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청소년을 위한 광고 에세이> 출간, 정상수 교수
취재·글 송한돈|사진·팡고TV 촬영 유희래
청소년을 위한 광고 에세이가 출간됐다. 광고에 대한 전반적인 설명 최근 광고 트렌드까지 모두 담겨 있다. 청소년들을 위한 에세이지만, 진로에 고민이 있는 대학생부터 광고가 갑자기 궁금해진 어르신들까지 모두가 이해하기 쉬운 내용들로 재밌게 풀어냈다. TV 광고 프로듀서, 감독, 크리에이티브 디렉터, 금강오길비그룹 부사장 등 30여 년을 광고업계에서 일했으며, 현재는 교단에서 학생들을 가르치고 있는 정상수 청주대학교 교수님을 만났다.
안녕하세요. 교수님. 광고를 통해 세상을 읽는 ‘청소년을 위한 광고에세이’를 출간하셨는데요. 책을 어떻게 쓰시게 됐나요?
우리 주위를 둘러보면 광고가 아닌 게 없습니다. 이렇듯 저희는 광고 속에 살고 있지만, 광고가 정확히 무엇인지, 광고를 누가 어떻게 제작하는지에 대한 개괄적인 설명과 광고를 어떻게 바라봐야 하는지에 대한 지침을 알려주는 책이 부재하다는 것을 알았죠. 광고의 세계에서 살고 있는데 그 세계에 대해 모르고 살면 안 되잖아요? 그래서 시간을 들여 써야겠다고 생각하고 있었습니다. 마침 해냄 출판사가 청소년을 대상으로 각 사회 분야별로 에세이 시리즈를 내고 있었는데, 광고에 대해 써 보면 어떻겠냐며 제안이 들어와 출판하게 됐어요.
청소년들이 대상이었는데, 집필하면서 어려운 점은 없었나요?
어디서부터 어디까지 청소년인가라는 의문이 들더라고요. 생각해 보니 청소년은 무엇이든 ‘처음’ 경험하는 일들이 많잖아요. 그래서 ‘처음’ 접하는 광고에 흥미를 느끼고, 또 직업이나 전공 선택에도 도움이 되길 바라는 마음으로 이해하기 쉽게 쓰되 업계 용어나 정보를 정확하게 담아내고자 노력했어요.
책에는 어떤 내용이 수록돼 있나요?
총 5장으로 구성돼 있어요. 1장과 2장은 광고의 개념과 메시지를 설득해서 전달할 수 있는 방법을 소개하고 있고, 3장은 최초의 광고부터 생활 깊숙이 들어온 인플루언서 광고까지 광고의 발전과정과 IMC전략에 대해 담아냈어요. 또 4장에는 이러한
광고를 만들기 위한 윤리 기준과 규정, 광고를 올바르게 보는 법을 짚었고 마지막으로 광고를 직업으로 선택할 수 있도록 광고의 직무부터 광고인이 가져야 할 역량에 대한 이야기도 넣었습니다. 최신 광고 트렌드 변화 등 광고와 광고산업을 포괄적으
로 이해할 수 있도록 구성했습니다.
책에서, 청소년들이 가장 흥미롭게 여길 내용은 어디일까요?
이미 생활 깊숙이 자리 잡은 인플루언서 마케팅이 아닐까요? 인플루언서가 청소년
희망 직업으로 언급될 정도로 관심은 많지만, 인플루언서 ‘마케팅’이 어떻게 진행되
는진 모를 거예요. 실제 집행된 사례들을 소개해서 흥미로워하지 않을까 합니다.
광고윤리에 대해서도 언급하셨어요. 이 부분을 다룬 이유가 무엇인가요?
목적만 생각하다 보면 선을 넘는 경우가 생깁니다. 제품의 장점을 지나치게 과장하거나, 사실과 다른 정보를 제공하는 광고를 만들기도 하죠. 요즘 소비자들은 윤리적이고 정직한 광고를 원합니다. 소비자들은 온라인상에서 윤리적인 광고인지를 논의하고, 그렇지 않다고 판단되면 불매운동까지 실천합니다. 광고 윤리는 선택이 아닌 필수인 시대가 됐죠. 그런 시대에 광고인과 광고를 소비하는 사람들에게 광고 윤리의 중요성을 얘기해야 한다고 생각했습니다.
‘어떤 사람이 광고인이 될까’라는 주제의 내용도 있었는데요. 교수님의 경우는 어떤가요?
