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6 칸 라이언즈 참관기
글 김재우 TBWA Korea 미디어 본부 미디어플래닝 1팀 팀장
‘2016 칸 라이언즈 페스티벌’이 지난 6월 18일부터 25일까지 8일간 프랑스 칸에서 열렸다. 제63회를 맞이한 이번 축제에는 24개 카테고리에 4만3,000여 작품이 출품되어 수상의 영광을 위해 치열한 경쟁을 펼쳤고 축제 참여 인원도 1만5,000여 명이 넘어 역대 최대 흥행 기록을 세웠다고 한다.
글 김재우 TBWA Korea 미디어 본부 미디어플래닝 1팀 팀장
‘2016 칸 라이언즈 페스티벌’이 지난 6월 18일부터 25일까지 8일간 프랑스 칸에서 열렸다. 제63회를 맞이한 이번 축제에는 24개 카테고리에 4만3,000여 작품이 출품되어 수상의 영광을 위해 치열한 경쟁을 펼쳤고 축제 참여 인원도 1만5,000여 명이 넘어 역대 최대 흥행 기록을 세웠다고 한다.
칸 미디어 라이언즈 부문의 심사위원으로 생애 처음 이번 축제에 참여하게 된 나는 심사를 위해 본격적인 행사가 시작되기 3일 전인 15일에 칸에 먼저 도착했다.
내가 심사위원으로 참여하게 된 미디어 부문에는 우리나라에서 출품된 30개 작품을 포함 총 2,986개 작품이 출품되었고 그중 오직 3% 미만인 84개 작품만이 6월 22일에 열린 칸 미디어 라이언즈 시상식 행사에서 수상의 영광을 누릴 수 있었다.
칸 미디어 심사위원은 나를 포함 총 36명으로 아시아에선 한국, 일본, 인도 3명만이 참여, 아시아의 경제와 인구 규모를 대변하기엔 아직 역부족이지 않을까 싶었다.
현재 전 세계 광고, 마케팅 업계에서 경험하고 있는 디지털을 중심으로 급격한 미디어 환경 변화는 이번 칸 미디어 라이언즈에 출품된 작품 속에서도 그대로 반영되어, 테크놀로지/데이터와 미디어 크리에이티브의 접목, 융화가 가장 큰 화두가 되었다. 심사 도중 많은 심사위원들이 “이번 캠페인에서 미디어는 어디 있는 거야”라고 서로에게 질문을 던졌고 그 질문에 대한 답은 칸 미디어 라이언즈에 출품된 미디어 크리에이티브들의 아래 4가지 키워드에서 바로 찾아볼 수 있었다.
1. Invention = Media
언제쯤인지 정확이 기억나진 않지만 나이키 퓨얼밴드(Nike+Fuelband)가 나왔을 때의 충격을 모두 기억할 것이다. ‘스포츠 브랜드에서 전자기기를 선보이다니…!’ 이번 칸 라이언즈에도 이러한 각 브랜드·기업들의 Invention이 두드러졌다. 맥주를 만든 원료의 부산물을 갖고 바이오 연료를 만들어 판매한 맥주 브랜드(DBBReweries- Brewtroleum), 학교 부근에 가면 아이의 목소리로 전환되는 GPS 내비게이션을 만든 보험 브랜드(If Insurance - Slow Down GPS), 그리고 환경 보호를 위해 보통 비닐로 만들어지는 맥주캔 홀더를 야생 해양 동물들이 먹을 수 있는 소재로 개발한 맥주 브랜드(Saltwater Brewery - Edible Six Pack Rings). 그들의 공통점은 그들이 소비자에게 전달하고 싶은 커뮤니케이션 메시지를 이러한 Invention을 통해 소비자가 직접 느끼고 공감하게 했다는 점인 것 같다. 바로 그들의 Invention이 광고 메시지이자 곧 미디어가 된 것이다.
