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은 보행인구가 적고 자가용을 이용하는 국민이 많기에 옥외광고 매체 중에서도 야립 옥외광고( 빌보드 )가 발달하였다. 미국의 야립 옥외광고는 미국 운수부 연방 고속도로국이 연방법인 ‘고속도로미화법’을 기준으로 규격과 디자인을 관리하고 있다. 최근엔 디지털 야립 옥외광고가 급증하고 있는 추세이다.
글 _ 오소혜 해외통신원( 미국 듀크대학 경제·통계 통합 석사연구생 )
1. 서론
미국 내에서 야립 옥외광고는 빌보드( Billboard )로 불리며, 옥외광고 미디어 형식 중 가장 영향력이 높은 매체 중 하나이다. 야립 옥외광고는 주요 도로 상에 설치로 설치된 빌보드도 있다. 현재 미국 내에서는 알래스카( Alaska ), 하와이( Hawaii ), 메인( Maine ), 버몬트( Vermont ) 주를 제외한 모든 주에서 야립 옥외광고 설치가 허용되고 있다.
2. 디자인 관리제도 및 내용 규제
1) 야립 옥외광고 디자인 관리제도
미국 내의 모든 옥외광고는 연방법 및 주법으로 관리된다. 연방정부 소속 옥외광고 디자인 관리 기관은 미국 운수부 연방 고속도로국( US Department of Transportation Federal Highway Administration )이며 연방법인 ‘고속도로미화법’( Highway Beautification Act )으로 주간 고속도로( Interstate Highway ) 상의 야립옥외광고의 규격과 디자인을 관리한다. 연방 고속도로국의 야립 옥외광고 설치규격 및 디자인 관리 규정은 표 1과 같다.
미국 각 주는 자체적으로 옥외광고 관련된 법률을 제작하여 연방법과 함께 시행하고 있으며 대부분의 주의 경우, 주 도로교통관리국( State Department of Transportation )에서 옥외광고 디자인을 관리한다. 미국 뉴욕주의 경우, 뉴욕주 도로교통관리국( New York State Department of Transportation )에서 실시하는 뉴욕주 사인 프로그램실( New York State Sign Program )에 의하여 야립 옥외광고가 관리되고 있다. 뉴욕주 사인 프로그램실에서는 연방법과 주법( Highway Law Section 52, 86, 88 )에 의거한 주 내 옥외광고 행정 시행령 17 NYCRR Part 150을 제작 및 배포한다.
미국은 각 지자체 마다 조금씩 다른 야립 옥외광고 디자인 관리 기준을 가지고 있으나 뉴욕 주의 경우 미국 내 중심 도시 중 하나인 뉴욕시( City of New York )가 위치하고 있는 만큼 관광객이 많은 지역 특색을 고려한 야립 옥외광고 디자인 관리가 이루어지고 있다. 뉴욕시의 야립 옥외광고 디자인 관리 기준은 아래와 같다.
· 뉴욕시의 야립 옥외광고를 설치할 경우, 허가 가능한 최대 면적은 1200 square feet, 가로 길이는 30 feet이며 세로 길이는 60 feet임
· 뉴욕시 내의 주간 고속도로 및 기타 주요 고속도로에서 옥외광고물 및 간판 간의 간격은 500 feet 이상이어야 하며, 분기점, 정차구간 및 인포메이션 센터로부터 500 feet 이상 떨어져서 설치되어야 함
· 뉴욕 도시 지역에서는 영업장 외 옥외광고물 및 간판 간의 간격이 100 feet 이상이 되어야 함
뉴욕시에서는 1940년대부터 운전자의 안전 및 미관풍치를 위하여 간선도로( Arterial highway )의 200 feet 내 및 도시 주요 공원 시야의 1/2 에이커( acre ) 내에는 야립 옥외광고 설치를 규제해오고 있다. 그러나 1990년대 말 이후 옥외광고 사업자들이 야립 옥외광고 설치를 통한 큰 수익을 얻음으로써 높은 벌금을 물고서라도 주요 지역에 야립 옥외광고를 설치하기 시작하였다. 이에 뉴욕 시 정부는 하루에 벌금 부과 상한선을 2만 5,000달러까지 상향하였지만, 옥외광고 사업자들은 시정부를 상대로 행정 소송을 거는 등의 방식을 통해 벌금 배상을 늦추거나 회피하고 있는 실정이다.
최근 디지털 야립 옥외광고( 디지털 빌보드 ) 도입이 활발한 시카고시가 위치한 일리노이 주의 경우, 상업 지구에 설치한 야립 옥외광고에 다음과 같은 규정이 있다.
