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격적인 여름이 시작되었습니다. 더위를 이겨 내기 위해 나만의 피서법을 찾아 떠나는 사람들도 늘고 있는데요. 시원한 계곡물과 푸른 산에 둘러싸여 도심의 더위를 잠시 잊을 수 있는 ‘등산’ 역시 인기 있는 피서법 중 하나입니다. 그런데 안전하고 쾌적한 산행을 위해서는 먼저 갖춰야 할 것들이 있습니다. 바로 스포츠웨어를 비롯한 아웃도어 용품인데요. 험준한 산길을 장시간 걸어야 하는 등산의 특성상 외부 환경으로부터 우리를 보호해주는 장비가 필수적이기 때문입니다. 오늘 HS애드 블로그에서는 스포츠웨어의 특성을 잘 녹여낸 해외 아웃도어 브랜드 광고 사례를 통해 각 브랜드의 가치를 재조명해보겠습니다.
직원들이 직접 인증한 기능성 - 컬럼비아 스포츠웨어 ‘Fire Drill’
컬럼비아 스포츠웨어 직원들이 한창 근무 중인 사무실. 갑자기 직원들이 옷가지를 챙겨 하나둘 밖으로 나가기 시작합니다. 바깥에는 폭우가 쏟아지는 듯 바닥이 온통 물에 젖어있는데요. 이때, 어디선가 소방차가 등장합니다. 그리고 화재 진압용 소방 호스에서 엄청난 양의 물이 뿜어져 나오기 시작하죠. 여기서 더 놀라운 점은 이 상황을 맞이하는 컬럼비아 직원들의 태도인데요. 그들은 마치 익숙한 일상이라도 되는 양 전화를 받거나 차를 마시면서 물을 맞고 있습니다.
▲ 컬럼비아 스포츠웨어 - Fire Drill 편 (출처: 컬럼비아 스포츠웨어 공식 유튜브 채널)
이윽고 전환되는 화면에서 직원들이 맞고 있는 물의 출처가 밝혀집니다. 한 할머니가 소방 호스를 들고 있는 힘껏 물을 쏘고 있던 것인데요. 그녀는 바로 컬럼비아 스포츠웨어 회장 ‘거트 보일(Gert Boyle)’이었습니다. 거트 보일은 1924년생으로 촬영 당시 이미 아흔을 넘긴 백발의 노인이었죠. 사실 그녀가 컬럼비아 스포츠웨어의 모델로 활약한 것은 이 광고뿐만이 아닌데요. 이미 30년이라는 세월 동안 컬럼비아를 대표하는 광고 모델로 활약하며, ‘회장님’ 하면 떠오르는 근엄하고 딱딱한 이미지가 아닌 위트 있는 모습으로 소비자와 소통했습니다. 거트 보일 회장 특유의 낙천적이고 호탕한 성격을 통해, 80년 역사의 브랜드 가치를 친근하면서도 참신하게 녹여낸 것이죠.
사실 보일 회장은 파산 위기에 있던 컬럼비아를 맨손으로 일구어 지금의 자리까지 오르게 한 장본인인데요. 직접 발품을 팔아 낚시꾼들을 찾아다니며 조언을 구하는 등 스포츠에 최적화된 옷을 제작하기 위해 평생을 바쳤습니다. 아웃도어 브랜드 업계 최초로 코어텍스를 적용한 재킷을 개발한 것으로도 유명하죠. 이러한 정신을 이어받아, 현재까지도 컬럼비아의 직원들이 직접 제품력 테스트에 동참한다고 하는데요. 직원들이 인증한 제품이기 때문에 더 신뢰할 수 있는 제품이라는 점을 광고에서도 잘 담아낸 것 같습니다.
광고의 말미에는 컬럼비아 스포츠웨어의 브랜드 아이덴티티를 표현하는 ‘TESTED TOUGH’라는 카피가 등장합니다. 이 시리즈는 단순하면서도 직관적으로 아웃도어의 특성을 보여주며, 컬럼비아의 제품 철학과 브랜드 이미지를 가장 잘 압축한 캠페인으로 평가받는데요. 지금의 컬럼비아라는 브랜드를 대중에게 각인시키는데 핵심적인 역할을 하기도 했습니다.
자연과 가장 가까운 옷 - 파타고니아 ‘Hemp’ 컬렉션
다음으로 소개할 해외 광고는 친환경 기업으로 익히 알려진 파타고니아의 ‘Hemp(헴프)’ 컬렉션입니다. 헴프는 우리나라에서 ‘삼’이나 ‘대마’라는 이름으로 익숙한 작물인데요. 다른 농작물에 비해 생산 과정이 친환경적인 것이 가장 큰 특징입니다. 물을 인공적으로 공급해주는 관개시설을 필요로 하지 않고, 비료도 적게 필요하기 때문에 자연 친화적인 재배가 가능하기 때문이죠.
