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도경영에 대한 공식적인 견해는 크게 세 가지다. 첫째 ‘정직’으로, 원칙과 기준에 따라 투명하게 일하는 것, 둘째 ‘공정한 대우’로, 모든 거래관계에서 공평하게 기회를 제공하고 공정하게 대우한다는 것, 셋째 ‘실력을 통한 정당한 경쟁’으로, 정정당당하게 경쟁해 이길 수 있는 실력을 배양해야 한다는 것 등이다.
광고에 대한 직접적인 제약이나 견제가 과거보다 심해지고 있기 때문에 새로운 광고영역을 개척하기 위한 노력이 활발해지면서 그 대안으로 BTL이 주목받고 있다. 이벤트•전시•스폰서십•PPL•CRM•DM•PRM 등의 활동을 펼치면서 미디어를 매개로 하지 않는 대면 커뮤니케이션 활동을 ‘BTL(Below the Line)’ 활동이라고 할 수 있다. BTL이 관심을 모으고 있는 이유는 다양하다. 우선 고객들이 점차 세분화되고 있기 때문이다.
막대한 영향력을 가진 주요 매체를 중심으로 다양한 고객층을 공략하는 ATL과는 달리, 타깃 고객층을 세분화해서 공략하고 이들에게 어필할 수 있는 커뮤니케이션 방식으로 접근하는 것이 BTL의 가장 큰 특징이다. 이와 더불어 고객들이 능동적으로 참여와 경험을 즐기게 되면서 고객에게 참여의 기회를 적극 제공하는 것도 고객들에게 크게 어필하고 있는 요인 중 하나다.
ATL의 한계?
이처럼 최신 트렌드에 보다 부합하는 BTL이 주목을 받는 것은 사실이지만, ATL과 BTL의 구분은 의미가 없어지고 있다. 무엇보다 통합 마케팅 커뮤니케이션(IMC)이 대두되면서 ATL과 BTL이 서로 다른 영역에서 다뤄지는 것이 아니라, 하나의 목표를 위한 통합된 마케팅 전략으로 인식되고 있는 추세이기 때문이다.
주요 매체를 통한 광고활동의 위력에 대해서는 굳이 설명하지 않아도 될 것이다. 지난 수십 년에 걸쳐서 ATL의 광고효과는 명백하게 입증되었기 때문이다. 과거에 비해서는 그 영향력이 줄었다고 하지만, 지금까지도 주요 히트상품들은 ATL을 통해 다수 배출되고 있다. 특히 유행에 민감하고 남들의 시선을 중시하는 국내 고객을 염두에 둘 경우 여전히 ATL의 효과는 건재하다고 볼 수 있다.
하지만 ATL은 근본적으로 몇 가지 한계점을 내재하고 있다. 우선 ATL을 위해서는 막대한 자원이 소요된다는 점이다. 투자할 수 있는 자본과 자원이 적은 브랜드의 경우에는 ‘그림의 떡’일 수밖에 없다. 세분화된 고객욕구에 맞춰 소수를 위한 브랜드나 제품 출시가 늘어나는 상황에서 각각의 개별 브랜드에게 모두 막대한 자원을 할당하기란 쉬운 일이 아니다.
또한 브랜드가 일단 인지된 이후에는 광고효과를 기다릴 수밖에 없다. 빠른 피드백과 참여의 기회를 원하는 요즘 소비자들의 생리와는 맞지 않는다. 마지막으로, 타깃으로 하는 고객층이 한정된 경우에는 지나친 비효율을 초래하는 것도 한계점으로 지적되고 있다.
그렇다면 소비자 및 비즈니스 환경변화, 그에 따른 ATL의 한계점으로 인해 광고업계에서 새로운 대안으로 떠오른 BTL은 어떠한가? 현재 국내 광고업체들도 적극적으로 BTL 활동을 전개하고 있다. BTL이 ATL의 일방향 커뮤니케이션의 한계를 보완해 줄 수 있기 때문이다. 또한 소비자 통합 마케팅 커뮤니케이션의 출현이나 참여의식이 높은 소비자들의 등장도 BTL 활동 증가의 원인이 되고 있다. 결국 광고계에서는 마케팅 패러다임의 무게 중심이 ATL에서 BTL로 이동하고 있는 추세는 부인할 수 없을 것이다.
