듣고 싶은 이야기, 하고 싶은 이야기
자막 : 젊은 청년에게 두산이 하고 싶은 열 한 번째 이야기
남NA : 말 재주가 뛰어나지는 않지만, 그리 멋을 내지도 않지만, 늘 함께 있고 싶은 사람이 있다면 그 사람은 아마 행복한사람일 것입니다. 즐겁고 행복한 사람은 같이 있는 사람들을 행복하게 만들어 주니까요. 행복한 사람만큼 곁에 두고 싶은 사람은 없습니다. 사람이 미래다 두산
벌써 11번째다. 2009년부터 꾸준히 써 내려온, 젊음에게 띄우는 편지가 계속되고 있다. 젊음은 당연히 아파야 하는 시기도 아니고, 무작정 방황해야 하는 때도 아니다. 비록 20대의 취업률이 전년대비 2.6% 감소하고 8만개의 일자리가 사라졌다고 해도 ‘내 힘들다’는 그들에게 ‘다들 힘내’라고 북돋아주는 캠페인, 이 땅에 하나쯤은 있어야 한다. 광고에서는 말 재주 보다는, 멋 보다는 함께 하는 행복의 가치를 말하고 있다. 원씬 원 컷과 화면의 톤 앤 무드, 내레이션 등의 일관성을 잘 지켰다. 다만, 이제는 하고 싶은 이야기를 들려주기 보다는, 하는 이야기를 들어주는, 진정한 소통이 광고로 그려졌으면 한다.
자막 : 대한민국에서 아줌마로 산다는 것
남 : 아빠 출근한다 아줌마 자냐? 맨날 자냐
남아 : 아줌마 자냐?
여 : 어?
CM song : 아줌마~ 아줌마~ 아줌마~ 아줌마~
남 : 아줌마 또 자?
여 : 허허허허
남NA : 풀려라 오천만 풀려라 피로
남 : 내가 다 알지
남NA : 박카스 건강을 지키는 동아제약
남 : 사랑한다
여 : 어허
20대 다음으로 할 말이 많은 분들이 바로 ‘대한민국 아줌마’가 아닐까? 남들이 볼 때는 그저 할일 없이 채널서핑 하는 것으로 보이지만 이분들이야 말로 가족들 뒷바라지에 아이들 학업까지 일당백 슈퍼맘들이다. 온 가족의 평화를 지키고 오천만의 피로를 풀려면 누구보다 먼저 챙겨야 할 대한민국 아줌마! ‘내가 다 알지’ 이 한 마디와 박카스가 그 피로를 대신할 것이다. 과거 발표되었던 한 논문에서 ‘빅 브랜드의 경우 스몰 모델’로 광고를 만들라는 시사점을 본 일이 있는데, 박카스의 경우 이러한 함의를 잘 따르고 있다. 브랜드 자산을 활용하기 위해서 시대의 화두나 사회적 관심을 브랜드의 쟁점으로 삼는 것은 여전히 옳은 것 같다.
남 : 진짜 술자리 진짜 사나이
남NA : 잔 부딪히기 보다 눈 마주치고 싶습니까? 술병 기울이기 보다 이야기에 귀 기울이고 싶습니까?
남 : 에?
남NA : 사건사고 가까이 하기보다 사람 가까이 하고 싶습니까?
남 : 우리모두 시작 합시다. 좋은 술자리를 만드는 절주 습관 (다함께)
NA : 사 / 남 : 사람을 위해 다함께
NA : 나 / 남 : 나를 위해 다함께
NA : 이 / 남 : 이 만큼만 진짜 사나이
남NA : 술보다 술자리가 좋은 진짜 사나이 이 캠페인은 보건복지부와 함께 합니다
자막 : 이 캠페인은 보건복지부와 한국건강증진재단이 함께 합니다
2014년의 4월 방송가를 강타한 ‘진짜 사나이’는 소위 ‘군대에서 축구 한 이야기’를 프라임 타임 시간대로 옮겨왔다. MBC 일밤의 2부 코너로 일곱명의 남자들이 대한민국의 국군 각 부대를 5박 6일 간 체험하는 리얼 입대 프로그램이다. 프로그램의 포맷을 옮겨온 신라면의 류수영과 박형식을 비롯해 샘 해밍턴, 서경석 등 출연진은 LG유플러스, 보건복지부 등 여러 편의 광고에 등장했다. 뽀빠이 이상용의 ‘우정의 무대’ 이후 군대 콘텐츠가 이렇게 인기를 끈 적은 없었다. 광고 역시 이 맥락과 등장인물들을 발 빠르게 활용하였다.
