광고는 시대의 거울이라고 합니다. 그렇기에 2017년 광고트렌드를 살펴보는 것은 올 한해 우리가 어떤 환경에서 어떤 정서를 갖고 살았는 지 살펴보는 일이겠죠.
2017년 한 해 동안 여러분은 어떤 광고가 가장 기억에 남나요? 2017년에는 신기술을 일상생활에 재현한 광고 캠페인부터 YOLO, 1인 가구 등 사회적 흐름이 반영된 광고 캠페인, 귀여운 반려동물이 등장하는 광고 캠페인 그리고 다른 장르와 콜라보레이션을 선보이는 광고 캠페인까지 다양한 광고 캠페인이 많은 사람의 사랑을 받았는데요. 2017년 광고 크리에이티브 업계는 어떤 트렌드로 움직였는지 4가지 주제로 살펴보겠습니다.
#1. Innovation for a better life
첫 번째 트렌드는 ‘Innovation for a better life’입니다. 새로운 기술을 그대로 보여주는 것이 아니라, 소비자의 시각에서 재해석하여 기술이 적용되는 실제 상황을 보여주는 광고 캠페인을 말하는데요. 새로운 기술을 어려운 말로 설명하기보다 기술이 적용된 제품을 사용하면 실제 생활이 얼마나 더 편리해질 수 있을지 직관적으로 보여주고 있습니다.
예로, LG전자 G6의 ‘광각카메라’ 편은 LG전자 G6의 광각카메라와 함께 바르셀로나를 여행하는 모습을 통해 사용성을 강조했는데요. 여행지에서 제품을 어떻게 사용하면 좋을지 자연스러운 상황 속에서 기능을 전달합니다. ‘폭’ 넓은 화면의 스마트폰이 한 손에 들어온다는 ‘폭’ 들어온다는 이중 의미를 살린 ‘손안에 폭넓은 세상’ 카피를 통해 광고가 마무리되며 제품의 특징을 한 번 더 각인시키죠.
LG전자 디오스 얼음정수기냉장고 ‘뜻밖의 진수성찬’ 편 역시 ‘Innovation for a better life’를 잘 보여주는 사례입니다. 당황할 때 몸이 얼음처럼 굳어버린다는 표현에 착안해 재치있는 에피소드를 만들었는데요. 늦잠 자고 일어난 아침, 뜻밖에 차려진 진수성찬에 행복해진 아빠가 묻습니다. “오늘 무슨 날이야?” 알고 보니 그날은 아들의 생일. 당황한 아빠는 얼음처럼 몸이 굳어버리죠. LG전자 디오스 얼음정수기냉장고의 기능을 얼음처럼 굳어버린 아빠의 모습과 연결해 재치 있게 전달하고 있습니다.
#2. 사회상 반영 광고
두 번째는 2017년 주목받았던 라이프스타일인 1인 가구와 YOLO 등의 사회상을 담은 광고 캠페인입니다. ‘You Only Live Once’의 약자인 YOLO는 ‘인생은 한 번뿐, 순간에 충실하자’는 의미입니다. 충동구매와 달리 YOLO라이프를 즐기는 사람은 불확실한 미래에 편승하기보다 바로 지금 나를 충족시켜주는 경험에 소비를 아끼지 않죠.
1인 가구 역시 2017년 사회상을 잘 보여주는 키워드입니다. 최근 우리나라 가구 중 1인 가구가 급속하게 늘면서 구조변화가 일어나고 있는데요. 1인 가구를 타깃으로 하는 1인 시장을 의미하는 ‘1코노미(1인가구+이코노미)’ 역시 빠르게 성장하고 있습니다.
먼저 야놀자 ‘나를 위한 삶, 나를 위한 3’편은 YOLO라이프 트렌드를 잘 보여줍니다. 주 타깃층인 20대와 확실한 공감대 형성을 위해 트렌디한 힙합 뮤지션 그레이와 로꼬를 섭외했는데요. 두 뮤지션이 가진 젊고 역동적인 이미지를 통해 당당하게 자신의 목소리를 내고 삶을 즐기라는 응원 메시지를 담고 있습니다. 특히 카피 ‘3을 즐겨! 삶을 즐겨!’는 발음의 유사성 때문에 메시지 전달력을 높이는 역할을 합니다.
KB국민은행 ‘KB일코노미 청춘패키지’편은 1인 가구의 생활을 그대로 반영했습니다. 여유롭게 인생을 즐기면서도 미래를 착실히 준비해 나가는 혼족의 하루를 뮤직드라마 형식으로 제작했는데요. 2010년 발표된 커피소년의 노래 ‘장가갈 수 있을까’를 개사하여 배경음악으로 활용해 혼남, 혼녀의 장점을 달달하면서도 풋풋하게 그렸습니다.
