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pecial Issue] 모바일 최적화를 지향하는 패션 시장
한국광고총연합회 기사입력 2016.02.19 12:00 조회 23933

이현학 한국패션협회 크리에이티브커뮤니케이션팀팀장
- 성균관대학교 의상학과(학사)
- 성균관대학교 경영전문대학원MBA(석사)
- 現 상명대학교 특임교수
- 前 LG패션 근무(1998~2009)

모바일 최적화를 지향하는 패션 시장

2016년 국내 패션업계는 해외 시장 공략, 차별화된 상품 개발, 수익성 개선 등 3대 핵심 과제를 표방한다. 이를 통해 2010년 이후 수입 럭셔리 제품과 글로벌 SPA 브랜드의 공세 속에서 한국 패션기업들이 반전의 계기를 만들어낼지 주목되는 부분이다.

대기업을 비롯해 성장 여력이 있는 주요 업체들을 중심으로 한국 스타일 즉, K-패션에 대한 관심이 점차 높아지는 한류 열풍을 발판 삼아 적극적인 해외 진출을 모색하고 있는 가운데 삼성물산 패션 부문은 2016년 자체 SPA 브랜드 에잇세컨즈를 중국에 진출시키는 한편, 중국 최고 전자상거래 업체인 알리바바와의 협력을 통해 온라인 판매 사업에도 나선다고 선언하였다. 2000년 초반 진출하여 중국에서 7,000여 개 의류 매장을 운영하고 있는 이랜드 그룹은 2016년부터 현지에서 복합쇼핑몰 사업에도 진출해 다양한 국내 패션 브랜드를 중화권에 본격적으로 유통할 기반을 마련했다.

정보기술(IT)을 결합한 상품 차별화와 유통 혁신도 화두가 될 전망인데, 이미 LF는 리뉴얼한 온라인·모바일 채널을 통한 매출이 전체 매출의 상당 부분을 확보하고 있고 코오롱FnC와 성주그룹 등은 오프라인 매장에 각종 디지털 기술을 결합해 차별화된 쇼핑 환경을 조성하는 ‘옴니채널’ 전략에 공을 들이고 있다. 또한, ‘스마트 슈트(이른바 현빈 슈트)’로 국내 패션 시장에 웨어러블 제품을 성공적으로 상품화시킨 삼성물산 패션 부문은 갤럭시에 이어 빈폴, 엠비오 등으로 의류에 IT를 결합한 이색 상품을 다양하게 확대 출시하여 ‘웨어러블’ 제품 시장을 선도하고자 한다. 성장세가 주춤해진 아웃도어 부문은 라이프스타일을 화두로 디자인과 기능을 차별화한 새 브랜드들을 통해 지속적인 시장 장악력을 유지하려고 한다.

하지만, 온라인·모바일커머스가 생활화된 지금의 소비 환경에서 기존 오프라인 채널과 제조업 중심의 성장 모델을 갖춰온 국내 패션기업들은 전통적인 패션 유통 채널인 백화점의 매출 하락과 가격 경쟁력 열세에 따른 잦은 세일, 그리고 이로 인한 수익률 감소의 악순환을 겪고 있는 것이 현실이다. 이에 기업들은 현재 모든 산업의 변화 방향에 따라, 기존 비즈니스 모델을 소비자의 변화에 맞춰 재정비해야 하는데, 소셜네트워크(SNS) 등의 디지털 마케팅 활동을 통해 자체 옴니채널(온라인-모바일-오프라인)로 유도하여 소비자 접점 확보 기반의 ‘지속적인 관계’ 형성 노력이 매우 중요하다고 말할 수 있다.

