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0월 제일세미나] 브랜드를 Theme Park로, 제품을 Souvenir로
스낵을 먹듯 짧은 시간 동안 즐기는 웹드라마(Web-Drama)가 기업의 브랜딩 수단으로 각광받고 있습니다. 기업이 웹드라마를 만드는 이유는 명확합니다. ‘브랜드를 효과적으로 알리기 위해서’죠. 마케팅 기법은 끊임없이 진화하고 있고, 그만큼 소비자에게 브랜드를 인지시키는 방법 또한 무척 다양합니다. 그런데 왜 하필 ‘웹드라마’일까요? 최근 제일기획이 제작에 참여한 삼성전자 웹드라마 <고래먼지>를 통해 그 질문에 대한 해답을 찾아보도록 하죠.
웹드라마란?
우선 웹드라마가 무엇인지부터 간단히 짚고 넘어갈게요. 온라인 동영상 스트리밍 서비스를 기반으로 유통되는 웹드라마는 회당 10분 내외의 짧은 분량으로 구성돼 있습니다. 스토리는 짧지만 속도감 있는 여러 개의 에피소드로 구성돼 있고, 웹과 모바일에서 주로 유통되기 때문에 모바일 드라마 혹은 SNS 드라마, 미국권에선 웨비소드(Webisode)라고 불리기도 합니다.
마케팅 측면에서 살펴볼까요? 웹 드라마는 SNS에 특화돼 있어 바이럴에 용이합니다. 시간이 지나도 쉽게 찾아볼 수 있어 일반 TV 광고보다 생명력도 길죠. 특히 기존 공중파 드라마에 비해 규제가 적기 때문에 기업의 브랜드 메시지를 직접적으로 담을 수 있습니다. 긍정적 이미지 제고와 같은 목적성을 띤 메시지를 전달하는 데 용이하다는 큰 장점을 지니고 있죠.
기업의 브랜드 메시지를 담다
이처럼 특정 기업 또는 브랜드의 메시지를 담은 콘텐츠를 ‘브랜디드 콘텐츠(Branded Contents)’라고 합니다. 스토리텔링을 통해 브랜드 이미지를 간접적으로 투영시킨 웹드라마와 웹시네마, 웹툰을 포함, 브랜딩이 가능한 모든 콘텐츠가 브랜디드 콘텐츠에 속합니다.
제일기획은 2013년 웹드라마 <무한동력>을 시작으로 웹시네마, 웹툰 등 다양한 포맷의 브랜디드 콘텐츠를 제작해 왔습니다. 오늘 소개해 드릴 <고래먼지>는 2016년 <긍정이 체질> 이후 2년여 만에 제작한 웹드라마인데요. 작품을 준비하며 그간 성공 방정식으로 여겨졌던 △젊은 층이 좋아하는 아이돌 출연 △연애, 취업, 창업 등 밀레니얼 세대가 공감할 수 있는 소재를 앞세우기엔 웹드라마 환경이 확연히 달라졌음을 느꼈습니다. 2년 새 포털 스트리밍 사이트에 업로드된 작품만 120여 편이 넘었죠. 결국 대중화된 웹드라마 시장에서 성공하기 위해선 새로운 시도가 필요했고, <고래먼지>는 그 해답을 찾기 위한 시작이 됐습니다.
고래먼지, 이래서 성공했다
새로운 성공 방정식을 만들기 위한 첫 번째 도전은 비슷비슷한 장르로부터의 탈피였습니다. 지금껏 웹드라마에서 한 번도 시도된 적 없었던 SF를 메인 장르로 잡고, 2053년 근미래를 배경으로 설정했죠. 2053년이 왠지 와 닿지 않으신다고요? 그래서 준비한 게 바로 가수 ‘오혁’의 죽음입니다. 현실의 락스타가 2053년 미래에 60세가 되어 죽는 모습을 보여주면 시청자들이 극중 세계관을 믿지 않을까 하고 생각했죠. 시청자를 극중 배경에 자연스럽게 녹아들게 하는 장치라는 점에서 앞으로 영상제작을 꿈꾸는 분이라면 한 번쯤 생각해 보면 좋을 부분이 아닐까 합니다.
