해외에서 더 유명한 ‘파울러스’,
올해 칸 라이언즈에서 ‘닷패드’로 ‘티타늄’ 수상
글 천효진
클리오, 뉴욕 페스티벌과 함께 세계 3대 광고제 가운데 하나로 꼽히는 칸 라이언즈에서 그랑프리에 해당하는 티타늄 상을 받은 회사가 있다. 바로 ‘파울러스’. 김경신 파울러스 대표는 지속적으로 사회문제에 관심을 가지며 공익적인 주제의 광고를 제작해오면서 칸 라이언즈에서는 여러 번의 수상 실적으로 국내보다 해외에서 이미 이름이 더 알려져 있다. 세상을 더 건강하게 만들고 싶은 김경신 대표를 만나 수상작과 파울러스 회사에 대한 궁금한 이야기를 나눴다.
Q. 대표님 소개 부탁드립니다
안녕하세요. 크리에이티브 에이전시이면서 프로덕션 기능을 갖춘 ‘파울러스’ 대표 김경신입니다.
Q. 파울러스 회사 소개 부탁드립니다
파울러스는 2016년에 창업하여 초기에는 프로덕션으로 시작했었는데요. 2020년부터 크리에이티브 조직을 보강, Global Creative Agency로의 성장을 모색해왔습니다. 그리고 올해에는 메타버스 ‘리비월드(Re-Be World)’프로젝트를 시작하게 되었는데요. 연내에 프로토타입 서비스를 선보일 예정에 있습니다.
칸 라이언즈 2022 티타늄 수상작 'Dot-Pad' 캠페인
Q. 이번 칸라이언즈에서 티타늄 포함 총 5개의 상을 받으셨는데요. 수상작 소개 부탁드립니다
티타늄(Titanium)상을 수상한 ‘닷패드(Dot Pad)’ 캠페인은 시각장애인을 위한 전 세계 최초의 점자 스마트 패드로, 시각장애인들의 정보 접근성 문제를 향상시키는 것을 목표로 제작된 캠페인입니다. 또 이노레드와 함께 출품한 매일유업의 ‘우유안부’ 캠페인은 브랜드 익스피리언스&액티베이션부문 은상, 피알·컬처럴 인사이트부문 동상을 수상했어요. ‘우유안부’ 캠페인은 홀로 계신 어르신의 건강을 위해 매일 우유를 배달하고, 전날 배달한 우유가 남아있는 경우 관공서나 가족에게 연락함으로써 사전에 고독사를 예방하고, 기부 참여를 독려한 영상 캠페인입니다.
칸 라이언즈 2022 익스피리언스&액티베이션부문 은상,
피알·컬처럴 인사이트부문 동상 수상작 ‘우유안부’ 캠페인
Q. ‘닷패드’ 캠페인의 경우 독일 광고대행사 ‘서비스플랜 뮌헨’과 함께 제작했는데요. 어떻게 역할 분담이 됐나요?
서비스플랜 뮌헨에서 크리에이티브를 맡았고, 파울러스에서 제작을 담당했습니다.
Q. 이번 ‘닷패드’ 광고 캠페인을 통해 기대하는 효과 및 목표는 무엇인가요?
시각장애인 학교에 대한 지원 및 더 나은 교육 기회를 제공하기 위해 노력하고 있다는 것을 알리고 싶었습니다. 닷패드를 활용해 텍스트뿐만 아니라 그림, 도표 등 다양한 데이터를 활용해 그들이 더 많은 것을 느끼고 배울 수 있도록 알려주고 싶었습니다.
칸 라이언즈 2022 시상식 / 파울러스x서비스플랜 뮌헨 수상기념 사진
Q. 티타늄 상을 받고 나서 어떤 기분이었나요?
사실 기분이 매우 이상했습니다. 서비스플랜과 연을 맺게 된 계기도 특별했거든요. 제가 아프리카에서 교육 봉사를 하고 한국으로 돌아오는 길에 여권을 잃어버렸어요. 여권을 1년 동안 2번 잃어버리면 블랙리스트에 오른다고 하더라고요. 그래서 한국에 돌아가지도 못하고 아프리카에 있는데 그때 마침 서비스플랜 측에서 촬영 의뢰가 들어와서 연을 맺게 되었거든요. 그런 바보같은 행동이 인연을 만들고 티타늄이라는 큰 상을 받게 된 계기가 된 것 같아 옛날 생각이 많이 났습니다.
Q. 사실 국내에서 잘 알려지지 않았지만, 지속적으로 국제광고제에서 수상해왔었는데요. 비결이 뭐라고 생각하나요?
글로벌 광고제에서 다루는 공익적인 주제에 관심이 많아서 그런 것 같아요. 사회의 문제점을 정리하고 브랜드와 협력하여 해결해나감으로써 좀 더 건강하고 지속 가능한 사회를 만들어가기 위한 노력의 결실이라고 생각합니다.
Q. 이번 칸 라이언즈에서 ‘Korea Night Party’도 개최한 것으로 알고 있는데요. 어떻게 파티를 열게 되셨나요? 그리고 현장 분위기는 어땠나요?
2017년도에 혈혈단신으로 국제광고제에 참석했었어요. 당시 해변에서 국가별 파티가 열렸는데 한국 부스는 없더라고요. 그때 너무 아쉬웠던 마음에 언젠가 꼭 파티를 열어보고 싶다는 생각을 했었는데 올해 용기를 내서 진행하게 됐습니다. 다행히 현지 반응이 너무 좋았어요. 약 200여 명의 분들이 와주셨는데, 외국분들이 한국 음식과 막걸리를 참 좋아하시더라고요.
