얼마 전 국내 입점해 화제를 모았던 미국 햄버거 체인점 ‘쉐이크쉑(Shake Shack)’, 타임지 2016년 전 세계 영향력 100인에 선정된 로이 최 씨. 이 둘의 공통점은 무엇일까요? 바로 푸드트럭입니다.
국내 쉑쉑버거 열풍을 일으킨 쉐이크쉑은 처음에는 뉴욕의 푸드트럭으로 출발했고, 로이 최 씨 역시 김치와 불고기를 활용해 만든 ‘한국식 고기 타코’ 트럭으로 LA 명물이 되었는데요. 우리나라에서도 푸드트럭은 2014년 합법화된 이후 수가 급증하며 새로운 외식 트렌드를 만들고 있습니다. 오늘은 푸드트럭의 매력에 대해 알아봅니다.
푸드트럭 3년 사이 1.5배 증가
식품의약품안전처에 따르면 , 합법화된 지 3년만인 지난 3월푸드트럭의 수는 무려 448대까지 증가했습니다. 2014년 3월 전국에 3대에 불과했고, 정식 신고되지 않은 푸드트럭도 3,000대가량 증가했다고 하니 3년 사이 무서운 성장을 했죠.
푸드트럭은 식품을 조리할 수 있는 시설이 완비된 트럭을 운영하는 방식으로, 건물을 임대해 창업하는 방식보다 비용이 저렴합니다. 또, 이동이 가능한 트럭에서 운영하기 때문에 언제든지 원하는 장소에서 운영할 수 있다는 장점이 있죠.
인증 욕구 자극해 20~30대에 인기 UP
김난도의 저서 ‘트렌드 코리아 2018’에서 푸드트럭은 2017 대한민국 10대 트렌드 상품으로 꼽히기도 했는데요. 김난도 씨는 그의 저서에서 ‘푸드트럭 음식은 그거 길을 걷다가 우연히 들려서 먹는 길거리 음식과는 다르다”며 “고급 레스토랑에서 먹을 수 있던 스테이크와 봉골레 파스타, 전복을 이용한 요리부터 멕시코, 태국, 중동 음식까지 독특한 아이디어로 무장해 메뉴는 다양하고 가격은 저렴하다”고 전했습니다.
특히 푸드트럭이 20~30대에서 선호도가 높은 이유에 대해 ‘소셜미디어에 음식 사진 올리기’를 좋아하는 젊은 층 소비자들에게 매력을 어필하고 있기 때문이라 표현했는데요. 세계의 식문화를 집약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닐 만큼 다양한 음식 종류와 맛을 경험할 수 있을 뿐만 아니라 개성 있는 플레이팅과 비주얼, 화려한 트럭 인테리어가 젊은 세대의 인증 욕구를 자극하는 것이죠.
이런 인기에 힘입어 서울시는 2018년 말까지 푸드트럭 800대 이상 확대를 추진하는 등 푸드트럭 활성화에 적극적으로 나서고 있습니다. 마포구의 경우 지난 9월 16일 월드컵공원 내 푸드트럭 거리를 조성했는데요. 등심불초밥, 크레페 등 10대의 푸드트럭이 운영되었습니다.
특히 서초구는 강남역 9번 및 10번 출구 인근 4곳에 푸드트럭 존을 설치했는데요. 이색적인 점은 이 지역 내 노점상을 푸드트럭 및 부스형 판매대로 전환했다는 점입니다. 한국도로공사 역시 고속도로 졸음쉼터 14곳에 푸드트럭 임대를 추진했는데요. 창업자뿐만 아니라 소비자들에게도 반응이 좋습니다.
지역 명물이 된 푸드트럭
푸드트럭의 성장함에 따라 각 지역 명물 푸드트럭이 생기고 있습니다.
서울시가 주관하는 ‘서울 밤 도깨비 야시장’은 지역축제와 푸드트럭이 결합한 형태로 올해로 3회째를 맞으며 지역 명물로 자리 잡았습니다. 총 다섯 개 테마로 여의도 한강공원, 동대문디자인플라자, 반포 한강공원, 청계광장 일대에서 진행되는 밤도깨비 야시장에는 100여 대의 푸드트럭이 참여하는데요.
한강 야경에 푸드트럭의 화려한 조명이 어우러져 운치를 더합니다. 갓 구워낸 와플, 가마솥에서 만든 김치볶음밥 등 음식을 골라 먹는 재미도 있죠. 음식을 기다리는 동안에는 주변에서 각종 공연이 열려 볼거리도 풍성합니다.