· 야립 옥외광고 설치 시, 허가 가능한 최대 면적은 1200 square feet, 가로 길이는 30 feet, 세로 길이는 60 feet임( 일리노이 주법 Section 6.01 of the Act )
· 거주 인구수가 200만 명을 초과하지 않는 지역의 경우 야립 옥외광고 면적은 800 square feet 초과 금지( Section 6.01 of the Highway Advertising Control Act of 1971 [225 ILCS 440/6.01] )
· 야립 옥외광고는 양면으로 설치될 수 있고 V자 형태로 설치될 수 있으나 그 사이의 각도가 90도를 넘는 것은 금지( Section 6.01 of the Act )
· 주간 고속도로나 주요 고속도로 500 feet 내에는 야립 옥외광고 설치 금지
· 기존에 허가받은 야립 옥외광고를 보는 운전자의 시야를 제한하는 새로운 야립옥외광고는 설치될 수 없음( Section 6.03( b ) of the Act )
한편, 미국은 현재 빠른 속도로 야립 옥외광고의 디지털화가 진행되고 있다. 이에 따라 디지털 야립 옥외광고에 대해 미 연방 고속도로관리국( FHWA )는 2007년에 ‘영업장 외 디지털 옥외광고 가이드라인’( Memorandum ; Guidance on Off-Premise Changeable Message Signs )을 마련하여 운영 및 관리하고 있다. 가이드라인은 기존 ‘고속도로미화법’의 적용 범위 확대를 위해 디지털 옥외광고를 ‘Changeable electronic variable message signs’( CEVMS )로 정의하였고 및 이에 따른 기준을 수립하였다. 가이드라인에 따라 각 주의 도로교통국에서 도로변 등 영업장 외 지역의 디지털 옥외광고 설치 허용 여부를 결정하도록 하고 있다.
주 도로교통국에서 디지털 야립 옥외광고 설치를 허용할 경우 기존의 연방정부와 해당 주 간 협정에 위배되지 않고, 광고 메시지 표시 기간, 메시지 변경 주기, 밝기, 규격, 장소 등에 관한 규정을 제정하도록 하였다. 또한 주간 고속도로 및 기타 주요 도로 상에 위치한 디지털 야립 옥외광고의 경우 플래시 라이트를 사용하거나 움직임 혹은 간헐적으로 밝기가 변하는 조명을 사용하는 디지털 야립 옥외광고는 설치를 금지하였다. 디지털 야립 옥외광고 관련 설치 가이드라인은 표2 와 같다.
현재 미국의 36개의 주에서는 디지털 야립 옥외광고 설치 시, 붉은 조명, 밝기가 변화하는 조명 사용 금지하고 있으며, 29개 주에서는 신호등 등의 도로교통 통제기기 시야를 가리거나 영향을 줄 가능성이 있거나 주간 고속도로 및 주요 도로에서 500 feet 이내에는 디지털 야립 옥외광고 설치를 금지한다. 이와 함께 미국 옥외광고 협회( Outdoor Advertising Association of America; OAAA )는 디지털 야립 옥외광고 설치 시 기존 옥외광고와 같은 설치 규격을 따를 것을 권고하고 있다.
2 ) 야립 옥외광고 내용 제한
야립 옥외광고를 포함한 모든 광고물 내용은 소비자 보호( Consumer Protection )를 목적으로 연방 통상위원회( Federal Trade Commission )의 관리를 받는다. 연방법 중 ‘Truth in Advertising’ 조항에는 모든 광고는 진실 되어야 하고, 잘못된 방향으로 여론을 호도하지 않아야 하며, 과학적 근거를 지녀야 함이 명시되어 있다. 연방통상위원회는 특히 소비자의 건강과 생활에 직결되는 음식, 식재료, 일반의약품, 건강보조제, 주류, 담배, 첨단 전자기기, 인터넷에 관한 광고를 중점적으로 모니터링 한다.
특히 어린이들을 대상으로 하는 광고의 경우, 미국연방광고심의위원회( National Advertising Review Council ; NARC )에서 설립한 자가규제( Self-Regulation ) 단체인 Children’s Advertising Review Unit( CARU )에서 만 12세 미만의 유아들에게 유해하다고 판단되는 옥외광고에 대해 연방 광고심의위원회에 조정 조치를 요구하게 된다.