삐딱한 생각과 시선을 가진 사람? 저는 그랬어요. 광고인이 된 게, 삐딱함에서 시작됐거든요. 연극 영화과를 졸업하면 보통 영화감독이 돼요. 광고는 전공을 열심히 공부하지 않았거나, 예술적인 감각이 없는 사람이 가는 직업이라는 차별적 인식과 편견이 존재했거든요. 오리콤에서 프로듀서, 감독으로 시작해 오길비 크리에이티브 디렉터, 부사장까지 30년간 업계에 몸담고 있었고, 지금은 학생들을 가르치는 교수가 됐습니다. 제가 살아온 60년을 돌아봤을 때, 오히려 삐딱한 선택이 재미있는 결과로 이어지거나 새로운 기회를 얻기도 했었던 것 같아요. 세상을 삐딱하게 바라보세요.(웃음)
교수님 자제분도 광고회사에 다니시는 것으로 알고 있어요, 아버지의 영향이 컸을까요?
제 딸이 지금 TBWA코리아에서 차장(AE)으로 근무하고 있어요. 아무래도 어린 시절부터 저를 따라 광고회사에 오거나 촬영장에도 가기도 하고, 다른 사람들보다는 광고를 많이 접하긴 했죠. 대학시절엔 제가 권해서 광고회사에서 인턴을 하기도 했고요. 제가 광고를 통해 얻었던 즐거움이나 광고를 업으로 삼는 일이 얼마나 재밌고 유용한지 제 딸도 알기 바랐어요.
광고인이 되려면 가장 먼저 무엇을 해야 할까요?
제 딸에게도 권한 방법인 ‘FOOT IN THE DOOR’입니다. 일단 들어가야 하는 거죠. 그 일이 어떻게 돌아가는지 알고 두 눈으로 보고 경험해 봐야 알 수 있습니다. 제가 가르치는 학생들에게 하지 말라고 한 것이 있어요. 방학 때 청주에서 아르바이트 하는 것. 광고회사들이 대부분 서울에 있잖아요. 그러니 서울에 가서 광고와 관련된 일을 하라는 거죠. 만약 인턴 등 학사 일정과 겹치게 되면 편의를 봐주기도 하고요. 그렇게 한 학생들이 졸업하면 빨리 광고회사에 취업해요.
지방대 학생들이 지리적으로나 인프라적인 면에서 상대적으로 경험 차이가 있을 수밖에 없을 텐데, 제자들의 광고회사 취업을 위해 현실적인 조언을 어떻게 하시나요?
지방대 학생들이 지리적으로나 인프라적인 면에서 상대적으로 경험 차이가 있을 수밖에 없을 텐데, 제자들의 광고회사 취업을 위해 현실적인 조언을 어떻게 하시나요?
지방에서 광고인을 꿈꾸는 학생들에게 차별화를 제안합니다. 수도권 학교들과는 분명히 전략을 달리해야 합니다. 그 이유는 일단 서류에서, 광고 일을 최전방에서 접할 수 있는 수도권 학생들과 차이가 분명하기 때문이죠. 서류 이후의 채용 기준은
‘같이 일할 수 있는 팀원’인지를 판단하게 되는데 서류가 통과되지 않으면 이를 확인할 길이 어려운 부분이죠. 그래서 지방대라는 사실과 접근성이 떨어지는 환경적 요인에 대해서 빠르게 인정하고 최대한 빨리 업계에 진입하라고 조언합니다. 더불어
강조하고 싶은 부분은 글로벌 커뮤니케이션을 위한 외국어 능력입니다. 학교 수업 발표 시간에 어설픈 발음이라도 영어를 사용해 수업에 참여하세요. 자신의 역량을 키우면 충분히 경쟁력이 있다고 봅니다.
마지막으로, 책을 읽을 독자들에게 한마디
광고가 힘들다는 것은 사실입니다. 그런데도 그에 버금가는 즐거움 또한 존재합니다. 자신의 아이디어를 설득시키기 위해 밤을 새우며 노력하고 자신이 만든 광고가 세상에 나와 역할을 다 할 때 얻는 그 즐거움은 이루 말할 수 없는 특별한 경험이자 축복입니다. 게다가 광고회사를 들어가지 않더라도 광고가 쓰일 곳이 많아요. 정책을 만들어 홍보하거나 개봉할 영화의 예고편을 제작한다든지 등 다양한 분야에서 광고가 필요합니다. 이 책을 유용하게 읽고 사용하시길 바랍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