전주에는 푸드트럭 ‘그양반네’가 있는데요. KBS 예능 ‘슈퍼맨이 돌아왔다’에도 소개된 ‘수제 어묵 고로케집’입니다. 매일 아침 재료를 손질해 판매하는 점이 특징인데요. 쫄깃한 식감에 바삭한 튀김옷이 잘 어울려 인기가 많죠. 아파트 장터에 다니다가 행사가 있으면 강원도, 부산까지도 운행합니다.
울산에서는 축구장에 가면 스테이크를 먹을 수 있습니다. 울산 지역에서 인기 많은 푸드트럭 ‘놈놈스테이크’ 이야긴데요. 울산현대는 올해부터 푸드트럭을 경기장 매점에 입점시키는 역발상 마케팅을 선보이고 있습니다. 놈놈스테이크 푸드트럭은 고기를 조각낸 큐브 스테이크를 판매하는 곳으로 큰 조각은 8,000원, 작은 조각은 6,000원으로 부담스럽지 않은 가격입니다. 덕분에 스테이크 먹으러 갔다가 축구팬이 되었다는 어린이들도 생겼다고 합니다.
부산에서도 푸드트럭이 새로운 외식 트렌드를 만들어가고 있습니다. 송정 해변 주차장 길에는 밤마다 푸드트럭 행렬이 이어집니다. 이른바 ‘송정 길 카페’로 불리는 곳인데요. 이곳에서 15년 넘게 자리를 지키고 있는 문 카페는 오랫동안 사랑받아온 부산 명물입니다. 메인 메뉴는 소박한 토스트. 주문하면 식빵 1장을 반으로 접은 것을 두 개 주는데요. 인기가 많아 줄을 서서 30분쯤 기다려야 먹을 수 있습니다.
체험형 마케팅까지 푸드트럭의 무한변신
최근에는 푸드트럭 ‘체험형 마케팅’도 시선을 끌고 있습니다. 단순히 음식을 판매하는 역할에 그치지 않고, 기업의 제품을 홍보할 수 있는 툴로 활용하고 있는 것인데요. 기존에는 쿠킹클래스나 쿠킹쇼 등 음식 위주였다면 최근에는 푸드트럭처럼 특색 있는 공간을 마련해 브랜드의 정체성과 스토리를 더 효과적으로 전달하고 있습니다.
닭고기 전문기업 하림은 지난 5월부터 전국으로 제품 체험 및 무료 시식 기회를 제공하는 하림 푸드트럭 캠페인을 진행하고 있습니다. 서울 물순환 시민 문화제, 파주 북소리 등 전국 각지의 축제나 나눔 행사에 참여해 하림의 인기 제품을 현장에서 직접 조리해 맛볼 수 있게 구성했는데요. 특히 집이나 야외에서 간하게 조리가 가능한 하림 ‘춘천식 순살 닭갈비’와 ‘안동식 순살 찜닭’이 반응이 좋습니다. 현장뿐 아니라 하림 자연실록 공식 페이스북 등 온라인에서도 큰 호응을 얻었죠.
CJ제일제당의 경우 한류 문화행사에서 비비고 트럭을 운영하며 K-푸드 및 한국 식문화 알리기에 주력하고 있습니다. 예로, 케이팝 콘서트를 매개로 드라마, 영화 등 한류 콘텐츠에 IT와 패션, 뷰티 등 국내 기업의 제품을 직접 체험하는 ‘KCON 2016 LA’ 비비고 푸드트럭을 통해 여러 외국인들이 비빔밥을 직접 만들어 볼 수 있도록 함을 물론, 만두, 닭강정 등 한국 음식을 맛볼 수 있는 기회도 제공했습니다.
농심 역시 글로벌 시장 공략을 위해 푸드트럭을 활용하고 있습니다. 신라면을 직접 맛볼 수 있는 푸드트럭 ‘신라면 키친카’를 일본에서 운영하고 있는데요. 2013년 시범 운영된 신라면 키친카는 2014년부터 매년 봄·가을에 걸쳐 7개월간 일본 내 주요 도시를 누비고 있는데요. 지금까지 시식행사 총 150여 회, 이동 거리만 10만㎞가 넘는다고 합니다.
그 수는 물론 질적으로도 변화하고 있는 푸드트럭. 앞으로 지자체별로 푸드트럭 존을 더 확충할 전망이라고 하는데요. 그에 따라 맛집 대신 ‘푸드트럭’을 찾아다니며 여행하는 소비자들도 늘어날 거라 예상됩니다. 길거리 음식의 르네상스를 외치는 푸드트럭의 무한 변신에 2018년도에는 소비자들의 오감이 더 즐거워질 것 같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