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Media Insight 1] TV, 타기팅을 넘어선 도달 그것이 바로 매체의 힘!
광고계동향 기사입력 2018.10.12 02:13 조회 9298
 

광고와 마케팅은 창의적인 사고를 기반한 일련의 정교한 프로세스이다. 이 점에 있어서 마케팅은 전혀 다른 분야로 여겨지는 ‘건축’과도 유사점이 있다. 호주 시드니의 오페라 하우스나 인도의 타지마할은 그 창의적인 결과물의 위 용 앞에 아직도 전 세계인의 감탄을 자아낸다. 그런데 제아무리 독창적인 건축물이라 할지라도 기본적인 물리 법 칙의 틀을 한 치도 벗어나지 않는다. 거센 바람에 무너지지 않으려면 중력의 법칙을 거스를 순 없을 것이니 말이다. 매체 환경과 소비자의 구매 행동 양식이 급변했다 하더라도 외풍에 흔들리지 않는 건강한 브랜드를 구축하기 위해 서는 마케터가 반드시 알아야 할 몇 가지 기본적인 마케팅 법칙이 있다. 예컨대 튼튼한 기초와 골조가 있어야 금박 의 63층 빌딩이든 솜사탕 모양의 건물이든 지어 올릴 수 있듯이 마케팅 플랜 역시 새로움과 창의성에 앞서, 탄탄한 기반이 필요하다는 이야기다. 

이번 미디어 인사이트에서는 디지털 시대에 TV 방송 광고가 어떤 영향력을 발휘할 수 있는지, 더 나아가 TV 광고가 여전히 건강한 브랜드를 구축하기 위한 기반의 역할을 할 수 있는지 고찰해 보고자 한다. 

고객, Heavy Buyers or Non-Buyers
Light Buyers와 Non-buyers의 구매가 많아야 브랜드가 성장한다 

매출이 성장하려면 핵심 고객의 반복 구매보다는 의외의 고객이 어쩌다 구매하는 비율이 늘어나야 한다.  내 브랜드를 구매한 경험이 없는 고객, 내 브랜드를 별로 구매할 것 같지 않은 고객과도 브랜드와의 만남이 이루어지도록 최대한 타깃을 넓게 잡으라는 얘기다. South Australia 대학의 Ehrenberg Bass Institute for Marketing Science는 이러한 주장을 지지하는 학파 중 하나이다. 이들에 의하면
FMCG(Fast Moving Consumer Goods) 뿐만 아니라 금융, 자동차, 서비스업 등 다양한 카테고리에 속한 브랜드를 대상으로 실증적 경험과 실험을 수집한 결과, 브랜드 매출의 60%는 라이트 유저 (Light Users)로부터 온다고 한다. 예를 들어, 코카콜라(Coca Cola) 브랜드의 소비자 중 라이트 유저는 코카콜라를 1년에 2~3번 구매하는 소비자를 말한다. 이들이 1년에 1~2회 더 구매하게 하는 것이 코카콜라를 이미 자주 구매하는 헤비 유저의 소비를 늘리는 것보다 쉽다. 하지만 브랜드마다 라이트 유저를 미디어로써 타기팅하고 그들에게 도달한다는 것은 상당히 어려운 일이다. 이런 경우, 융단폭격식 마케팅은 낭비가 아니라 현실적으로 유일한 대안이 될 수 있다. 최근 P&G처럼 FMCG나 CPG(Consumer Packaged Goods) 상품군에서 매스 마케팅으로의 복귀를 선언하는 브랜드들이 늘어나고 있다. 이런 상품군에서는 충성도(Loyalty)보다 침투율(Penetration)이 중요하다. 

 

미디어, Targeting or Non-targeting
타기팅을 넘어선 도달, 그것이 바로 매체의 힘 

같은 얘기를 다른 각도에서도 설명이 가능하다. 흔히 광고에서 말하는 매체력, 매체파워, 미디어의 영향력이란 무엇을 두고 말하는 걸까? 매체 효과의 지표는 여러 가지가 있지만 가장 중요한 덕목은 ‘도달률’이라고 생각한다. 즉, 해당 광고가 얼마나 많은 사람에게 도달되어 메시지가 전달되었는가 하는 것이다. TV는 요즘 미디어 선정의 결정 요소인 ‘타기팅’이 잘 되지 않는다. 20대 젊은 층을 타깃으로 TV 프로그램을 바잉한다고 해도 40대 시청층이 있을 수 있으며, 50대 이상의 중장년층을 타깃으로 했음에도 10대 시청층이 있을 수 있다. 즉, TV는 ‘포괄’의 미디어이다. 이와는 반대로 디지털 미디어의 강점은 ‘마이크로 타기팅’이다. 인구 프로파일뿐 아니라 지역, 관심사, 리타기팅 등 정교한 타기팅을 가능케 한다. 원천적으로 원치 않는 타깃은 제외가 가능하다. 다시 말해, TV가 ‘포괄’의 미디어라면 디지털은 ‘배제’의 미디어이다. 

