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REND & ISSUE] 복합문화공간으로 재생된 폐건축물
석유비축기지에서 문화비축기지로
지난 9월 1일 서울 상암동 월드컵경기장 인근 매봉산 안에 색다른 문화공간이 탄생했다. 이름부터가 문화공간으로서는 이색적인 마포 '문화비축기지'이다. 이 이름은 '석유비축기지'에서 따왔다. '석유비축기지'는 1973년 1차 석유파동 당시 경제위기 등을 대비하고 위급할 때 안정적으로 석유를 공급하기 위해 국가적으로 석유를 비축하는 시설의 필요성이 높아지자 매봉산 자락에 지름 15~38m, 높이 15m의 원통형 비축탱크 5개를 설치하고, 석유 총 6,907만 리터를 저장해 온 1급 보안시설로 일반인 출입이 통제되었던 시설이었다.
하지만 2000년 인접한 장소에 월드컵 경기장이 건설되면서 마포 석유비축기지 내 석유를 모두 경기도 용인으로 옮기 후 기자는 폐쇄되었고 일반인의 기억속에서 점차 사라졌는데, 서울시에서는 출입이 통제된 시설을 시민들에게 돌려주고자 지난 2013년 마스터 플랜을 마련하고 2014년 국제현상설계공모를 통해 친환경 문화복합공간으로 재탄생시키는 안을 선정, 공사를 거쳐 개장한 것이다.
새롭게 조성된 '문화비축기지'는 무려 축구장 22개 크기의 대규모 문화공간으로 석유비축기지에 있던 5개 석유탱크를 재활용해서 각각의 탱크별로 특색을 갖는 전시공간으로 재건된 것이다. 먼저 첫 번째 탱크인 T1은 유리돔 천장이 인상적인 건물로 공연과 전시, 제작 워크숍 위주의 전시공간이다. 인근 T2는 탱크 상부를 야외무대로, 지하 공연장으로 꾸몄으며, T3은 석유 탱크의 원형을 그대로 살려두어 과거와 현재를 잇는 문화비축기지의 의미를 살리고자 했다고 한다.
탱크 천장 구멍에서 들어오는 빛이 인상적인 T4는 음향, 조명 설비를 집중설치하여 공연과 다양한 전시에 적합하며, T5는 이야기관으로 마포'석유비축기지'40년 역사의 상설 전시관으로 활용되고 있으며, 첫 번째, 두 번째 탱크를 해체할 때 나온 자재를 활용하여 새로이 건설한 T6은 회의실, 카페와 정보교류센터로 사용되고 있다.
런던의 관광명소가 된 화력발전소
산업화의 상징인 '석유'를 비축하는 공간간이 탈석유, 탈산업화의 상진인 '문화'를 비축하는 친환경 복합문화공간으로 바뀐 마포 '문화비축기지'와 비슷한 사례는 이미 유럽에서도 흔히 찾아볼 수 있다. 먼저 마크 어빙등이 저술한 '죽기 전에 꼭 봐야 할 세계 건축 1001'에도 소개될 정도로 유명한 영국 런던의 테이트 모던 미술관(Tate Modem Collection)' 사례이다.
2000년 5월 12일 개관한 테이트 모던은 영국 정부의 밀레니엄 프로젝트의 일환으로 템즈 강변의 뱅크사이드발전소를 새롭게 리모델링한 곳에 들어섰다. 뱅크사이드 발전소는 2차 세계대전 직후 런던 중심부에 전력을 공급하기 위해 세웠던 화력발전소로 영국의 빨간 공중전화 박스 디자인으로도 유명한 건축가 길버트 스코트에 의해 지어졌으며 공해문제로 이전한 이후 1981년 문을 닫은 상태였다.
영국 정부와 테이트 재단은 템즈 강변에 자리하고 있으면서 넓은 건물면적과 지하철역에서도 가까운 이발 전소를 현대미술관을 지을 장소로 낙점하고 국제 건축 공모전을 통해 선정도니 스위스 건축회사 헤르조그&드뮤른(Herzog와 de Meuron)이 테이트모던 프로젝트에 참여하게 된다. 약 8년여 간의 공사기간 끝에 지어진 본 건물은 기존의 외관은 최대한 손대지 않고 내부는 미술관의 기능에 맞춰 완전히 새로운 구조로 바구는 방식으로 개조되었다.
총 높이 99m 직육면체 외형의 웅장한 테이트 모던은 모두 7층으로 구성되어 있으며 건물 한가운데 원래 발전소용으로 사용하던 높이 99m의 굴뚝이그대로 솟아 있는데, 반투명 패널을 사용하며 밤이면 등대처럼 빛을 내도록 개조하여 이 굴뚝은 오늘날 테이트 모던의 상징이 되었다. 미술관 건물 자체만으로도 불거리가 된 테이트 모던은 한해 400만명 이상의 관광객이 찾는 런던의 새로운 관광명소가 되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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