2015년 시장의 변화 포인트

활기차게 출발했던 2015년 국내 패션 시장은, 2014년 세월호 사태와 같은 6월 메르스(MERS, 중동호흡기증후군) 사태 여파로 이미 상당 부분 내수 시장의 큰 축을 차지한 중국인 관광객인 유커(旅客)의 발길이 끊어지며, 더욱더 어려움을 겪은 한 해였다. 특히, 전통적으로 패션 부문 주요 채널이던 백화점 유통이 온라인, 아울렛 유통으로 고객을 빼앗겨오던 가운데 일제히 F&B 중심으로 매장 리뉴얼을 단행하여 국내 패션기업들의 기존 오프라인 유통 판로는 더욱 좁아지는 상황이다. 또한, 경계 없는 소비의 상징인 해외 직구는 패션 제품을 중심으로 더욱 확대되고, 역으로 국내 유통 채널에서의 가격 인하까지 영향을 미치고 있는 실정이다. 소비자는 이미 온라인을 넘어 모바일로 구매하는데 익숙해져 가는 상황이고, 이 모든 변화의 중심에는 플랫폼 기반의 핀테크(Fintech) 혁명이 촉발한 기본 가치의 변화가 내재되어 있다. 특히, 전 세계적인 소셜네트워크(SNS)의 파급력은 이제 ‘바로 구매(Buy Now)’ 버튼까지 장착하며 커머스 시장의 큰 변혁을 몰고 올 예정이다. 이제 2016년 국내 패션기업들은 대중매체를 통한 전통적인 광고·홍보 등의 마케팅 활동에서 모바일·소셜미디어(SNS) 최적화된 옴니채널 체제에 기반한 디지털 마케팅으로 전환해야 하는 현실을 인식하고 행동해야 하는 시대가 도래했다.



한국 패션 시장의 규모 및 복종 부문별 변화

2014년 한국 패션 시장은 2013년 대비 3.1% 상승한 55조 원 규모(판매가 기준, 부가세 포함)로 여전히 충분히 매력적이다. 하지만, 2015년까지 최근 3년간 평균 성장률 예상치는 2.4%로 성장세가 점차 둔화되고 있는 상황이다. 복종별로 보면 2010년 이후 한국 패션 시장을 견인하고 있던 아웃도어 부문이 2014년 8조 원에 가까운 시장 규모 확대로 정점을 기록한 이후 하락세가 본격화되고 있는데, 이는 한동안 이어진 아웃도어 라이프 열풍이 세월호와 메르스 사태를 겪으면서 대외적으로 화려한 옷차림을 자제하고 단체 활동이 위축된 데 원인이 있다.

또한 한때 꼴불견 한국인 해외 관광객들의 상징으로까지 보도되던 아웃도어 착장에 대한 소비자들의 피로도 증대도 크게 작용했을 것으로 판단된다. 주요 아이템인 덕다운 파카나 패딩재킷을 팔아야 하는 겨울 시즌이 따뜻해진 탓에 재고가 쌓이는 등의 어려움도 더욱 가중되고 있다. 결국, 성숙된 아웃도어 시장에서 다수의 브랜드 간 과도한 가격 경쟁 및 재고 누적의 폐해가 본격적으로 나타나고 있다고 판단된다. 특히, 빅 모델을 내세운 아웃도어 브랜드 TV 광고는 마케팅 비용 과다로 인한 수익 감소의 원흉으로 지적되어 2016년에는 대부분의 광고 예산의 20~30% 감소가 예상된다.



이러한 아웃도어를 대신하여 부상하고 있는 것이 골프와 스포츠 복종 부문이다. 한동안 자취를 감췄던 골프웨어는 젊은이들을 중심으로 스크린 골프가 인기를 끌면서 더욱 화려하고 젊어진 스타일로 제시되어 유통망에서 성장세를 주도하고 있다. 그리고 전 세계적인 ‘몸 가꾸기’ 열풍에 힘입어 젊은 여성을 중심으로 한 애슬레저(Athleisure, Athletic과 Leisure의 합성어) 인기에 요가용 레깅스에 스포츠 재킷을 입는 스타일링이 여성들의 기본적인 외출복으로 등장하기도 하였다. 국내에서도 피트니스 열풍에 힘입어, 2015년 여름 최고의 인기 아이템으로 부상한 래시가드(Rash Guard, 자외선 차단과 체온을 보호하는 기능을 동시에 갖춘 수상 스포츠용 의류)를 비롯하여 스포티즘의 영향을 받아 아웃도어의 빈자리를 스포츠 브랜드들이 채워가는 분위기다.