조금 더 나은 세상을 만들기 위한 생각들을 담은 광고들도 있었습니다. GS칼텍스 ‘마음이음 연결음’ 편과 알바천국 ‘알바선진국’ 편은 감정 노동이 많은 고객 상담원의 마음을 위로하고, 이 시대 알바생들의 권익을 보호하는 광고 캠페인입니다. 먼저 GS칼텍스 ‘마음이음 연결편’은 상담원들의 가족이 상담 연결음을 녹음해 이를 적용함으로써 상담원도 누군가의 소중한 가족이라는 점을 강조했습니다. 알바천국의 ‘알바선진국’ 편은 알바생, 사장님, 손님 모두가 서로를 존중하는 나라가 알바선진국이라는 메시지를 담고 있습니다.
#3. 반려동물을 모델로 한 광고
2017년에는 반려동물 시장이 급성장했습니다. 통계청에 따르면 국내에서 반려동물을 키우는 인구는 지난해 7월 1,000만 명을 돌파했는데요. 광고업계에서도 한 해 동안 반려동물을 등장시키거나 관련 이야기로 공감을 자아내는 광고 캠페인이 자주 등장했습니다. 반려동물을 기르는 가구가 증가함에 따라 광고를 만들 때 주목률을 높일 수 있는 3B(Beauty, Baby, Beast)의 영역이 확장되고 있죠.
LG유플러스, 반려동물 IoT앳홈 ‘자장가의 비밀’ 편에는 귀여운 강아지가 등장합니다. 내용은 반려견을 키우며 겪게 되는 일상의 어려움을 IoT앳홈 서비스로 극복하는 내용인데요. 가령 집에 혼자 있는 강아지를 위해 주인공이 IoT 서비스와 연동된 스마트폰 앱으로 선풍기를 켜주고, TV도 틀어줍니다. 앉아서 조는 것 같으면 외부에서 자장가도 불러주는데요. 이렇듯 반려동물을 키우는 사람이라면 공감할 수 있는 상황으로 LG유플러스의 IoT앳홈 서비스를 효과적으로 전달했습니다.
#4. 다른 장르와 광고의 콜라보레이션
2017년 광고 크리에이티브 마지막 트렌드는 다른 장르와 광고의 콜라보레이션입니다. 콜라보레이션은 단순히 서로 다른 두 개 이상의 브랜드 혹은 장르가 만나 공동의 이익을 취하는 것이 아니라 제품개발, 마케팅 등에 이르는 전 단계에서 종합적으로 협력하는 과정입니다. 2017년에는 다양한 광고 캠페인이 다른 예술 장르와의 콜라보를 통해 몰입도를 높여 큰 호응을 받았는데요.
첫 번째로 LG 시그니처 광고 캠페인은 LG 가전 라인의 최상위 브랜드인 LG 시그니처의 가치를 투영하기 위해 초현실주의 예술장르의 콘셉트를 활용한 광고 캠페인입니다. 상업 광고의 영역을 넘어 예술 작품을 보는 것만큼 신선한데요. 일반적인 가전제품처럼 기능적인 속성을 설명하는 대신 몽환적인 배경음악과 함께 별, 달, 비, 빛의 뮤즈가 냉장고, 세탁기, 공기청정기, TV를 만들어내는 장면을 통해 초현실주의 느낌을 가미했습니다.
두 번째 카카오 음양사 광고 캠페인 역시 뮤직비디오와 가수 아이유와의 콜라보레이션이 돋보이는 광고 캠페인입니다. 음양사는 전설의 식신들을 수집해 자신만의 전략적인 조합을 구성하고 성장시켜 나가는 모바일 역할수행게임(RPG)인데요. 카카오 게임즈는 음양사를 효과적으로 홍보하기 위해 뮤직비디오 형식을 활용했습니다. 내용은 음악 작업 도중 기분전환을 위해 길을 나선 아이유가 신비로운 기운에 이끌려 ‘음양사’의 기묘하고 신비로운 세계로 빠져드는 과정입니다.
트렌드로 살펴본 2017년 광고 크리에이티브, 어떻게 보셨나요? 우리의 삶이 그대로 투영된 사회상 반영 광고와 기술을 효과적으로 재현한 광고 그리고 깨물어주고 싶은 반려동물이 나오는 광고 캠페인과 콜라보레이션으로 우리의 시각을 사로잡았던 광고 캠페인까지 눈과 귀가 즐거웠던 한 해였습니다. 내년에는 또 어떤 광고 캠페인들이 우리의 오감을 자극할지 무척 기대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