평균 연령 76세의 오빠들이 전국민을 들었다 놨다 한 프로그램 ‘꽃보다 할배’ 역시 광고로 다시 만들어졌다. 이순재, 신구, 박근형, 백일섭 꽃할배 4인방(H4)과 이서진이 좌충우돌하는 tvN 프로그램은 LG유플러스, 귀뚜라미 보일러 광고와 건강 식품, 보험, 건강보조기구 등 구매력 있는 6075 신중년에게 소구할 수 있는 새로운 모델로 등장했다.
죽이는 광고가 살리는 광고로
지금까지 광고는 카피와 비주얼의 크리에이티브를 극대화 하는 쪽으로 개발되어 온 것이 사실이다. 어떻게 하면 쉽고 빠르게 설득할 것인가에 관심이 있었다. 하지만 매스미디어에서 스마트와 소셜미디어로 넘어온 이후에는 CSV(Creating Shared Value)가 더 중요해졌다. 물론, CSR차원에서 OECD 가입국 중 최고 높은 수준의 자살률로 하루 죽어가는 42.6명의 귀중한 생명을 지키기 위해 ‘밥은 먹었니?’, ‘세월 참 빠르지?’와 같은 일상의 말을 걸어오는 다리와 광고가 살리는데 일조한 것이다. 생명보험사 광고를 공유가치가 있는 콘텐츠로 만드는 순간, 미디어 플래닝의 문제는 해결된다. 삼성생명의 ‘생명의 다리’ 프로젝트는 죽이는 아이디어가 사람을 살리게 된 사례로 해외에서도 많은 반향을 일으킨 것으로 알려졌다.
자막 : 하루 8잔 물 마시기 실험 3개월째 아이들은 달라졌을까요?
남NA : 음료수를 절대 못 끊던 재용이 좀 달라졌을까요
남아 : 그냥 이거 먹어야겠다 탄산음료가 더 맛있긴 한데
여 : 재용이가 많이 달라졌어요 음료수도 좀 덜 먹으려고 하고 물을 좀 먹으려고 하고
남NA : 몸 속에 깨끗한 물이 흐르자 시작된 변화들 아이들은 조금씩 달라지고 있습니다
남 : 물 8잔만 먹으면 되잖아. 먹어
남아 : 잘 할 수 있어요. 노력해야죠
JINGLE : 코웨이
이른바 진정성 광고의 시대가 왔다. 광고의 윤리성 차원이 아니라 소비자와 공명하기 위해서는 당연 진정성에 기초해야 한다. 연전 갓난아기 시후의 이야기를 다룬 웅진 코웨이의 다큐광고가 이번엔 성장기의 청소년에게 초점을 맞췄다. 탄산음료와 음료수를 멀리하고 물을 마시게 하자는 취지에서 6개월간 지속적으로 관찰하고 이를 광고로 옮긴 제작진의 노력이 내셔널지오그래픽 채널의 야생동물 다큐 못지않은 다큐광고를 완성하였다. 특히, 대상인 청소년들의 특성에 맞게 왜 물을 마셔야 하는지, 그리고 실증적으로 어떠한 변화가 있는지를 광고에 담아 화면으로 설득하였다. 같은 맥락에서 현대모비스의 경우에도 ‘아이들에게 과학을 돌려주자’ 캠페인으로 아이들의 과학에 대한 흥미를 다시 살린 프로젝트를 전개하여 호응을 얻었다.
초맥락의 힘, 패러디는 힘이 세다
남NA : 뚜껑에게도 영혼이 있다면 뜨거운 김을 두려워 않고 견뎌내는 인내와 어떤 시련에도 맛을 지켜내는 책임감 덜어서 나눠 먹을 수 있는 따뜻함을 가졌을 것입니다. 단언컨대 뚜껑은 가장 완벽한 물체입니다
자막 : 지금까지 없던 3Way 리얼 스마트 뚜껑 취향따라 골라먹는 네가지 맛
남NA : 팔도 앤 왕뚜껑
패러디 광고의 조상님으로는 역시 팔도의 왕뚜껑이 있다. 사실, 패러디는 광고계에서는 금기되어 왔었지만, 2004년 팔도 왕뚜껑이 처음 그 선을 넘었다. SKY 폰 광고에서 클럽 씬을 완벽하게 재현하면서 “It’s different”를 “It’s delicious!”로 슬로건까지 패러디 했었는데, 10년 만에 또 한 번 왕뚜껑이 패러디로 재미를 본 것이다. 팬텍의 스마트폰, 베가 아이언의 이병헌을 단언컨대 완벽한 김준현 버전으로 재탄생 시켰다. 패러디는 이야기가 갖는 전후의 맥락을 활용해 소비자가 쉽게 이해하고 수용하도록 재구성하는데 그 매력이 있다. 이른바 ‘초맥락 효과’를 활용하여 광고의 임팩트를 극대화하는 방법이다. ‘단언컨대’는 단언컨대 2013년 최고의 유행 카피가 아닐까 싶다.