한편, 계속되는 불황의 여파는 승승장구하던 글로벌 SPA에도 예외가 없는데, 금융감독원에 따르면, 국내 패션 시장에서 ‘자라’는 2013년 매출 성장세가 11.5%에서 2014년 4.6%로 급감하더니 같은 기간 영업이익도 118억 원에서 -80억 원으로 뚝 떨어져 급기야 한국 진출 6년 만에 첫 영업 적자를 기록했다고 밝혔다.

또한, 2011년과 2012년 69.4%, 42.4%의 높은 매출 증가율을 보이던 ‘H&M’ 역시 2013년 들어서는 36.3%, 2014년 12.8%로 주춤하더니 영업이익이 같은 기간 62억 원에서 34억 원으로 하락하였다. 이는 글로벌 SPA 브랜드들의 제품의 사이즈 스펙이나 컬러감이 한국인 소비자와 다른 이유가 가장 크고, 최근 젊은 소비자층의 지갑이 더 얇아지면서 이들 브랜드의 가성비가 다른 SPA나 온라인 제품에 비해 떨어지기 때문으로 분석된다. 그나마 베이직한 아이템으로 무장한 ‘유니클로’는 8월 회계연도마감(2014.9.1~2015.8.31) 기준 매출이 전년 대비 25% 신장한 1조 1,169억 원을 기록해 성장세를 유지했고, 영업이익은 45% 증가한 1,564억 원, 순이익은 47% 증가한 1,194억 원을 각각 기록했다.

스포티즘 열풍 및 새로운 소비자 공략
 
여가 시간이 늘어나고 건강에 대한 관심도가 높아지면서 가벼운 운동을 즐기는 사람들이 점차 늘어나고 있는데, 일상복과 운동복을 넘나드는 이러한 ‘애슬레저룩’이 2016년에 각광을 받을 것이라는 전망이다. BC카드가 신용카드 빅데이터를 활용한 2016년 소비 트렌드 키워드로 ‘슈퍼 피트니스’를 뽑았는데, 전 연령에 걸쳐 헬스클럽, 의료용품, 건강식품 등 건강 관련 카드 사용 건수 증가율이 2014년 대비 2015년에 20% 이상 늘어났다고 발표했다. 특히, 20~30대의 건강 분야 평균 카드 결제 금액이 전년 대비 14.7% 늘어나 젊은 층의 건강에 대한 관심도가 빠르게 증가한 것으로 분석되었고 패션업계도 ‘슈퍼 피트니스’ 소비자들에게 초점을 맞춰 새로운 카테고리를 추가하거나 트렌디한 디자인의 애슬레저룩을 선보이고 있으며, 아웃도어와 캐주얼 브랜드에서 이 영역에 진입하고 있는 것으로 분석되고 있다.

이러한 분위기에 이어 2016년에도 스포츠 업계는 여성을, 화장품 업계는 남성을 주요 소비자 타깃으로 하는 이른바 ‘역(逆)발상’ 마케팅이 활발할 전망인데, 글로벌 스포츠 브랜드 아디다스는 ‘운동하는 여성'이 증가하고 이들이 비용을 아끼지 않는 추세가 나타나면서 2016년을 ‘여성의 해’로 선포하고 아예 메인 광고 캠페인의 주인공을 여성으로 내세우고 있다. 특히, 여성은 다양한 제품을 구매해 번갈아가며 스타일링하는 ‘적극적 소비층’이라는 점이 스포츠 업계가 주목하는 부분이라고 할 수 있다.

반면, 주요 소비층 분포도가 여성에게 쏠려 있던 화장품은 새 활로를 남성에게서 찾고 있는데, ‘그루밍족(Grooming族)’이라는 신조어가 보여주듯 남성들이 점차 패션과 뷰티 부문의 새로운 소비자로 등장하고 있다. 이에 아모레퍼시픽과 LG생활건강은 남성 전용 라인을 강화하여 신상품 라인을 출시하였고, 이러한 변화를 일찍 간파한 외국 화장품 업체들은 특히 아시아 남성들을 위한 라인이나 여성과는 다른 남성 피부 타입 등 다양한 세일즈 포인트를 적극 활용하여 활발하게 마케팅을 진행하고 있다.



