송근섭 마케팅팀 수석국장
하쿠호도제일의‘마케팅팀’은 지난해 Integration팀에 흡수, 통합 운영되다 올해 신규 광고주 개발 업무의 비중이 높아지면서 조직개편을 통해 다시‘마케팅팀’이라는 타이틀을 달고 분리됐다.‘ 마케팅팀’은 기획파트에 소속되어 서포트했던 기존 업무에서 확대되어 기획과 제작파트를 연결하며, 전방위적인 미드필더로서의 역할을 수행하게 됐다. 하쿠호도제일의 송근섭 마케팅팀 수석국장을 만나‘마케팅팀’의 재부각된 의미와 그 역할 변화에 대해 들어보았다.
하쿠호도제일은 일본계 광고회사 하쿠호도와 국내 제일기획이 공동 출자하여 만든 회사로 작지만 강한 조직을 지향한다. 하쿠호도와 제일기획의 모델을 차용하면서도 하쿠호도제일만의 독자적 무기를 선보이겠다는 의지다.
요즘 같은 불황기에는 적은 비용과 빠른스피드로 광고주 요구에 대응할 수 있는 모델 개량이 절실히 필요하기 때문이다.
하쿠호도제일은 이 같은 변화 요구에 지난해 Integration팀에 흡수 통합·운영됐던‘마케팅팀’을 올해 다시 분리했다. Integration팀은 주로 AIG손해보험을 대응하는 팀으로 다이렉트 마케팅의 노하우를 극대화하기 위한 비상 대응책으로 지난해 마케팅팀을 흡수, 통합 운영했다.
송근섭 하쿠호도제일 마케팅팀 수석국장은“마케팅이 없는 광고회사는 전략이 없는 광고회사와 마찬가지”라며, “올해 마케팅팀을 통해 신규 광고주를 개발, 유치하는 업무에 중점을 둘 계획”이라고 말했다. 현재 하쿠호도제일이 보유하고 있는 광고주는 AIG손해보험, 삼성디지털이미징,에스원, 포스코 건설, 아지노모토, 렉서스, 파나소닉 등 모두 글로벌 우량기업들이다.
마케팅팀이 분리, 강화된 이유가 무엇인가?
한마디로 광고주를 위한 발상의 전환이다. 마케팅팀이 강화되면 광고 전략이 탄탄해진다. 마케팅팀의 주 업무가 광고 캠페인의 사후평가에서 광고기획으로 바뀌었다. AP는 광고 비즈니스의 후방에서 최전방으로 이동하여 뛰고 있다. 집행된 광고를 디테일하게 분석하기보다 후속광고를 어떻게 만들지 지혜를 모으는 데 광고회사 인적자원이 집중되는 것이다.
요즘 광고회사마다 마케팅팀이나 IMC부서가 강화되는 추세인 것 같다.
IMC부서가 강화되는 것도 바람직한 현상이다. 광고예산이 더 효율적으로 쓰이게 되기 때문이다. 솔직히 말하면 광고회사는 4대매체에 광고를 하는 것이 수익은 많다. 그래서 BTL에 관심을 보이지 않았던 광고회사가 많은 것이다.
하지만 이제 그런 대행사는 광고주의 파트너로 행세할 수 없게 됐다. 파트너라면 광고주의 알토란같은 돈을 내 돈처럼 알뜰하게 써야 한다. 그 태도변화가 IMC 부서의 탄생으로 이어진 것이다.
그렇다면 마케팅팀은 어떤 업무를 하는가?
마케팅팀의 주요업무는 기존 광고주의 만족도 제고, 신규 광고주 개발, 그리고 하쿠호도 R&D를 활용한 플래닝능력 제고 등 세 가지로 요약할 수 있다. 기존광고주의 경우, 글로벌 브랜드가 많은데, 수준 높은 광고 서비스가 요구된다. 경쟁사보다 뛰어난 광고 서비스로 대응해야 기존 광고주를 유지할 수 있을 것이다.
그러나 한편으론 불황으로 기존 광고주가 광고비를 삭감하는 상황이라서 신규 광고주 개발의 비중이 커졌다. 하쿠호도의 선진노하우를 활용해 광고주가 요구하는 광고목표와 효과에 대해 합리적인 모델과 플랜을 제시한다는 전략이다.
마케팅팀과 다른 부서와의 관계, 혹은 역할은 어떻게 구분되어 있는가?
하쿠호도제일의 마케팅팀은 AE와의 협업만큼 제작과의 협업도 중시한다. 이를테면, AE파트와 크리에이티브 파트를 연결하는 미드필더 기능을 마케팅팀이 수행하는 것이다.