남NA : 쥐어 짠듯한 야근 압박 주말업무 과다분비로 인한 속쓰림엔 잡 코리아
여NA : 고농축 경력직 성분으로 속상한 일상에서 속편한 자리로
남NA : 효과 빠른 잡코리아
잡코리아는 목표공중인 직장인의 스트레스를 집중적으로 부각하고 이를 의약품광고로 패러디하여 새로운 직장으로의 이직을 제안하여 공감을 얻었다. 직장인을 골병 들게 하는 “흐리멍텅한 연봉협상에 따른 앞날 침침, 인신공격에 따른 마음의 상처, 떨어지지 않는 상사 독감, 주말업무 과다 분비에 따른 속쓰림, 사원의 숙명인 철야 회식 피로, 실시간 감시에 따른 눈치결림을 잡코리아 처방전으로 치료하세요.”라고 소구하였다. 유머광고가 그러하듯 무장을 해제하고 쉽고 빠르게 머릿 속에 자리하게 된다. 의약품 광고로 오해될 걱정은 없다. 맥락은 충분히 활용하되 정확한 메시지 “효과 빠른 잡코리아”로 마무리하기 때문이다.
약한 자여 그대의 이름은, 가장
여1 : 아이고 웬일이래 평생 빗자루도 안 잡던 양반이 청소를 다 하고
남1 : 딸이 딸을 낳았단다
여2 : 엄마 저 왔어요
여1 : 내 새끼 왔구나
남1 : 왔니?
여2 : 아빠 어?
여1 : 니 아빠가 오늘 하루 종일 쓸고 닦고
남1 : 고생했다
여2 : 할아버지야
여NA : 세상의 나쁜 것들로부터 건강하게 지켜주고 싶어서 마음청소 유한락스
가장은 한 집안의 어른이며 주로 아버지이다. ‘가부장’의 준말인 것을 보면 그렇다. 권위와 절대성을 가진 가장이 변하고 있다. 부드럽고 서열이 낮아지고 있다. 사랑하는 딸이 딸을 낳았는데 손주를 생각하는 할아버지가 될 생각에 입가에 미소가 핀다. 사랑하는 딸과 손주를 위해, 서둘러 유한락스로 청소를 한다. 구석구석 세균까지 깨끗하게 청소하는 아빠의 마음은 ‘마음청소’ 라는 카피에 잘 나타나 있다. 평생 빗자루도 안잡던 양반이 가장 약해지는 순간이다. SK텔레콤의 경우는 20살 청년인 아버지와 아들의 만남이다. 오래된 꿈과 새로운 꿈은 세월의 차이만 있을 뿐 하나다. 그래서 함께 ‘나란히 앞으로’ 갈 수 있다. 우리시대 가장 감성적인 남자의 이름은 바로 가장이다.
남NA : 아버지의 일기를 보았습니다. 용감하고 뜨겁게 새로운 세상을 꿈꾸던 20살 청년이 거기 있었습니다. 다르지 않았습니다. 그때 그와 지금의 나는 더 좋은 세상을 향한 우리의 마음은
여NA : 오래된 꿈과 새로운 꿈이 나란히 앞으로 우리의 가능성은 더 커질 것입니다. 이 캠페인은 SK텔레콤과 함께 합니다
수지맞은 모델은 따로 있다
티엔, 리복, 도미노피자, 우체국예금, 백설, MLB 페이스샵, 빈폴, 닌텐도, 스마트, 갤럭시S, 익서스, 온더바디, 비타500, 덴마크 디링킹, 스페셜포스, 수미칩, 티켓몬스터 등 업종에 관계없이 다양하게 섭력하는 모델은 바로 수지다. 그래서 ‘수지만 잘 써도 수지 맞는다.’는 말이 있을 정도다. 모델료만 해도 수십억원을 넘을 것 같다. 과거 이영애, 전지현과 마찬가지로 수지의 하루가 만들어질만도 하다. 한국CM전략연구소에서 선정한 광고모델 호감도 조사에서 5개월 연속 1위를 지키고 있다. 2013년 최고의 모델로 뽑혀 대세는 수지임을 잘 보여준 한 해였다.
수지에는 못 미치지만 전성기 박찬호를 보는듯 한 메이저리거가 있다. 바로 류현진인데, 한미은행, LG유플러스, 오뚜기 진라면, NH농협, BBQ 치킨에 이르기까지 다양한 분야에서 주가를 올리고 있다. ‘브랜드38연구소’가 발표한 광고모델 선호도에서 유재석, 김연아, 수지에 이어 4위를 차지한 것으로 나타났다. 이 밖에도 ‘진짜사나이’의 호주형, 샘 해밍턴과 ‘광고천재 이태백’의 고창석 역시 여러 편의 광고에서 모델로 바쁜 한해를 보냈다.
