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Media Insight 1] 잠시 미디어를 잊으셔도 됩니다
글 | 이상수 펜타브리드 광고마케팅그룹 IA본부 본부장/실장
※ 이 글은 박종익 펜타브리드 IA본부 선임과 공동 정리한 것임을 미리 밝힙니다.
지난 5월에서 인터넷미디어를 바라봤고 경험했던 관점과 AISAS를 통해 캠페인 설계의 중요성에 대해 이야기해 보았습니다. 그리고 오늘 전혀 다른 이야기를 해 봅니다. 잠시 우리가 알던 미디어를 잊으셔도 좋습니다!
올해 6월, 광고인들이 주목하는 축제 칸 광고제가 있었습니다.
저는 광고는 어떠한 잣대로도 결코 심사의 대상이 될 수 없고 오직 시장에서 검증될 뿐이기에 광고의 무대는 칸이 아니라 소비자의 마음속에 있다라는 광고 선배님들의 말씀을 가슴에 새겨 왔었습니다. 그래서 칸 광고제의 수상작은 글로벌 크리에이티브 선수들의 아이디어를 감상하거나 감탄하는 차원에서 바라보는 편입니다.
어쨌든 광고제 기간 동안 제가 몸담고 있는 펜타브리드에서도 ‘이 캠페인은 기발하다, 저 캠페인은 과거 유니클락처럼 원형이 될 만큼 독창적이다’ 등 다양한 이야기가 오고 갔습니다. 그런데 어떤 당돌한 후배가 이런 말을 하더군요. “무슨 상이 이렇게 많아!”라고요. 그 얘기를 웃어 넘기던 어느 날, 다음 글을 보게 됩니다.
Awards Have Become Meaningless and Reveal State of Industry
(Advertising Age에 실린 런던의 에이전시 'Tomorrow Group'의 CEO Tom Goodwin의 글)
톰 굿윈(Tom Goodwin) 씨는 5년 전에 비해 2배로 늘어난 17개의 Award Category에 대해 ‘최악이다’라는 극단적인 표현을 써가며 날카롭게 비판합니다.
그는 왜 비판의 날을 세웠을까요?
NIVEA THE PROTECTION AD를 예로 이야기 해보겠습니다. 아시다시피 이 캠페인은 2014 칸 광고제 모바일 부문에서 그랑프리를 수상했습니다.
아이가 있는 분들은 쉽게 공감할 내용인데요. 많은 인파 속에서 아이를 혼자 놀게 내버려두면 대부분의 부모들은 혹시 아이를 잃어 버릴까 걱정을 합니다. 그래서 CCTV처럼 쉴 틈 없이 아이들의 일거수일투족을 쫓아 다닙니다. 니베아는 이러한 Slice of life를 소비자 인사이트로 규정하고 일광욕에 집중할 수 있도록 아이를 지켜주는 실시간 아이 지키기 캠페인을 진행합니다. 위치추적 센서가 달린 블루투스 팔찌를 만들어 잡지를 통해 나눠주고 실시간으로 위치를 확인할 수 있는 모바일 앱을 통해 아이의 위치를 확인할 수 있게 합니다. 광고의 새로운 용도를 만들어 준 것이죠. 이후 캠페인의 스토리를 바이럴 필름으로 제작, 유튜브 등의 영상미디어와 SNS 등을 통해 확산되고 이 영상을 본 소비자는 더 많이 활용하고 참여하게 된다는 일련의 프로세스를 그려볼 수 있습니다.
그렇다면 이 캠페인은 모바일, 아웃도어, 인쇄, TV, 필름, 이노베이션, 다이렉트 중 칸 광고제의 어느 카테고리에 속할까요? 주지했다시피 모바일 부문에서 그랑프리를 수상했습니다만 어느 카테고리로 정의할지 참 난감하고 어렵습니다.
부문별 구분이 너무 난감하여 칸 국제광고제 공식 출품안내를 보았는데요. 전통적 수상부문을 제외하고 몇몇 부문은 이해하고 구분하기가 다소 어렵더군요. 마치 바뀐 광고와 미디어 환경에 대한 이해가 없이 만들어진 상 같기도 하고요.
저와 비슷한 생각을 갖고 있는 톰 굿윈은 자신의 글에서 인쇄잡지광고를 타블렛으로 보고, TV광고를 스마트폰에서 보는 등 현재의 미디어 소비행태에 비춰볼 때, 과거의 규정된 미디어 형식에 얽매이고 있는 업계 행태에 대해 비판하고 있습니다.
이러한 일이 칸 광고제에서만 일어날까요? 광고주 OT에서 TV광고, 인쇄, 옥외미디어에서 유튜브, 페이스북 등 SNS 등까지 미디어 범위는 확장되었으나, 아직도 대부분 광고를 대량 투하하여 인지도와 호감도를 높인다는 직선적인 미디어 접근에서 벗어나지 못하고 있습니다.
한마디로 박웅현 씨가 그의 책 여덟 단어에서 말했던 ‘Idea First, Media Follow’의 반대인 ‘Media First, Idea Follow’가 바로 우리들의 업계 일상입니다. 어떻게 보면, 인지도나 선호도가 광고목표의 전부라 주장하는 업계의 오래된 관행에 그 문제가 있다고 봅니다. 이러한 비판적 시각에 대한 자세한 설명은 광고정보 2008년 8월호와 9월호에 연재되었던 모질게 쓰는 광고기획론(저자 서재근)을 읽어봐 주시기 바랍니다.
우리는 잠시 미디어를 잊어야 합니다. 우리가 타겟 오디언스라고 부르는 그들은 한 개 미디어만 이용하지 않으며 모든 미디어를 자유롭게 넘나들며 통합적으로 이용합니다. 광고에 집중하지도 않고, 광고를 우리가 원하는 대로 사용하지 않습니다. 궁극적으로 우리는 소비자이기 전에 사람입니다.
그렇기에 미디어를 확정하고 아이디어를 내는 것이 아니라 소비자가 아닌 사람 철수의 생활 속에서 인사이트를 찾아내고, 문제를 규정하고 이를 해결할 아이디어와 미디어를 찾아야 합니다. 한마디로 ‘Media Neutral’한 접근이 그 어느 때보다 적극적으로 필요한 시대가 아닐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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