팀원들은 어카운트플래너(Account planner)로, 리서치를 통해 마켓과 소비자 데이터를 분석하고, 클라이언트의 제품/서비스 카테고리의 4P문제를 분석하는 마케터이기도 하고 브랜드 컨셉으로 솔루션을 제공하는 컨셉추얼리스트의 역할도 한다. 축구로 말하면 토탈사커를 할 줄 아는 멀티플레이어인 셈이다.
일본하쿠호도와의 연계를 통해 차별화된 솔루션을 제공한다고 하는데, 어떤 서비스가 준비 중이며, 일본과는 어떤 시너지를 예상할 수 있나?
하쿠호도제일은 하쿠호도 본사의 가장 큰 해외지점이다. 따라서 하쿠호도제일의 성공은 곧 본사 글로벌 비즈니스의 성공이라는 의미를 갖는다. 그 만큼 본사는 우리에게 무조건적인 협조와 지원을 아끼지 않는다. 우리는 하쿠호도 본사가 갖는 R&D, 광고/브랜드 관련 모델, 각 분야 전문가들을 활용할 수 있는데, 그 중 우리가 주목하는 비즈니스 툴은 3가지다.
첫째, 생활자 연구를 위해 설립한‘하쿠호도 생활총합연구소 HILL(Hakuhodo Institute of Living Life)’의 자료와데이터를 활용하는 것이다.
하쿠호도는 세계 최초로 소비자를‘생활자’라는 말로 표현, 유행시켰다. 이 연구소는 최근 중국을 비롯하여 동남아 국가의 시장과 아시아인에 대한 연구를 활발히 하고 있는데, 여기서 축적되어 있는 최신의 생활자 자료는 그대로 아시아 진출을 노리는 국내 광고주에게 활용될 수 있을 것이다.
둘째, ‘쇼핑연구소(Kaimonokenkyusho)’의 모델과 데이터 활용이다. 일본은 90년대 초 버블붕괴 후 현재까지 불황이 지속되고 있다. 그러니깐 거의 20년 동안 매출 저조로 고민하는 클라이언트를 위해 연구소인 것.
이 곳에서는 매장 내에서 쇼핑행위와 매장내의 쇼핑촉진 요인을 연구하여 일본인의 지갑을 열기 위한 노하우를 개발한다. 이 연구소의 모델과 데이터 활용은 물론 콜레보레이션을 통해 매장 활성화를 통한 매출 증대를 꽤하려는 클라이언트를 개발할 것이다.
셋째, 요즘 광고주로부터 가장 많이 듣는 말이 ROI이다. 투자(광고)를 하면 그 만큼 득(매출증가)이 되느냐는 요구이다. 여기에 대응하기 위해 최근 개발한 모델이 KPI(Key Performance Indicator)이 해답이 될 것이다. 기존 광고의 목표인 Reach와 Impact를 넘어 광고주의 매출과 수익을 광고 목표로 삼는다는 점이 강점이다.
2008년 10월에 오픈된 모델로 하쿠호도는 이미 많은 광고주를 개발했다. 하쿠호도가 아끼는 이 모델을 통해 국내 DR마케팅에 관심이 많은 광고주에게 활용도가 클 것이다.
넷째, 급변하는 미디어 환경이 새로운 광고 소비자를 탄생시켰다. 그들에게 기존의 커뮤니케이션이나 브랜딩 방식이 통하지 않는다. 광고파워가 예전만 못하다고 한다. 여기서 나온 하쿠호도 모델이 Engagement Ring™이다.
광고가 소비자를 공감시켜, 매장으로 유도하고, 제품/서비스의 사용경험을 확산시키고, 재구매까지 촉진시키는‘자가발전형 정보체험 모델’이다. 특히 광고비의 효율성을 넘어 미디어 컨텐츠간의 시너지 작용을 유도하는 미디어 스크립트는 매우 획기적이다. 터치포인트를 뛰어넘는 모델로 광고주에게 큰 반향을 얻을 것이라 확신한다.
불황기에 하쿠호도제일은 내·외적으로 어떤 변화를 겪고 있으며, 어떻게 이를 극복하고 있는가?
지금 광고업계는 살아남기 전쟁을 하고 있다. 불과 10억짜리 광고주를 놓고 메이저 대행사들이 군침을 흘리며 달려든다. 우리와 같은 중소광고대행사들은 더 피를 말리는 경쟁을 하고 있다. 하지만 불황은 긍정적인 면도 가져왔다.
지금 광고회사는 경쟁력과 차별화에 대한 근본적인 체질 개선을 하고 있다. IMF 이후 아직 남아있는 회사의 거품을 빼고 몸집을 줄이는 작업이 진행 중이다. 특히 하쿠호도 제일은 경영진이 솔선수범하고 있다. 기존의 모든 비즈니스 방식이 광고주 우선으로 변모하고 있는 것도 바람직한 현상이라고 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