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신을 표현하는 것에 거침없는 MZ세대. 다양한 SNS를 적극적으로 활용하는 이들은 개인의 취향과 가치관을 표출하며 인증, 챌린지 등의 활동을 즐기는데요. 이들은 남에게 선뜻 내비치지 못했던 사회적, 정치적 성향까지 당당히 드러내며 소비의 기준으로 삼고 있습니다. 최근 이러한 현상을 신념, 의미를 뜻하는 Meaning과 벽장 속에서 나온다는 뜻의 Coming out이 결합한 단어인 ‘미닝아웃(Meaning Out)’이라고 부르는데요. 소비를 통해 자신의 신념이나 가치를 표현하는 MZ세대의 소비 형태는 사회에 다방면으로 선한 영향력을 미치며 경제 주체의 영향력을 발휘합니다.
불편하지 않냐고? 환경을 위한 용기야!
미닝아웃의 첫 번째 예는 제로 웨이스트를 향한 걸음입니다. 전 세계적으로 위기의식을 느끼고 있는 환경오염을 막기 위한 모습인데요. 누군가의 눈에는 다소 불편하고 유별나 보일 수 있겠지만 분명히 가치 있는 행동으로 SNS상에서 일명 #용기내 챌린지가 이어지기도 합니다.
▲ #용기내 챌린지 인증 (출처: 류준열 배우 공식 인스타그램)
환경단체 그린피스의 모델이자 후원자인 류준열 배우를 비롯해 많은 연예인, 인플루언서들이 SNS로 #용기내 챌린지에 참여하며 순식간에 많은 사람의 공감을 얻고 이슈화되었습니다. 그리고 이는 광고 스토리로 채용되기도 했는데요. 마케팅 시장이 MZ세대의 가치 중심의 소비를 인식하고 기존의 상품 중심의 광고 구성을 기업 또는 상품의 사회적 책임에 대한 스토리 중심의 구성으로 변화시킨 모습으로도 보입니다.
▲ 그랜저 광고, 2021 성공에 관하여 “상무님의 용기” 편 (출처: 현대자동차 공식 유튜브)
환경을 위해, 미래 사회를 위해 불편을 감수하며 용기 내는 문화는 많은 기업들에 새로운 방향 제시를 촉구하고 있습니다. 그리고 플라스틱 빨대를 상품 구성에서 제외하고, 포장 용기를 친환경 소재로 바꾸며, 빈 용기를 매장에서 수거하는 등 다양한 변화를 불러일으켰죠.
▲ 재활용 공병 수거 캠페인 진행 (출처: 러쉬 공식 인스타그램)
클린&비건 화장품 브랜드 러쉬와 아로마티카, 온도의 SNS 페이지는 여느 화장품 브랜드의 페이지와 조금 다른 모습을 하고 있습니다. 상품 소개 글에는 친환경 포장재, 포장 용기 리필 이벤트, 식물성 성분에 대한 설명이 가득합니다.
▲ 분리배출 방법을 소개하는 게시글 (출처: 아로마티카 공식 인스타그램)
그리고 평소에 헷갈릴 수 있는 올바른 분리배출 방법이나 일회용품 사용을 줄일 수 있는 팁을 알려주기도 합니다. 최근 온도의 SNS에서는 지구의 날을 맞아 댓글로 친구를 태그하고, 소등 참여를 권하는 분들께 추첨을 통해 선물을 증정하는 이벤트를 진행했는데요. 지구의 날에 대한 의미를 되새기며 실천의 뿌듯함까지 느낄 수 있는 행사였습니다.
▲ ‘지구의 날’의 개념과 소등 캠페인을 알리는 게시글 (출처: 온도 공식 인스타그램)
이와 같은 브랜드의 친환경, 사회 공헌적 행보는 소비자에게 긍정적인 이미지를 심어주고 신뢰도를 높여줍니다. 그리고 환경 문제에 관심도가 높은 젊은 세대들의 참여를 독려하며 단단한 소비자층을 형성해 나갑니다.
패션에도 의미를 담는다!
다양한 사회단체들은 기금 모금을 위해 슬로건을 담은 문구나 디자인을 적용한 굿즈를 만들어 판매하기도 합니다. 그 종류로는 휴대폰 케이스, 노트북 파우치 등의 생활 소품부터 팔찌, 티셔츠, 가방과 같은 패션 상품까지 아주 다양한데요. 오늘날의 소비자들은 단순히 후원금 기부를 넘어 굿즈를 구입해 사용하고 개인 SNS 등에 인증 챌린지를 이어가기는 활동으로 그들을 지지하고 타인의 참여를 독려하고 있습니다.