중국 의존도 상승 및 직구 시장의 확대

2015년 6월 전국을 강타했던 메르스 사태는 연말까지 모든 소비 부문에 영향을 미쳤다. 실제, 2015년 백화점 여름 정기세일 매출은 2014년 동일 기간에 비해 3%대로 소폭 상승했는데, 2014년의 세월호 사태에 의한 영향을 감안하면 예년보다 훨씬 밑도는 수준임을 알 수 있다.

특히 중국 관광객으로 붐볐어야 할 명동, 홍대 등 주요 상권은 한산하였고, 중국 관광객들을 위해 준비된 대부분의 행사는 목표치의 반도 달성하지 못하는 등 그동안 알게 모르게 중국 의존도가 점차 상승해왔음을 여실히 보여줬다. 특히 2000년도 온라인 쇼핑몰의 등장 이후, 2013년도 대한민국 총 소매 판매 형태에서 온라인(모바일 포함) 거래 규모가 오프라인 거래

모바일 최적화 환경에서 결국은 콘텐츠의 싸움

2016년도 패션 시장 이슈인 온라인·모바일 유통도 오프라인 유통이 생성과 소멸을 거듭하며 세분화되는 과정을 거쳤듯 세분화, 전문화 단계에 이미 돌입했고 현재 해외 진출도 온라인을 통해 진행되고 있다. 특히, 2015년 12월 20일 한·중 자유무역협정(FTA)이 공식 발효됨에 따라 중국 역직구 시장은 이제 확장일로에 놓이게 됐다. 중국전자상거래연구센터는 중국 역직구 시장이 2013년 13조 원에서 2015년 106조 원, 오는 2018년도에는 400조 원을 넘어설 것으로 전망하고 있는데, 한·중 FTA를 통해 최대 18%의 관세가 단계적으로 철폐되고 700달러 이하의 상품은 원산지증명서 제출 의무가 사라져 통관 배송 기일이 단축되는 등 쇼핑 환경도 크게 개선될 것으로 예상되기 때문이다.

또한 본격적인 핀테크(Fintech) 시대의 도래에 따라 중국, 일본, 한국 등의 온라인 결제 방식이 일원화되는 ‘싱글마켓(Single Market)’이 현실화될 수 있다는 전망 속에 플랫폼을 누가 장악하느냐가 관건으로 대두되고 있는 상황이다. 알리바바와 아마존닷컴으로 대변되는 메이저 기업들은 그동안 축적된 빅데이터를 기반으로 한 데이터 테크놀로지 기술로 그 장악력이 한층 고조될 것으로 보인다. 여기에 최근 각종 O2O(Online to Offline) 서비스와 옴니채널까지 실현하며 오프라인 진출에도 속도를 내고 있는데, 실제로 2015년 7월 모바일 쇼핑 거래액은 2013년 이후 처음으로 2조 원대를 넘어섰고, 전체 온라인 쇼핑 거래액 중 모바일 쇼핑 거래액 비중도 2014년도 31%에서 46.1%(3/4분기 기준)으로 증가했다.



이렇듯 국내 시장이나 중국 역직구에서 국내 패션기업들이 성공하기 위해서는 좋은 콘텐츠 확보를 기반으로 플랫폼을 장악할 필요가 있다. 소비자 대상의 디지털 마케팅 즉, 소셜 미디어 마케팅을 통해 모바일, 온라인, 오프라인 매장 등의 자사 유통 채널로의 연결을 유도하는 과정에서 ‘리타겟팅’(광고주 사이트 방문 이력이 있는 이용자에게 광고 노출) 광고 기법을 이용해 마케팅 효과 측정 체계를 구축하고 쌓인 데이터를 기반으로 고객의 반응을 분석하는 고도의 전략이 필요하다.

그러나 무엇보다 더 중요한 것은 콘텐츠 제작 역량이다. 이제 기업의 미디어 기능이 점차 중요해지고 있는 상황이다. 이에 국내 패션기업에게도 소비자들의 정보 탐색 활동을 분석하고 선호하는 콘텐츠와 자사 브랜드 이미지, 상품을 어떻게 연결할 것인가를 진지하게 연구하는 몰입(沒入) 과정을 통해 지속 가능하고 대체 불가능한 기업으로 거듭나는 노력을 끊임없이 해야 하는 숙제가 남아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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