2. VR(Virtual Reality) is Now and Here
2015년도에도 많은 칸 미디어 라이언즈 출품작들이 새로운 테크놀로지와 접목된 미디어 크리에이티브 를 선보였다고 하는데 2016년에 특히 주목할 테크놀로지는 VR(Virtual Reality)이었던 것 같다. 특히, 칸 페스티벌 기간 동안 삼성전자가 행사장 주변에 설치한 VR 체험존이 특히 심사위원 및 참가자들로 하여금 VR을 하나의 대세 트렌드로 느끼게 해준 것 같다. 이러한 VR 테크놀로지를 미디어 크리에이티브에 잘 녹여낸 캠페인 중에 으뜸은 스쿨버스를 타고 어딘가 일반 수업 여행을 떠난다고 믿는 순진한 어린 아이들에게 갑자기 펼쳐지는 ‘화성탐사의 꿈’을 가상현실로 보여준 ‘Lockheed Martin - The Field Trip To Mars’이었다. 그리고 미디어 부문 수상작은 아니지만 가짜 VR을 착용한 소비자에게 가상현실이라고 속이고 실제 스포츠카 시운전의 짜릿함을 전달한 Jaguar- ‘Actual Reality’도 역발상이란 관점에서 눈의 띄었다. 이들의 공통점은 ‘신기술을 우리가 최초로 사용했어요(심사 때 너무 많은 작품들이 똑같이 기술을 ‘최초’라고 주장을 해서 오히려 차별화에 실패!)’라기 보다는 오히려 크리에이티브 아이디어를 주인공으로 살리고 신기술은 조연으로 활용한 작품들이라는 것이다.
3. Data Creativity
데이터라고 하면 왠지 딱딱하고 지루한 것이라 크리에이티브와는 먼 것이라고 생각이 되지만 이번에 출품된 작품들 중 이러한 편견을 깨고 데이터를 크리에이티브 아이디어 근원으로 활용, 실시간(Real-time)으로 소비자와 호흡하는 작품들이 많았다. 그중 대표적인 작품이 호주 오페라 하우스(The Sydney Opera House - #ComeOnIn)캠페인이었다. 누구나 공감하겠지만 인스타그램, 페이스북 등 SNS의 인기로 인해 사진 찍기와 셀카가 대세인 요즘 시드니 대표 관광 명소인 오페라하우스는 99%의 방문자가 외관만 사진으로 담고 내부로는 들어오지 않는 이슈가 있었다. 이러한 소비자들을 대상으로 특수 소프트웨어를 활용, 방금 전 오페라하우스의 사진을 인스타그램에 올린 타깃에게 실시간(Real-time)으로 오페라하우스의 안을 구경 오라는 1:1 동영상 메시지를 전달하는 캠페인을 펼쳤다.
또 다른 데이터를 미디어 크리에이티브에 활용한 케이스가 캐나다의 할인점 매장인 Mark의 The Colder it Gets이라는 캠페인이다. 추운 겨울 날씨로 유명한 캐나다의 할인점 브랜드인 Mark는 추운 날 매장 방문을 꺼리는 소비자의 마음을 돌리기 위해 캠페인 기간 그날의 날씨 데이터를 활용, 다양한 미디어채널에 마이너스 온도가 바로 그날의 할인율(%)로 표시되는 미디어 크리에이티브를 선보였다.
4. Inventive Collaborations
요즘 시대는 융합과 이종 결합의 시대인 것 같다. 잘 결합된 협력 아이디어는 정말 뛰어난 미디어가 될 수 있음을 이번에 출품된 많은 칸 미디어 라이언즈 작품들이 보여주었다. 가장 대표적인 것은 The Art Institute of Chicago의 Van Gogh Bnb 캠페인이었다. 반 고흐의 작은 작품전시회를 여는 The Art Institute of Chicago는 에어비앤비와 협업을 통해 반 고흐의 1888년 작품 <Bedroom>과 똑같은 모습의 방을 만들고 이 방을 에어비 앤비를 통해 실제로 소비자에게 판매 대여해주는 캠페인을 펼쳤다. 예술 이라는 전통이 새로운 디지털 플랫폼과의 작은 협업으로 얼마나 효과적 인 미디어를 창출해 냈는지를 여실히 보여줬다.
