황새봄 차장, Plan W/Planning Factory, saebom.hwang@oricom.com
광고를 하는 우리는 때때로 브랜딩과 매출증대라는 두 목적 사이에서 고민에 빠진다. 광고주입장에서 보면, 당장 팔리지 않는데 브랜딩이라는 명분으로 수 십억씩을 쏟아붓는 것이 쉬운 일은 결코 아니다. 그럼에도 우리들은 훌륭한 브랜딩은 매출을 자연스럽게 끌어 온다는 가설로 광고주를 설득하고 회유하기도 한다. 과연 브랜딩과 매출, 어떤 것이 더 우위에 있는 것이고, 우리는 어떻게 광고주의 브랜드를 커뮤니케이션 해가야 할지 다음 사례를 통해 스스로 고민해 볼 수 있는 기회를 가질 수 있었으면 한다.
Coca-Cola: The Friendship Machine
코카콜라는 중남미 지역의 단기 매출 확대를 위해 ‘친구의 날(Friend’s Day)’ 축제를 활용, 음료를 먹으려면 반드시 2명 이상이 함께 있어야 하는 일반자판기 2배 높이인 코카콜라 우정자판기(Coca-Cola Friendship Machine)를 설치하였다. 자판기 당 하루(9시간 운영) 800캔을 판매 했는데, 이는 일반자판기 판매수량의 10배가 넘는다. 또한, SNS 및 블로그에 수천 건의 코멘트가 게재되면서 우정자판기를 통해 코카콜라가 친구와의 추억을 만드는 데 큰 영향을 미쳤다는 것이 브랜드와 소비자 모두에게 중요한 의미로 다가온다.
Carlsberg: Bikers in Cinema Stunt
덴마크 맥주 칼스버그는 ‘That calls for a Carlsberg(용기가 필요한 순간, 칼스버그가 생각나는 순간)’ 캠페인을 진행했다. 극장에는 큰 덩치에 험악하게 생긴 오토바이족들이 영화상영을 기다리고 있고 그 가운데 유일하게 남겨진 두 좌석. 아무것도 모른 채 들어 온 한 쌍의 커플. 커플들은 대부분 영화를 포기하고 나가지만, 용기 있는 커플들은 당당히 그 속을 지나 빈 좌석에 앉고 오토바이족들은 이들에게 깜짝 환호성과 박수갈채를 보내며 칼스버그를 건낸다. ‘That calls for a Carlsberg(용기가 필요한 순간, 칼스버그가 생각나는 순간)’ 캠페인은 각종 언론에 소개 됐으며 그 영상이 인터넷에서 큰 인기를 끌었을 뿐 아니라 실제 브랜드 선택율이 1%에서 35%로 껑충 뛰어 올랐다.
성공캠페인으로 평가를 받고 있는 위의 두 사례를 매출증대와 브랜딩 둘 중 어느 하나로 분류할 수 있을까? 캠페인의 과정과 결과에서 나타나듯 두 캠페인 모두 브랜드가 가지고 있는 아이덴티티, 소비자에게 전달하고 싶은 가치를 보여주면서 매출에도 긍정정 영향을 끼쳤다. 과연 코카콜라 우정자판기가 평소보다 10배 높은 매출을 올렸다고 해서 그들이 전달하고자 하는 ‘즐거움을 마신다’ 라는 가치를 져버린 것일까? 칼스버그의 극장 프로모션이 단순히 ‘용감하다’는 브랜드 가치를 전달하는 것으로 끝일까? 결국 젊은 소비자들이 공감할 수 있는 상황을 어필하면서 브랜드의 매출을 증가시키는 결과를 가져 오지 않았던가.
바로 이것이 AMOR FATI! 매출을 위한 브랜딩, 브랜딩을 위한 매출! 이렇게 두 가지 목표는 서로 공존할 수 밖에 없고 의지할 수 밖에 없는 운명적인 관계이다. 다만, 브랜드가 놓인 상황에 따라 그 방법이 달라질 뿐. 과연 지금 구상하고 있는 전략이, 쓰고 있는 카피가, 기획하는 프로모션이 브랜딩 혹은 매출이라는 명목하에 두 운명(브랜딩와 매출)을 저만치 떨어뜨려 둔 것은 아닐까? 어쩌면 너무나 당연한 소리겠지만 항상 브랜드가 소비자에게 전달하려는 가치 위에 그것을 극대화 시킬 수 있는 방법을 고민하고 찾아내는 것이 광고라는 業에 임하는 우리들의 진정한 자세가 아닐까 생각한다. 매출 또한 그 브랜드가 가진 중요한 가치 라는 것을 항상 되새기면서...
[참고자료]
http://www.rakooon.com/, 네이버블로그 광고/마케팅
ARCHIVE(http://blog.naver.com/opecwkd)
http://www.canneslions.com, http://adsoftheworld.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