지상파와 지상파 미디어랩을 중심으로 한 이종매체간 업무영역 확장”은 비용을 지불하는 광고주의 마케팅적 관점이라기보다는 판매측면의 효율화와 판매 상품의 획일화, 빈익빈 부익부 심화될 가능성이 다분하다.
여전히 지상파TV는 필수적으로 집행하는 매체로 우선시 되고 있고 케이블TV에서도 지상파 계열PP 중심의 광고비 쏠림현상은 매년 심화되고 있는 현 상황에서 크로스 미디어랩이라는 시장의 명분을 지상파의 수직계열화를 합법화시키는 인위적·제도적 명분으로 사용한다고 해석할 수 밖에 없다.
크로스 미디어랩을 통한 긍정적인 시장 확대를 위해서는 이종매체간의 매체효과 측정의 정비 뿐 국내 매체에 대한 체계적이고 효율적인 데이터베이스화와 표준화, 그리고 마케팅 중심의 사고 기반의 전문인력 양성, 그리고 무엇보다 중요한 것은 크로스미디어 운영을 위한 광고주, 광고회사, 매체사 등의 운영 조직체계의 정립 등의 선결과제가 산재해있다.“ 풀어줬으니알아서잘하시지요”라는선심은오히려광고시장의 왜곡을 초래할 것이라는 사실은 굳이 경험하지 않아도 알 수 있는 일이다.
미디어의 다양성을 저해하는 결과 초래
공영방송법 도입으로 광고시장에 숨통을 틔울 것으로 예상하고 있는 KBS2-TV의 광고비 규모는 3천억에서 5천억 규모로 추산되고 있다. 종합편성채널 활성화를 위한 시드머니(Seed-money)로 계산된 수 천억원의 광고비 중 실제 종합편성채널로 유입될 광고비 규모는 어느 정도일까? 명쾌하게 내릴 수 있는 유일한 답은 지상파인 MBC-TV와 SBS-TV에 우선적으로 배분될 것이라는 것이다.
또한 방송광고제도 개선을 통한 신규로 창출되는 광고비는 어느 매체에 가장 많은 혜택이 될 것인가? 이 역시 계산을 해보지 않아도 지상파 TV가 될 것이다.(케이블PP 역시 방송광고제도 개선에 대해서는 긍정적인 입장이다). 다만 광고 규제 완화를 위한 제도 개선과 그리고 지상파를 중심으로 한 크로스 미디어랩 도입 등은 기존 파이를 뺏고 빼앗는 제로섬(Zero Sum)의 경쟁상에서 지상파 방송의 독과점을 심화시키는 것으로, 미디어 다양성을 저해시키는 결과를 초래하게 된다.
현재 취약매체로 분류되고 있는 종교방송, 지역민방에 이어 지상파가 아닌 대부분의 매체가 취약매체로 전락하게 된다는 것은 전혀 과장이 아님을 다시 한번 강조한다. 크로스 미디어랩 도입은 다양한 이해당사자간의 의견 충돌이 매우 심하게 예상되는 영역으로 특정 매체의 시장 지배력을 강화해 다른 매체의 피해를 초래할 수 있기 때문이다. 앞서 언급한 크로스 미디어랩 도입을 위한 선결과제와 이해당사자간의 합의가 우선되어야 하며 미디어랩의 업무영역은 신중하고도 신중하게 접근해야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