여기서 중요한 것은 매체 간의 우열을 가리는 것이 아니라 과연 누가 내 브랜드를 살 것인지를 정확히 알아야 한다는 것이다. 결국은 소비자가 답이다. 앞서 보았듯이 NBD Model 분포에 따르면 대부분의 브랜드는 내 브랜드를 아직 경험하지 않는 고객들이 훨씬 많으며, 중장기적으로 그들을 포섭하는 것이 성장의 핵심이자 지름길이다. 경험한 바에 의하면 많은 브랜드 매니저들이 미디어 타깃을 너무 좁게 잡는 경향이 있다. 기능이 기본을 우선한 오판이다. 샴푸 고객층을 40-50대 주부로만 한정할 필요가 있을까? 30대 싱글남도 샴푸 구매를 한다. 집중력을 높여준다는 영양제를 오로지 고3 수험생에게만 집중할 필요가 있을까? 20-30대에도 공부를 하며 집중력이 절박한 공시생, 고시생도 있으며, 집중력이 떨어지기 시작하는 40대도 얼마든지 구매층이 될 수 있다. 브랜드의 성장을 위해서는 내 고객을 미리 제한할 필요가 없으며 오늘만이 아닌 내일을 위한 고객, 특히 의외의 고객이 브랜드의 가장 중요한 고객이라는 점을 간과해서는 안된다. 잠재 고객에게 최대한 넓게 도달하기 원한다면 ‘포괄’의 미디어인 전통적 TV가 가장 유효하다. IT 첨단 기업인 애플이나 거대 디지털 플랫폼인 구글, 유튜브가 신규 상품이나 서비스를 내놓을 때마다 정작 디지털 광고가 아닌 TV 광고를 메인으로 활용하는 것은 시사하는 바가 크다. 물론 전국 단위의 네트워크로 도달되는 TV는 비용이 많이 든다. 하지만 디지털로 동일한 범위로 도달시키는 것은 애초에 불가능하며 도달 가능하다 하더라도 훨씬 더 많은 비용이 든다. 소비층이 큰 브랜드라면 미디어 별로 CPM(Cost per mille) 을 비교해 보길 바란다. ([그림 3]의 케이스에서 TV CPM은 2,800원으로 디지털 동영상 상품의 CPM 단가를 10,000원으로 하더라도 가격 효율이 3배 높은 결과를 보임)

 

경쟁, Pareto or Long-tail

마지막으로 광고 시장 내에서 나의 브랜드가 누구와 경쟁하는 것인지, 어떤 규모의 시장을 토대로 마케팅 활동을 벌여야 하는지를 명확히 해야 한다. 이제는 개인도 소액으로 디지털 플랫폼을 활용한 광고 마케팅이 가능한 시대이다. 하지만 대부분의 광고 회사가 함께하고 있는 고객은 국내 기업이든 해외 기업이든 전국권 규모의 유통과 판매채널을 가지고 있는 중소 사이즈 이상의 기업이다. 앞선 주장
역시 여기에 기반한다. 서울 경리단길에 새로 개업한 카페를 광고를 하기 위해 블로그와 소셜 미디어를 활용 중인 소상공인에게 TV 집행을 하라고 할 순 없지 않은가. 2018년 상반기에 TV 광고 활동을 진행한 월평균 광고주 수는 400~500개이다(닐슨코리아 데이터 개인 전체 10 GRPs 이상 획득 기준). 이에 비해 동기간 월 이용자 수가 1,800만 명인 페이스북의 국내 광고주 수는 약 5만 개로 추정된다. 네이버 검색광고의 80%는 50만 원 미만의 소상공인 자영업자라고 한다. 즉, TV 광고 시장은 큰 기업들이 경쟁하여 전체 규모를 이끄는 파레토의 법칙(Pareto’s law)이 적용되는 시장이고, 디지털은 롱테일(Long-tail)에 의해 규모가 결정되는 시장이라 말할 수 있을 것이다.

당신의 브랜드가 넓은 고객층을 가지고 있는 큰 브랜드라면 혹은 더욱 성장하기를 원하는 브랜드라면 그에 걸맞은 경쟁을 해야 한다. 브랜드가 앞으로도 브랜드이길 원한다면 롱테일에 의해 착시되는 다수의 흐름에 부화뇌동해서는 안 된다. 최신 미디어와 첨단의 기술만을 좇다간 복잡한 미디어의 그물망 속에 갇혀 길을 잃을 수 있다. 결국 미디어를 잘 활용하려면 기본 중 기본에 해당하는 고객과 경쟁자 그리고 시장 전체를 조망하는 통합적 판단이 필요할 것이다. 


타기팅 ·  TV ·  매체 ·  광고 ·  마케팅 ·  브랜드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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