▲ 슬로건 제품 판매로 기부를 이어가는 애니휴먼 (출처: 애니휴먼 공식 홈페이지)
애니휴먼은 나비와 꽃 모양의 디자인을 바탕으로 키링, 배지, 가방 등 다양한 상품을 판매하고 있는데요. 판매금에서 최소한의 운영 유지비를 제외한 금액을 나눔의 집 추모공원 사업에 쓰고 있습니다. 이 소식을 접한 유명 연예인과 인플루언서를 비롯한 수많은 사람의 인증 행렬이 이어지며 ‘기부 앤 테이크’의 소비문화를 형성했습니다.
▲유기 동물 후원 슬로건 티셔츠 (출처: 포인핸드 몰)
포인핸드는 전국의 유기 동물 보호소를 연결해주는 입양 플랫폼입니다. 모바일 앱으로도 쉽게 만나볼 수 있는데요. 유기 동물 보호 및 구조, 입양뿐만 아니라 반려동물이 실종됐을 때 목격, 보호 신고가 가능해 동물을 사랑하는 많은 사람들이 이용하고 있습니다. 또한 “Paw in hand, ADOPT ANIMALS, ADOPT FAMILY” 문구가 쓰인 티셔츠와 팔찌 등의 굿즈를 판매해 수익의 50%를 유기 동물 입양카페 물품 후원으로 사용하고 있습니다.
후원을 진행하는 단체들은 더 많은 사람이 참여할 수 있도록 디자인에도 큰 노력을 기울입니다. 또한 뜻을 같이하는 유명 브랜드와의 콜라보도 어렵지 않게 만나볼 수 있는데요. 미닝아웃의 개념 안에서의 패션은 단순히 멋을 넘어서 가치관을 표현하는 수단이 됩니다.
돈쭐내러 갑니다!
‘돈’과 ‘혼쭐’이 합쳐진 신조어 ‘돈쭐’은 좋은 일로 타의 귀감이 된 가게, 기업의 제품을 구입해 돈으로 혼쭐을 내준다는 의미로 사용됩니다.
▲ 아이들에게 마음 편히 식사하러 오기를 알리는 글 (출처: 홍대 진짜파스타 인스타그램)
결식아동들이 눈치 보지 않고 ‘결식아동 꿈나무 카드’ 결제도 필요 없이 그저 마음 편하게 식사할 수 있도록 음식을 내어준 홍대 ‘진짜 파스타’를 기억하시나요? 점주는 “그냥 삼촌, 이모가 밥 한 끼 차려 준단 생각으로 가볍게 와서 밥 먹자.”라는 글과 함께 아이들에게 바라는 점을 적어 SNS에 공유했는데요. 이 글은 빠르게 퍼져나가며 많은 사람의 응원을 받았습니다. 그리고 유명 먹방 유튜버를 비롯한 많은 손님의 발걸음으로 돈쭐이 났는데요. 이는 곧 SNS상에 #밥한번편하게먹자 챌린지로 이어져 다른 여러 식당의 결식아동 식사 지원 동참을 끌어냈습니다.
또, 배고픈 형제에게 대가 없이 치킨을 내어주고 다시 찾은 동생의 덥수룩한 머리까지 잘라준 사실이 형의 자필 편지로 밝혀진 홍대 ‘철인 7호 치킨’은 전국각지의 국민들에게 단단히 돈쭐났는데요. 매장을 직접 찾아 음식값에 후원금을 추가로 전달하는 손님이 있는가 하면, 타지역에서 배달 앱을 통해 결제하고 음식을 받지 않는 등 다양한 형태로 응원과 지지를 받았습니다. 점주는 그렇게 모인 후원금에 사비를 더 보태 기부하며 SNS를 통해 감사 인사를 전했습니다.
소개해 드린 사례 외에도 요즘 소비자들은 좋은 취지를 가진 상품이나 윤리적, 도덕적 가치를 중요시하는 기업, 오너에게는 한없이 관대하며 제품의 가격이 조금 비싸더라도 소비를 감행합니다. 반면에, 사회적으로 물의를 일으키거나 비도덕적인 경영이 이루어지는 기업이 있다면 가차 없이 불매운동으로 이어집니다. 또한 진정성 없이 갑작스럽게 시류에 편승하는 마케팅에는 반응하지 않으며 오히려 반감을 사기도 하죠.
공정과 정의에 소리를 높이는 선한 오지라퍼, MZ세대에게 소비란 곧 자기 자신을 표현하는 하나의 수단이며 그 의미는 사회적 활동으로 확장되고 있습니다. 이타적인 마음과 발전하는 인터넷 통신 기술이 만나 시너지를 이룬 새로운 소비 트렌드 미닝아웃. 앞으로 또 어떠한 선한 영향력을 발휘할지 기대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