반대로 점점 그 힘을 잃고 있는 전통 매체의 대표인 신문과의 협업이 눈에 띄는 광고 캠페인도 있었다. 브라질의 한 커피 브랜드는 커피의 신선함을 소구하기 위해 브라질 한 신문사와의 협업으로 다음날 발행될 신문지의 1면 비주얼을 제품 패키지에 그대로 활용 배달함으로써 오늘 생산한 신선한 커피라는 메시지를 소비자에게 강력하게 소구하는 미디어 크리에이티브를 보여주었다.
마지막으로 2016년 칸 미디어 라이언즈 분야에는 국내에서 30개의 작품이 출품되었고 그중 1개의 작품만이 shortlist(HYUNDAI MOTOR GROUP -Going Home)에 포함되었다. 지난 몇 년간의 국내 작품 성과에 비교해서는 조금은 아쉬운 결과를 보였다.
2016년은 아쉽지만 2017년엔 대한민국 미디어 크리에이티브가 새로운 도약을 맞이하는 한 해가 되기를 기약해 본다.
올해 처음 칸 광고제 미디어 부문 심사위원으로 참여하셨는데요. 소감 한 말씀 부탁드립니다.
광고인으로서 늘 마음속에 ‘내가 참여한 캠페인으로 칸에서 수상하는 것’에 대한 동경이 있었는데 심사위원으로나마 참여하게 되어 아직은 부족하지만 마음에 위안을 받을 수 있었습니다.
2016 칸 광고제에 출품된 미디어 크리에이티브를 대표하는 키워드가 있다면 무엇일까요? 올해 출품작들의특색이 무엇인지 궁금합니다.
참관기에서 언급한 4가지 키워드가 아닐까 싶습니다. 특정 미디어보다는 미디어와 테크놀로지·데이터를 어 떻게 융합했는지를 많은 출품작들이 보여줬고 최종 수상작들은 크리에이티비티와 테크놀로지의 밸런스를 잘 맞춘 작품들 이었던 것 같습니다.
우리나라 미디어 크리에이티브와 해외 크리에이티브와의 가장 큰 차이점은 무엇이라고 보시는지요? 그리고 우리나라만의 강점은 무엇인가요?
많은 해외 미디어 크리에이티브는 미디어 중립적인 하나의 Bold한 아이디어를 바탕으로 다양한 미디어를 이 아이디어를 중심으로 엮어내는 노력을 많이 보인 반면, 우리나라 미디어 크리에이티브는 아직까진 특정 한 매체 중심의 아이디어 아니었나 생각됩니다. 우리나라만의 강점은 빠른 테크놀로지 습득력과 먼저 시도하려는 도전 정신이라 생각됩니다.
칸 광고제에서 다양한 미디어 크리에이티브를 접하셨을텐데요. 앞으로 미디어 크리에이티브가 어떤 방향으로 발전해나갈 것이라고 예상하시는지요?
기존 미디어에 대한 정의 및 경계가 더욱 더 허물어지고 여러 가지 새로운 테크놀로지와 실시간(Real-time) 데이터, 그리고 오디언스 바잉 중심의 프로그래매틱 바잉이 디지털에서 다른 미디어 영역으로 확대되는 등 더욱 더 기술·데이터가 인간의 크리에이티브 아이디어에 접목, 융합되는 시대로 발전해 나갈 것 같습니다.
추가적으로 하시고 싶은 말씀 있으시면 부탁 드립니다.
칸 미디어 라이언즈에 한국 에이전시의 출품작 및 수상작들이 상대적으로 적었던 것 같습니다. 많은 관심이 필요하고 또한 에이전시 내 TV·동영상 중심의 아이디어 개발 노력이 아닌 미디어 중립의 통합된 아이디어 개발 작업 노력이 더 필요할 것으로 보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