BTL에 대한 2가지 관점
사실 ATL과 BTL의 커뮤니케이션 목표는 크게 다르지 않다. 궁극적으로는 브랜드에 대한 화제성으로 주목과 관심을 강화하려는 것이다. 그러나 조금 더 세분해서 보면 목적은 분명히 다르다고 할 수 있다. ATL은 브랜드의 인지도•선호도 제고를 위해 도달을 높여 폭탄 같은 역할을 하는 것이 주요 목적이라면, BTL은 비록 도달은 낮더라도 주요 타깃에게 브랜드에 대한 충성도를 높이려 하는 것이라 구분 지을 수 있을 것이다.
이러한 점에서 광고적인 관점에서의 BTL과 PR 관점에서 바라보는 BTL은 또 다른 양태일 수 있다.
광고에서 바라보는 BTL은 ATL의 보조적인 역할 또는 컨버전스로서 ATL 캠페인을 더욱 화제성 있고 주목도 높게 가져가는 것이라 할 수 있다. 그래서 광고적인 관점에서 BTL하면 특수매체의 활용, 프로모션 등을 우선적으로 떠올린다.
나이키는 기존 와이드컬러의 평면성과 천편일률적인 제작방식을 개선하기로 결정했다. 지하철 2호선과 역사라는 대중성을 바탕으로 기존 와이드컬러를 걷어내고 쇼케이스(Show-Case)라는 이름으로 명명된 새로운 매체를 개발함으로써 주목률 극대화와 퍼블리싱 효과를 창출했다. 강남역과 이대역 등 역사에 따라 ‘나이키 에어’, ‘나이키 우먼’으로 컨셉트를 설정하고 실제 제품 전시와 동영상 표출을 통한 임팩트 있는 메시지 전달을 시도했다.
또한 P&G의 위스퍼는 ‘아시아 지역에서 처음으로 집행하는 옥외광고’라는 대의명분 아래 신제품 출시와 발맞추어 여대생을 타깃으로 무료 샘플링 행사를 실시했다. 신촌역과 이대역 사이의 거리를 타깃 지역으로 해서 이대역사의 와이드컬러와 스크린도어 등의 일반 매체, 그리고 거리 배너라는 개발 매체를 동시에 게첨했다. 이는 샘플링 시점에 제품의 붐업을 꾀하겠다던 의미가 담겨져 있었다.
ATL과 BTL의 컨버전스 마케팅 성공사례 또한 눈여겨 볼만하다. 아디다스의 경우 글로벌 월드컵 마케팅 캠페인인 ‘+10’을 진행한 바 있다. 팀 정신과 팀워크를 주제로 한 이 캠페인에는 데이비드 베컴, 미하엘 발락, 지네딘 지단 등 내로라하는 축구 선수들이 대거 참여했다. ‘+10’은 선수 1명과 그의 팀을 의미하며, 이들이 최선을 다했을 때 불가능도 뛰어넘을 수 있다는 스포츠 정신을 강조하고 있다.
국내에서는 이호와 김남일이 이벤트와 광고에 등장했는데, 케이블TV 스포츠 채널에 방영된 2분 정도의 광고는 프로모션 고지와 브랜드 구축 의지모두를 담고 있다. 이처럼 ATL과 BTL의 컨버전스를 활용한 광고는 다양한 매체로의 확장이 가능하고, 중복 투자를 피해 광고 캠페인을 효과적으로 전달하는 데 매우 유용하다. 특히 디지털 미디어가 발달하면서 다양한 채널 및 형태를 활용한 인터랙티브 광고는 ATL과 BTL의 통합, 즉 통합 마케팅 커뮤니케이션을 더욱 활성화시킬 수 있게 한다.
반면 PR적인 관점에서 BTL은 우선 언론매체 및 일반 소비자에게 궁금증 및 화제성을 일으켜 단기간 내 그 브랜드에 대한 화제를 제고하는 데 초점이 맞춰져 있다. 예를 들자면 너무나 유명한 TU 스테이션 캠페인을 볼 수 있다.
지난 2002년 월드컵 기간 중 SK텔레콤이 전 국민적인 응원열풍을 활용했던 ‘비 더 레즈 (Be The Reds)’ 캠페인은 PR식 BTL 마케팅의 성공사례로 꼽힌다. 이 캠페인을 통해 SK텔레콤은 공식 스폰서 이상으로 막대한 마케팅 효과를 거둘 수 있었다.