야립 옥외광고를 포함한 모든 간판( Signage )은 소비자 보호법에 위반되지 않는 선에서 미국 헌법의 표현의 자유 원칙( Free Speech Principle )에 따름과 동시에 법의 내용중립성( Content Neutrality of Law )에도 위배되지 않아야 한다. 예를 들어 옥외광고에 낙태를 반대하는 메시지를 제한하는 것은 법의 조항 중 내용 중립성에 위반되는 사항이다. 표현의 자유 원칙과 내용 중립성은 미국사회 내에서 매우 중요시되는 가치이기 때문에 옥외광고 사업자들은 두 원칙을 지키며 이에 맞는 내용의 옥외광고를 설치하고 있다. 야립 옥외광고 내용 규제와 관련하여, 미국 볼티모어 시의 경우 1997년 공연장 및 경기장 등의 몇몇 지역을 제외한 모든 공공장소에 설치된 야립 옥외광고에서 담배 관련 광고를 금지하였다. 또한 1998년 캘리포니아 주 오클랜드 시에서는 거주지역, 학교 주변지역, 교회, 데이케어센터 등의 시설물 근처에 설치된 야립 옥외광고에서 모든 주류 관련 광고를 금지한 사례가 있다.
한편, Caroline Nowlin이 작성한 ‘A glance at Texas’s Billboard Regulation and Why All roads Lead to Compromise‘에 의하면 최근 야립 옥외광고 내용을 제한하는 주법이 법의 내용중립성에 위반하는 것이 아님을 주 의회가 스스로 증명해야 하는 판례들이 생겨남에 따라 텍사스 등을 비롯한 미국 각 주들은 광고물의 내용 제한 을 완화하고 있는 추세이다.
2011년 11월 17일, 미국 애리조나( Arizona ) 주 법원은 Scenic Arizona( 애리조나 소재 옥외광고물 반대 단체 )와 피닉스시( City of Phoenix ) 정부와의 소송에서 Scenic Arizona의 손을 들어주며 주 및 연방 도로상의 디지털 빌보드 설치가 불법이라는 판결을 내렸다. 피닉스시의 주요 연방 및 주 도로 위에 설치된 디지털 빌보드는 8초에 한 번씩 점멸하는 LED 백라이트를 사용하여 설치되었고, Scenic Arizona는 이러한 빌보드 설치가 ‘고속도로미화법’의 빌보드 디자인 관련 규정에 어긋나므로 설치를 허가해준 피닉스시 정부에 소송을 제기하였다. 이에 빌보드의 소유주인 아메리칸옥외광고사( American Outdoor Advertising, Inc ; AOA )와 피닉스정부는 점멸 조명 사용이 아닌 밝기가 다른 다수의 광고 화면의 전환으로 인한 것이라고 주장하였지만, 애리조나주 법원은 항소심에서 이를 점멸 조명의 사용이라고 최종 판결 내렸다. 이 판결 결과에 따라 아메리칸옥외광고사의 빌보드는 불법 옥외광고물로 분류되어 철거되었다.
3. 결론
미국에서는 연방법과 주법에 따라 야립 옥외광고 디자인을 관리한다. 연방법인 ‘고속도로미화법’은 주간 고속도로 상의 야립 옥외광고 길이, 높이, 면적을 규제하고, 각 주에서는 이를 바탕으로 지역의 특성에 맞는 디자인 관리방안을 만들어 운영한다. 또한 최근 들어서는 연방고속도로관리국의 디지털 옥외광고 가이드라인에 따라 야립 옥외광고에 디지털화를 하고 있다. 미국은 우리나라와 달리 보행인구가 적고, 자가용을 이용하는 국민이 많다는 점에서 옥외광고매체 중 야립 옥외광고( 빌보드 )가 발달하였고, 이에 관련한 디자인 관리 규정도 높은 수준에 있는 것이 사실이다. 한편 유동 보행인구가 많고 지역의 특성이 미국과 다른 국내에서는 앞서 조사된 미국 야립 옥외광고 디자인 규정 중 국내 실정에 맞는 부분에 한하여서만 참고해 야립 옥외광고 디자인 규정을 만들어야할 것이다.
참고문헌
?미국 운수부 홈페이지 www.dot.gov
?미국 연방 고속도로 국 홈페이지 www.fhwa.dot.gov
?뉴욕주 교통관리국 17 NYCRR(New York Codes, Rules and Regulations, Title 17)
?미국 연방 고속도로국 디지털 옥외광고 관련 가이드라인(Guidance on Off-premise Changeable Message Signs), U.S Department of Transportation, Federal Highway Administration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