Q. 대표님이 느끼시기에 해외에서 한국의 크리에이티브 위상은 어느 정도라고 생각하시나요?
한국 크리에이티브 시장은 잠재력은 있으나 아직 성적이 좋진 않은 것 같아요. 작은 국가임에도 불구하고 영화나 K-팝 등 많은 K-콘텐츠들이 사랑받고 있는 반면 광고는 아직 주목을 받지 못하고 있는 것 같아요. 그 이유가 크게 두 가지라고 생각하는데요. 첫 번째는 크리에이티브를 억누르는 문화가 저변에 깔려 있는 것 같아요. 그래서 튀거나 색다른 아이디어를 과감하게 도전하는 게 쉽지 않습니다. 두 번째는 국내 광고인들 사이에 서로 포용적인 교류가 없는 것 같아요. 시장이 너무 작아서 그런지 상대방을 깎아내리는 문화가 있는 것 같아요. 실제로 글로벌광고제 심사에서 한국 심사위원들끼리 한국 작품의 점수만 낮게 주는 경우도 종종 있고요. 더 큰 차원에서의 대한민국의 위상을 생각하자면, 큰 손해일 수 있다고 생각하거든요. 그런 부분들이 고쳐진다면 한국 크리에이티브 위상도 높아지지 않을까 싶습니다.
Q. 파울러스에서 추진 중인 메타버스 플랫폼 ‘리비월드’에 대해 간단하게 소개부탁드립니다
리비월드는 웹 3.0 기반의 크리에이터 툴입니다. 리비월드의 세계관은 글로벌 시민사회가 탄소 저감 목표 해로 정한 2050년 탄소 중립 실패로 해수면 상승과 대홍수를 경험한 후손들의 이야기를 근간으로 하고 있습니다. 미래 모빌리티 및 도시 인프라, 친환경 에너지, 웰빙(Well-being), 웰니스(Wellness) 등 더 나은 인류의 미래를 위해 노력하는 각종 브랜드의 철학과 기술력을 선보이는 메타버스 플랫폼입니다. 앞으로 다양한 형태의 메타버스가 등장할 텐데요. 리비월드는 ‘크리에이터들을 위한 콘텐츠 창작툴’로써의 메타버스라 보시면 될 것 같습니다. 저희 프로덕션의 노하우를 농축해서 누구나 쉽게 3D 아바타와 리비월드의 공간을 활용해서 2차 창작물들, 변용 및 참여형 콘텐츠들을 쉽고 빠르게 제작할 수 있는 놀이공간으로 준비하고 있습니다.
Q. 파울러스라는 회사에 대해서도 궁금한데요. 파울러스만의 강점은 무엇인가요?
저희 구성원들 중 다양한 문화 경험을 한 분들이 많아요. 창의의 출발점은 다른 이종의 문화적 경험이라든가 혹은 나와 생각, 취향, 관심이 다른 사람들 간의 대화를 통해 창출된다고 생각합니다. 서로 대화를 통해 협업하며 결과물을 만들어나가는 것을 중시하는 회사 문화가 있어요. 그러다보니 서로 존중하는 문화가 생겨 회사 및 촬영 현장 분위기도 아주 좋은 것 같습니다.
Q. 파울러스 구성원은 어떻게 되나요?
전체 직원은 약 50여 명인데요. 30명 정도가 파울러스에 소속되어 있고, 20명이 메타버스 사업을 담당하고 있습니다. 저희 회사 특징이 회사 내에 포스트 팀이 있는 건데요. 포스트를 내부에 직접 두고 있어 광고주의 요청에 빠르게 대응하고 있습니다.
Q. 파울러스만의 자랑하고 싶은 사내 문화는 무엇인가요?
간식을 제공하고 있고요. 8시부터 12시 자율 출퇴근이 가능하고, 재택이 필요한 경우 재택근무가 가능합니다. 회사 오피스가 성수와 합정 두군데에 있어서 자유롭게 다닐 수 있습니다. 무엇보다 서로 존중하는 문화를 만들고 싶어 직급을 부르지 않고 ‘~님’으로 부르고 있습니다.
Q. 파울러스가 원하는 인재상이 궁금합니다
나 자신과 가족, 소중한 사람들을 넘어 내가 속한 사회에 관심이 있는 사람이면 좋겠어요. 사실 ESG라는 명목으로 광고제에서 다루고 있는 부분들이 도덕적 당위라기보다는 생존 문제라고 생각하거든요. 빈부 격차 문제도 마찬가지고요. 지금같은 속도로 인플레이션이 가속화되고 빈부 격차가 지속된다면 사회 안정성이 크게 흔들리고 사회 역동성이 떨어지게 됩니다. 이런 문제를 같이 풀고 싶은 분들, 그리고 다양성을 존중할 줄 아는 분들을 원합니다.
Q. 대표님의 경영철학, 파울러스가 앞으로 갈 방향이 궁금합니다
커뮤니케이터로 살아간다는 것은 좀 더 상호존중할 수 있는 사회를 만들어가는 미션을 받았다고 생각하거든요. 그런 관점에서 보다 나은 커뮤니케이션 콘텐츠는 무엇일지 혹은 그것들을 매개하는 미디어의 형태는 무엇일지에 대해 고민해야 하는 것 같아요. 그런 관점에서 미디어 커뮤니케이터로서 많은 고민을 해왔어요. 그리고 리비월드를 통해 수많은 창작자들이 더 쉽게 콘텐츠를 만들 수 있도록 하고, 그들이 자신의 목소리를 낼 수 있게 하기 위해 많은 노력할 것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