월드컵이 끝나고도 젊은이들이 많이 다니는 지하철역에서 래핑 광고와 뉴비틀 차량 래핑광고를 통해 TU 런칭을 가두 홍보하는 캠페인을 진행했다. 지하철역 래핑과 차량래핑이라는 신개념 BTL 활동과 더불어, 홍보모델을 활용한 갖가지 체험 프로모션이 결합되어 고객들과의 현장접점에서 BTL 마케팅을 성공적으로 전개할 수 있었던 것이다. 물론 이 BTL의 성공은 ATL 캠페인으로까지 연장되어 BTL로부터 ATL로 컨버전스컨버전스한 사례로 이야기할 수 있다.
메르세데스-벤츠는 7억 원 상당의 수퍼 럭셔리 자동차인 마이바흐의 한국시장 런칭 캠페인에서 일체의 매스마케팅을 집행하지 않았다. 그 대신 퍼블리시티, 소수 가망고객의 체험과 상담을 위한 런칭 파티, 기존 고객 및 VIP 대상의 다이렉트 마케팅, 전담 상담사원제 등을 활용해 최초 판매목표를 훨씬 상회하는 성과를 이루어냈다.
한편 스포츠 스타와 스포츠 경기의 스폰서십을 활용하는 스포츠 마케팅 또한 BTL의 대표적인 활동 중의 하나이다.
3년 전 GS건설은 FC서울의 유니폼 후원을 통해 ‘박주영 신드롬’에 의한 마케팅 효과가 500억 원에 이를 것으로 추정했으며, LG전자의 경우 ‘박주영폰’의 개발과 가전제품 후원 등의 활동을 전개한 바 있다. 이처럼 PR적인 관점의 BTL은 언론매체에 노출이 될 수 있는 화제성을 우선시 하는 점에 있어서 광고적 관점의 BTL과는 다소 다른 차이를 보여준다.
오늘도 BTL은 진화중
BTL 마케팅이 새롭게 주목받고 있지만, 앞서 언급한 바와 같이 ATL과 BTL을 애써 구분하기보다는 이 둘을 어떻게 조화시키는가가 중요해지고 있다. ATL이 과거에 비해 그 영향력이 줄어들었다고 해도 지금까지도 주요 히트상품들은 ATL을 통해 다수 배출되고 있다.
특히 유행에 민감하고 남들의 시선을 중시하는 국내 고객은 여전히 ATL의 효과는 건재하다고 볼 수 있다. 그래서 ATL과 BTL의 컨버전스를 통해 두 개 혹은 그 이상의 커뮤니케이션 활동을 통합하는 것이 관건으로 떠오르고 있는 것이다.
광고효과도 높일 수 있을 뿐만 아니라, 빠르게 변화하는 소비자 및 비즈니스 환경변화를 반영할 수 있기 때문이다. 또한 광고적인 관점의 BTL과 PR적인 관점의 BTL도 역시 애써 구분할 필요는 없을 것 같다. 앞에서 예를 들었던 ‘Be The Reds’ 캠페인이나 나이키 캠페인 등은 이 사실상 이 영역의 구분마저 의미 없게 만들었는지도 모른다.
브랜드에게 있어 가장 중요한 것은 일방적으로 타깃에게 메시지를 전달하는 것이 아니라, 얼마나 효과적으로 커뮤니케이션을 하여 새롭게 들리고 보이고 지속적으로 화제를 만들 수 있느냐 하는 것이기 때문이다. 그것이 브랜드의 진부화를 막고 롱런하게 만드는 방법이라면 영역의 구분보다도 훨씬 앞선 목적이기 때문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ATL은 무엇인가 울타리에 갇혀 있는 듯한 느낌이라면, BTL은 그 영역이 한없이 확장되고 지속적으로 새로운 무엇인가가 나오면서 궁극적으로 ATL을 넘어설 것 같은 예감이 드는 것만은 막을 수 없다.
현석준 | (주)애드젠앤파트너스 대표 / sj0426@hanmail.net 한양대 신문방송학과 졸업 후 Washington Stste Univ. 수료. 오리콤 브랜드전략연구소, 광고전략본부장, 프로모션 본부장 등을 역임했다. 현재 마케팅 커뮤니케이션 전문회사 애드젠앤파트너스 대표.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