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화 ‘미션 임파서블 3’에서 주역과 악역은 ‘토끼 발(Rabbit’s Foot)’을 차지하려 달립니다. 하지만 관객들은 영화 내내 토끼 발이 어떻게 생겼고 그것이 도대체 무엇인지 전혀 알 수 없습니다. 그럼 토끼 발은 단지 소위 말하는 낚시일 뿐일까요? 하지만 억울할 일은 아닙니다. 토끼 발 덕분에 우리는 영화에 더욱 몰입해 즐길 수 있었기 때문이죠. 이런 것을 바로 알프레드 히치콕의 ‘맥거핀’ 효과라고 부릅니다. 스토리상에 영향을 미치지 않으면서 관객의 시선을 의도적으로 끄는 극적 장치인데요. 히치콕 이후에 다양한 장르의 감독들이 각기의 의도를 가지고 사용하고 있는 기법입니다.
지난해에는 LG전자의 스마트폰 광고에 맥거핀이 등장해 제품의 매력을 한껏 끌어올렸는데요. 하지만 광고 속 맥거핀은 단순 허구가 아니었습니다. 바로 매력적인 음악으로 소비자들의 눈과 귀를 사로잡은 BGM의 주인공, 밴드 ‘맥거핀’이었죠. 지금 바로 광고 속 그 음악 35번째 뮤지션, 밴드 ‘맥거핀’을 함께 만나보시죠.
▣ 음악 열정으로 모인 그때 그들, 한 방 있는 맥거핀으로 진화하다
밴드 맥거핀의 시작은 통기타를 치고 노래 부르는 하은과 드러머 스눅이 만나 연주하며 노래 부르던 때로 올라갑니다. 주위에서는 ‘무모한 도전’이라며 손사래를 쳤지만, 음악에 대한 패기와 열정으로 무작정 뛰어들어 포크 기반 팀으로 활동하다 2015년에 베이스 우히와 기타 준일을 만나게 됩니다. 그리고 그들은 새로운 음악 여정의 시작인 ‘맥거핀’을 결성합니다.
▲ 밴드 맥거핀의 네 멤버 왼쪽 아래부터 시계 방향으로 하은, 준일, 우히, 스눅
교회에서 성가대를 하며 음악의 꿈을 키운 하은, 중학교 시절 대학 축제 무대에 선 넬의 공연을 보고 베이스 기타를 잡은 우히, 레드핫칠리페퍼스 마니아 스눅, 그런지와 펑크의 영향을 깊게 받은 준일. 음악을 시작한 사연도 장르도 다른 네 명이 한데 뭉쳐 다듬어진 맥거핀의 사운드를, 그들은 ‘팍’이라 명명합니다.
“끊임없이 변하는 팝 음악과 간결하고 강렬한 록의 정신을 합치고 싶었어요.”
기타리스트 준일과 하은은 밴드 맥거핀의 음악을 이렇게 정의합니다. 요즘 음악의 경계가 점점 옅어지고 있고 밴드 멤버들 역시 특정 장르에 자신을 가두고 싶지는 않다고 말합니다. 하지만 그들의 사운드는 하나의 명징한 크리처로 합쳐져 맥거핀을 정의합니다.
▲ 맥거핀(macguffin) - DISCO (I Don't Mind) Official M/V (출처: GENIE MUSIC 공식 유튜브)
크리미하고 달콤하다가 어느덧 폭발하는 보컬과 조화를 이루며 방울방울 새겨주는 기타의 멜로디와 아르페지오 라인, 때로는 단단하게 때로는 리드미컬하게 밴드를 받쳐주고 리드하는 베이스와 드럼의 리듬 섹션이 함께 하는 맥거핀의 매력. 그들의 음악을 그들이 Pop과 Rock을 합쳐 만들어낸 셀프 메이드 신조어 ‘팍’ 만큼 잘 설명할 수 있는 단어가 있을까요?
