요즘엔 VIP보다 VIB(Very Important Baby)가 대세로 떠오르고 있습니다. 전 세계적으로 출산율이 낮아지면서 하나뿐인 자녀를 최고로 키우고 싶은 부모의 심리가 강해지고 있기 때문이죠. 덕분에 왕자나 공주처럼 귀하게 대접받는 아이를 뜻하는 ‘골드 키즈’라는 신조어가 생기기도 했는데요. 부모의 지갑을 열게 하는 ‘골드 키즈’를 공략한 광고 캠페인 3편을 통해 더 자세히 살펴보겠습니다.
우리 아이의 위대한 첫걸음마, ‘압타밀 : One Giant Leap’
That’s one small step for a man, one giant leap for mankind.
닐 암스트롱이 세계 최초로 달에 첫발을 내디뎠을 때 했던 말입니다. 달에 착륙했던 그 발걸음으로 인류는 새로운 역사를 쓰기 시작했으니 위대한 도약(One Giant Leap)이라는 표현이 딱 들어맞죠?
이색적인 것은 독일 분유 회사 압타밀의 광고 캠페인 제목 역시 One Giant Leap이라는 점이에요. 아이 분유를 광고하는 영상에 ‘위대한 도약’이라는 제목이 어쩐지 거창하게 느껴지는데요. 영상을 한 번 자세히 볼까요?
영상에는 볼을 마구마구 만지고 싶을 만큼 포동포동한 아이들이 등장합니다. 아직 자기 의지대로 걷지 못할 만큼 어린아이들이지만 하나같이 위대한 위인처럼 웅장한 모습인데요. ‘Helps lay the foundations for your child’s firsts.’라는 문장으로 마무리되는 압타밀의 광고 캠페인! 소비자 자녀의 ‘처음’을 위해 최선을 다하겠다는 의지가 골드 키즈를 둔 부모의 마음을 울리는 듯합니다.
엄마들의 꿈 벤츠 유모차, ‘스토케 : Designed to be close’
골드키즈와 더불어 최근 각종 미디어에 자주 등장하는 단어는 ‘웰본(well-born)’ 인데요. 단순히 아이의 성장 과정뿐만이 아니라 임신했을 때부터 각종 투자와 지원을 아끼지 않는 현상을 말합니다. 국내에서 유모차계의 벤츠로 불리는 스토케의 ‘Designed to be close’ 광고 캠페인 영상은 이 웰본 현상을 잘 보여주고 있는데요. 특히 영상 도입부가 심장 박동이 들리는 듯한 초음파 이미지로 시작한다는 점이 인상적입니다.
영상은 엄마가 임신한 순간부터 아이가 태어나 함께 성장해가는 일상의 순간들을 따뜻한 감성으로 표현하고 있는데요. 특히 아이와 눈을 마주치고, 아이와 엄마의 살이 맞닿는 순간을 집중해 보여줌으로써 브랜드 철학인 아이와의 교감을 강조하고 있습니다.
아이와의 교감을 중시하는 브랜드 철학 때문일까요? 아니면 유명 배우가 스토케 유모차에 아이를 태운 모습이 공개되어서일까요? 스토케 제품 중 가장 잘 알려진 유모차의 경우 국산 유모차의 수십 배 비싼, 100만 원이 훌쩍 넘는 금액이지만 판매 수익이 꾸준히 늘고 있다고 합니다. 브랜드의 철학 그리고 명품이라는 타이틀이 아이에게 최고의 것만 해주고 싶어 하는 부모의 지갑을 열게 하는 것 같습니다.
남다르게, 특별하게 입힌다, ‘H&M : Back To School 2016’
아이 한 명을 위해 엄마, 아빠는 물론 양가 할아버지, 할머니 그리고 삼촌 등의 8명의 친척이 지갑을 연다는 에잇 포켓. 아동복 시장이 경기 불황에도 성장세를 기록하는 것은 내가 사고 싶은 것에는 허리띠를 졸라매면서도 우리 아이, 손자, 조카 옷 살 때는 기꺼이 주머니를 여는 에잇 포켓이 있기 때문입니다.
영화 ‘스텝 업’의 한 장면을 연상시키는 이 영상에서 아이들은 힙합 음악에 맞춰 ‘스웨그’ 넘치게 춤을 추고 있습니다. 격정적인 안무만큼 아이들을 스타일리시하게 만드는 것은 ‘스웨그’가 뿜어져 나오는 옷!
영상에서 아이들이 입고 있는 옷은 H&M의 키즈라인으로 2016년 가을 신학기를 맞이해 출시된 Back to school입니다. 기존에는 ‘아동복’하면 눈에 확 튀는 알록달록한 원색과 화려한 무늬가 떠올랐지만, H&M의 키즈라인은 성인 스타일에 가까운, 모던하면서도 세련된 스타일로 그 편견을 완전히 무너뜨립니다. H&M의 이 광고 캠페인은 감각적이고 트렌디한 스타일을 선호하는 젊은 엄마들의 심리를 잘 공략한 광고 중 하나로 평가됩니다.
내 아이 하나만큼을 남부럽지 않게 키우고 싶은 부모의 심리를 공략한 압타밀, 스토케, H&M의 광고 캠페인 잘 보셨나요? 출산율 감소와 웰본 등의 사회 현상이 지속되는 한 앞으로도 골드 키즈를 공략한 다양한 광고를 만날 수 있을 것으로 기대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