이야기, 진짜, 살리는, 단언컨대, 가장, 수지
광고인을 포함해서 마케터를 거짓말쟁이로 매도한 사람이 있었다. 21세기의 가장 영향력 있는 비즈니스 전략가로 손꼽히는 <보랏빛 소가 온다>, <퍼미션 마케팅>의 작가 세스 고딘(Seth Godin)이다. 그가 <마케터는 새빨간 거짓말쟁이>에서 역설적으로 전략적 이야기하기, 스토리텔링을 힘주어 말한 것이다. 광고인은 기본적으로 이야기꾼이 되어야 한다. 이야기는 쉽고 빠르게 상품을 소개하고 아이디어를 많은 사람들에게 전파한다. 이야기가 일정한 가치(Talk value)를 갖게 되면 자연스럽게 상호작용(Interaction)을 통해 전파(Viral) 된다. 그럼 모든 이야기가 이런 힘을 갖는 것일까? 이야기(Story)의 머리글자를 따서 단순성(Simplicity), 신뢰성(Trustiness), 독창성(Originality),적절성(Relevance), 개인(You) 5가지로 살펴볼 수 있다.
첫째, 이야기는 단순해야 한다. 등장인물, 갈등, 메시지, 이야기 흐름만 있으면 이야기가 된다. 듣고 싶은 이야기, 하고 싶은 이야기를 단순하게 이해하기 쉽게 전달해야 한다.
둘째, 이야기는 진정성이다. 믿을만한 이야기라면 소비자가 공감할 수 있고 설득된다. 콘크리트같은 소비자라 할지라도 진정성 있는 이야기에는 마음을 연다.
셋째, 이야기는 남과 달라야 한다. 어디선가 본 것 같고, 들은 것 같은 뻔한 이야기는 환영받지 못한다. 패러디라도 남다른 전략으로 차별화한다면 자신의 것이 된다.
넷째, 이야기는 적당해야 한다. 컨셉트와 전략과 그리고 전달하려는 메시지와 어울려야 한다. 이야기가 따로 놀지 않도록 주의해야 한다.
다섯째, 이야기는 무엇보다 소비자에게 맞춰야한다. 청중분석이 말하기의 기본이듯이 광고와 마케팅의 이야기는 소비자 분석을 거쳐 핀으로 찍듯이 오직 “당신”을 향해 귓속말로 해야 한다.
광고에서 이야기는 미디어의 ‘스마트’뿐 아니라 콘텐츠의 ‘스마트’를 이용할 수 있어야 한다. 과거 매스미디어가 지배하던 시대의 마케터는 4P를 어떻게 믹스할 것인가를 고민했다. 당연히 제품, 가격, 유통, 판촉이 중요했고 각 자원의 조합을 생각해야 했다. 이때까지는 마케터에게 힘이 집중되어 있었다. 그러나 어느 순간 소비자가 힘을 나눠 갖게 되었다. 따라서 소비자의 비용, 편의, 커뮤니케이션 관리가 의미를 갖게 된다. 이 “4C” 이론이 상당 기간 쓰여 왔다. 그러나 스마트와 소셜을 중심으로 한 새로운 미디어환경과 소비자의 변화하는 욕구는 기존의 마케팅 믹스에서 커버하지 못하기 때문에 새로운 도구가 필요하다. 바로 기존의 마케팅 요소에서 찾아 볼 수 없는 “4R”이다. 실시간으로 즉각 반응(Reflex), 증강현실과 3D로 실감(Reality), 그 자리에서 실제 장소(Real place), 실제 커뮤니케이션(Real Communication)로 개개인의 실생활에 정보를 제공하고, 구매를 자극하며, 실제 구매 행위로 연결될 수 있다는 것이다.
그러나 앞으로의 광고에서 이야기는 사귐과 나눔을 전제로 한 소셜미디어 시대에 적합한 콘텐츠이며 미디어의 형식을 좌우하게 될 것이다. 그렇다면 이제까지의 4P, 4C, 4R에 이은 4S, 즉스마트(Smart), 사귐(Social), 나눔(Share), 그리고 단순, 신뢰, 독창, 적절한 개인의 스토리(Story)에 충실한 이야기로 대체되어야 한다.
2014년은 갑오년(甲午年), 60년 만에 오는 청마의 해라고 한다. 마침 같은 호를 쓰는 청마 유치환의 시 <행복>으로 다시 돌아가 본다. 이야기가 있어 소비자에게 사랑 받는 광고, 광고를 하였으므로 행복한 광고인이 많았으면 한다. “광고하였으므로 나는 진정 행복하였네라.” 2014년 마지막 날 광고인들의 고백이 되었으면 한다. 독자 여러분 모두, 진정 행복한 한해 맞으시기 바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