▣ ‘Curtain Call’을 시작으로 다양한 무대에서 매력 발산
그룹 ‘Police’의 기타리스트 앤디 서머즈를 떠오르게 하는 영롱한 기타 톤과 다채롭게 밀고 당기는 밴드 사운드와 하나 된 구름 덩어리 같은 보컬이 인상적인 첫 번째 싱글 로 시작한 맥거핀은 이후 많은 음악 관계자의 관심 속에서 스포트라이트를 받으며 팬덤을 형성합니다. ‘MBC 문화콘서트 난장’에서 ‘숨은 보석’으로 선정되고 KT&G ‘2018 밴드 디스커버리 TOP2’에 선정되며 팬덤을 늘려간 그들은 2017년 자라섬재즈페스티벌 무대와 밴드들의 꿈의 무대라 일컫는 펜타포트록페스티벌 무대에 서면서 그 인기를 확인하고 입지를 다져 나갑니다.
▲ [온스테이지2.0]맥거핀 – BUCKET LIST (출처 : 온스테이지ONSTAGE 공식 유튜브)
검증된 뮤지션들만 서는 무대로 알려진 네이버 <온스테이지 2.0>의 뮤직비디오를 촬영하게 된 것도 그들의 입지를 반영합니다. 온스테이지 2.0 채널에 올라간 그들의 라이브 비디오 두 개는 도합 20만 명이 신청하며 음악 마니아들의 지지를 받았습니다. 특히 는 10대부터 50대를 넘나들며 많은 팬들의 사랑을 받았는데요. 이렇게 실력을 인정받은 그들은 드라마 <슬기로운 의사 생활>의 밴드 자문과 연주 레슨을 하기도 했죠.
그들의 음악은 팝적인 멜로디 센스와 귀에 쏙쏙 박히는 편곡, 사운드 메이킹은 물론 시원하게 내달리는 록 밴드의 명쾌함까지 고루 갖추고 있습니다. 차분하게 마음을 안정시켜주는 기타 보컬 하은을 중심으로 하는 미드 템포 넘버의 매력 또한 맥거핀의 음악을 정의할 때 빠질 수 없죠!
▣ 광고음악과 함께 ‘Bucket List’도 날아오르다
이렇게 음악적 완성도와 친밀도 모두 뛰어난 뮤지션을 광고음악 맛집 LG전자가 놓칠 리 없죠?! LG전자는 지난 2020년 10월 출시한 새로운 스마트폰의 광고에 를 선정하는 신의 한 수를 던졌는데요. 이 결정은 결과적으로 광고와 맥거핀 모두에게 윈윈
으로 작용합니다.
▲ LG WING - Wanna Go Higher 편 (출처: LG전자 공식 유튜브)
화면이 두 개로 분리됐던 LG 폴더블폰을 업그레이드해 세로로 든 상태에서 화면을 가로로 펼치는 스위블 모드 등 다양한 스마트폰 사용 경험을 제공하는 이 제품은 30초짜리 TV CF를 제작하는 대신 2분과 1분짜리 긴 YouTube 광고를 제작해 타겟층에게 제품의 사용 경험을 널리 알리는 전략을 채택했습니다.
잠재적 소비자들은 광고를 지켜보며 스마트폰의 다양한 용도를 학습하는 동시에 를 거의 2분가량 들으며 맥거핀의 사운드에 익숙해졌습니다.
코로나19 사태로 2020년 공연이나 특별한 활동을 하지 못한 밴드 맥거핀에게도 이번 광고음악이 좋은 기회가 되었습니다. 그들의 오랜 팬과 지인들이 SNS를 통해 그들의 음악이 나온 부분을 전해주며 자기 일처럼 기뻐하는 모습을 볼 때 큰 에너지를 얻는다는 맥거핀. 이후 찾아올 실망감을 줄이기 위해 과하게 기뻐하지 않는다는 기타 보컬 하은 역시 ‘광고를 볼 때마다 심장이 두근두근한다’며 흥분을 감추지 않았습니다.
▲ 밴드 맥거핀의 라이브 현장 (출처: 밴드 맥거핀 공식 페이스북)
군 복무를 마친 베이시스트 우히의 합류로 완전체가 된 맥거핀은 올해 3월 20일, 홍대 롤링홀에서 예정된 단독 공연 에서 그동안 비축해온 에너지를 발산할 준비를 하고 있습니다. 코로나19 기간 동안 준비했던 새로운 노래들을 다듬어 발표할 새 음반 계획에 설레는 그들. 앞으로 음원은 물론 다양한 무대에서 존재감을 드러내는 맥거핀의 모습을 볼 수 있기를 기대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