▲ 파타고니아 헴프 컬렉션 (출처: 파타고니아 공식 유튜브 채널)
파타고니아 광고에서 역시 이러한 헴프의 특성을 강조했는데요. 수확된 헴프가 옷으로 생산되는 일련의 과정을 보여줌으로써, 친환경 브랜드의 이미지를 확고히 한 것입니다. 광고는 처음에 그저 농작물의 한 종류로 보였던 헴프가 실로 생산되고, 그 실을 엮어 다시 하나의 직물이 되는 과정을 순차적으로 보여줍니다. 이 때문에 마치 생산된 옷이 농작물 그 자체인 듯한 느낌을 주는데요. 영상의 중간에 ‘지구상에서 가장 내구성이 강한 천연 섬유 중 하나’라는 문구를 더하며, 헴프의 기능성을 어필하는 것도 잊지 않았습니다.
사실 헴프 컬렉션 광고가 우리에게 더 친숙하게 와닿는 이유는 농작물이 섬유로 변해가는 모든 과정이 사람의 손을 거치기 때문입니다. 재배지에서 헴프를 수확하는 농부부터 방직공장의 직원까지 파타고니아의 옷을 만드는 생산자를 전면에서 보여주는데요. 이로 인해 우리는 ‘믿을 수 있는 제품’이라는 생각에 무게를 싣게 되는 것입니다.
사실 옷을 생산하는 일 자체가 환경에 긍정적인 영향을 끼칠 수는 없습니다. 그런데 파타고니아는 이러한 현실을 외면하지 않고 직시하면서, 오히려 환경보호를 위해 노력하는 브랜드라는 이미지를 구축했습니다. 브랜드의 핵심 가치를 세우고, 그를 충실하게 수행함으로써 ‘약속을 지키는 기업’, ‘노력하는 기업’이라는 긍정적인 인식을 이끌어낸 것이죠.
고요함에서 진정한 가치를 찾다 - 아크테릭스 ‘Silence’
흔히들 등산을 자기 자신과의 싸움에 비유하기도 합니다. 누군가와 경쟁하는 것이 아니라 자연 속에서 오롯이 자신의 한계를 체감하는 스포츠이기 때문이죠. 산을 오르며 바람과 돌, 흙 따위의 감촉을 느끼다 보면 어느새 일상에서 느낀 고민은 아무것도 아닌 것처럼 느껴지는데요. 이러한 등산의 매력을 가장 잘 표현한 광고가 바로 마지막으로 소개할 아크테릭스의 ‘Silence’ 캠페인입니다.
▲아크테릭스 – Silence 편 (출처: 아크테릭스 공식 유튜브 채널)
이 광고는 ‘The world is filled with noise(세상은 소음으로 가득하다)’라는 카피로 시작됩니다. 그리고 전환되는 다음 화면에서 전화벨 소리가 시끄럽게 울리기 시작하죠. 끊임없이 울리던 벨 소리는 누군가 수화기를 들자 끝이 나는 것처럼 보입니다. 하지만 곧이어 키보드 자판을 두드리는 소리가 이어지고, 스테이플러 찍는 소리, 볼펜 소리 등 사무실 안의 각종 소음이 사운드를 가득 채우는데요. 이러한 소음들은 클로즈업된 한 남성의 흔들리는 눈동자와 겹쳐지면서 불안을 더욱더 가중시킵니다.
하지만 더 큰 문제는 사무실 밖에서 시작되었습니다. 사무실 안에서 들었던 소음은 물론이고, 도심에서 들리는 각종 소음들이 남성을 계속 따라다니기 때문인데요. 집에 돌아와서도 시끄러운 소리는 멈추지 않고, 귀를 막아도 소용이 없습니다. 이러한 상황이 반복되자 무언가 결심한 듯한 남성이 화면 밖으로 사라집니다. 그리고 다음 장면에서 광활하고 고요한 산 등지를 달리고 있는 남성의 모습이 나타납니다. 아크테릭스 신발을 신은 채 말이죠.
아크테릭스 Silence 캠페인은 사무실 안에서 들리는 다양한 소음으로 인해 스트레스를 받는 현대인의 심리를 사실적으로 묘사했습니다. 그리고 일상의 소음에서 벗어나기 위한 대안으로 자사의 제품을 제안하며 자연스럽게 마케팅을 했죠. 누구나 겪을 법한 스토리를 보여주면서 소비자가 자신의 일상에 대입할 수 있도록 의도한 것인데요. 최상급 아웃도어 의류와 장비로 대표되는 브랜드인 만큼 제품 자체의 특성이나 기능을 강조하기보다는 이 제품을 구매함으로써 소비자가 누리게 될 가치에 포커스를 둔 것이 인상적입니다.
오늘 HS애드 블로그에서는 글로벌 아웃도어 브랜드의 광고를 통해 유사한 카테고리의 제품이 다양한 방식으로 브랜딩 되는 사례를 살펴보았습니다. 자신만의 라이프 스타일을 추구하는 소비자가 늘고 있는 만큼 브랜딩 전략도 점차 다양해지고 있는데요. 비록 그 방법은 각기 다르지만, 소비자의 마음을 두드린다는 점에서는 뜻을 함께하는 것 같습니다. 야외활동이 늘고 있는 요즘, 여러분의 마음을 사로잡는 광고를 통해 브랜드의 가치를 이해하고, 똑똑한 소비 활동을 해보는 것은 어떨까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