두 번째는 차별화된 스토리텔링입니다. 삼성전자의 우수한 기술력을 상징하는 인공지능(AI)를 활용해 식상한 소재의 진부함을 뛰어넘고자 했죠. 이는 ‘따뜻한 기술로 인류에 기여한다’는 기업 철학과, 첨단 기술의 리딩 브랜드로 활약하는 삼성전자의 위상을 전달하는데 주효했는데요. 여기에 시청자가 상상하지 못한 결말을 통해 새로운 시청 경험 또한 느끼도록 했죠. 예측 가능한 스토리, 어디서 본 듯한 반전, 뻔한 결말… 어디에나 있잖아요. 이러한 스토리텔링의 변주에 수려한 영상미를 더해 작품의 퀄리티를 높였습니다.
세 번째는 ‘브랜드 TMI(Too Much Information)로부터의 해방’을 꼽고 싶어요. 보신 분들은 아시겠지만 고래먼지에는 4개의 에피소드가 진행되는 동안 ‘삼성전자’라는 대사가 한 번도 등장하지 않아요. 브랜드 로고가 등장하는 부분도 단 4번뿐인데, 그마저도 희미하거나 아주 작아 알아채기 어렵죠. 이는 오늘날 시청자들은 자세히 설명하지 않아도 충분히 이해할 수 있다는 판단에 따른 의도된 전략이었어요. 브랜드나 제품을 직접적으로 노출하지 않아도 시청자 스스로 느끼는 지점이 있을 것이라고 생각했죠. 실제로 영상이 공개된 후 많은 누리꾼들이 스토리를 분석하고 각자의 의견을 댓글로 남겨주셨는데요. 제작자 입장에서 작품을 둘러싼 다양한 해석이 나오는 상황이 무척 흥미로웠답니다.
이쯤에서 알고 보면 더 재미있는 비하인드 스토리도 살짝 공개할게요. 많은 분들이 고래먼지 촬영 장소에 대해 궁금해하셨는데요. 웹드라마를 위해 별도로 지은 세트장을 비롯해 지하철 운휴 승강장, 강릉 주문진, 제일기획 GT 등 다양한 곳에서 촬영이 진행됐습니다. 특히 황폐화된 2053년의 배경이 된 인천 운염도에 대한 문의가 많았는데 ‘외국에서 촬영한 줄 알았다’며 놀라워하시더라고요.
여기에 꿀잼 포인트 하나 더! <고래먼지> 속에는 또 다른 브랜디드 콘텐츠 하나가 숨어있습니다. 바로 지난달 24일 공개된 삼성전자의 새로운 웹시네마 <별리섬>인데요. 한슬과 기영이 꿈을 찾아 떠나는 길 위에 있는 표지판이 가리키는 곳이 바로 <별리섬>이라는 사실! 제일기획의 성공 노하우로 탄생한 <별리섬> 역시 공개된 후 9일만에 조회수 3000만을 넘기며 순항 중입니다. 삼성전자의 사회 공헌 프로그램인 ‘삼성드림클래스’를 소재로 한 단편영화 <별리섬>도 많이 사랑해주세요! (별리섬 보러 가기)
부정을 긍정으로 바꾸는 힘, 브랜디드 콘텐츠
다시 <고래먼지>로 넘어와서, 새로운 성공 방정식을 찾아 떠난 제일기획의 여정, 결과는 과연 어땠을까요? 2주에 걸쳐 공개된 4편의 고래먼지는 오픈 한 달여 만에 6373만 건의 조회수를 기록하며 화제의 중심에 섰습니다. “웹드라마가 아니라 독립영화네”라는 작품에 대한 감상부터 “이런 새로운 웹드라마가 많이 나왔으면 좋겠다”는 새로운 시도에 대한 평가까지 고래먼지를 둘러싼 누리꾼들의 뜨거운 반응이 이어졌죠. 웹드라마의 성공 여부를 가늠할 수 있는 조회수와 누리꾼 평가 부분에서 좋은 성적을 거둬 무척 만족스러웠어요.
<고래먼지>의 성공적인 결과를 통해 살펴보는 브랜디드 콘텐츠의 성공 방정식, 다시 한번 정리해 볼까요? △평범한 장르&소재는 No! △시청자의 관심을 끝까지 사로잡을 예측 불가능한 결말 △차별화된 스토리텔링과 영상미 △브랜드 TMI 는 이제 그만. 꼭 기억하세요! 오늘 이 자리를 빛내주신 여러분들께 감사드리며, 지금까지 김정길 프로의 10월 제일세미나 후기였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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