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10년 사이에 온라인 광고 산업만큼 꾸준히 고성장을 지속해 온 산업이 과연 있을까 하는 생각을 해보게 된다. 온라인 광고 산업은 2007년 1조를 넘어선 이후 전세계적인 금융위기와 장기 불황 속에서도 최근 4년간 연평균 성장률이 16%를 넘어 2012년에는 2조를 넘어섰다고 한다. 2013년 올해도 방송과 인쇄 광고가 역성장할 것이라는 전망과는 대조적으로 온라인 광고는 모바일이라는 새로운 성장동력을 얻어 15% 가까운 성장을 보일 것으로 전망된다.
시장이 2조가 넘도록 성장함에 따라 자연스레 온라인 광고 전문 대행사 또한 무수히 늘어났다. 검색광고의 공식대행사만 다음 85개사, 네이버 53개사이며 공식대행사가 되지 못한 회사까지 합치면 검색광고 대행사는 200개사가 넘을 것으로 보인다. 국내 최대 미디어렙인 나스미디어와 한 해 동안 거래를 한 노출형 광고 대행사가 약 300개사가 넘는다 하니 소셜 마케팅 전문회사, 모바일 광고 회사까지 더하면 그 수가 500개사를 넘어설 것으로 보인다.
그런 가운데 최근 온라인 광고 대행사 중에서도 취급액이 500억원을 넘어서는 회사들이 등장하고 있다. 취급액 500억원은 오프라인 광고회사 중에서도 30위권에 해당하는 규모인데 온라인 광고가 전체 광고 시장에서 차지하는 비중이 20%를 넘어섰다는 점에서 당연한 현상이긴 하지만 중소기업으로 시작하여 이런 규모까지 성공한 것은 참으로 대단한 일이라 할 수 있다. 이런 성공한 온라인 광고 대행사들이 시장을 주도하기 위해 어떻게 도전하고 있는지를 살펴보는 것도 의미 있는 일일 것이다.
성공하고 있는 온라인 광고 대행사들은 가장 먼저 온라인에 대한 전문성을 강화함으로써 차별적인 경쟁력을 구축하는 전략을 구사하고 있다. 전문성 강화는 특히 기술적인 측면에서 더욱 그 효과를 발휘하는데 광고의 노출에서부터 클릭은 기본이고, 구매나 가입 전환까지 추적하고 분석할 뿐 아니라 배너, 소셜 미디어, 검색, 모바일 광고 등 각종 온라인 매체광고를 효율적으로 운영하는데 필요한 마케팅 솔루션들을 개발하여 활용하고 있다. 이렇게 온라인에 특화된 기술적인 전문성은 특히 금융 광고주나 전자상거래 업체와 같은 퍼포먼스를 중시하는 광고주에게 매우 유용하다. 실제 투입한 광고비 대비 모객 효과 (CPA, Cost per Action), 매출 발생 효과 (ROAS, Revenue on Ad Spending) 등 오프라인 광고에서는 접할 수 없는 매우 직접적인 지표로 광고를 관리하게 한다.
기술적인 전문성 외에도 산업에 대한 전문성으로 자기 영역을 공고히하는 경우가 있는데 가장 쉬운 예로 게임 광고 전문 대행사 같은 경우를 들 수 있다. 게임 산업 특성상 온라인이라는 채널이 가장 중요하기 때문에 온라인과 게임 산업에 대한 이해도가 필수라 할 수 있는데 이들의 전문성은 너무도 견고해서 오프라인 광고 대행사에게는 거의 일을 주지 않는 경향을 보일 정도이다.
둘째로 온라인 대행사라는 한계에 머무르지 않고 종합 디지털 광고 대행사로의 서비스 영역 확장을 하고 있다. 온라인 매체에 적합한 컨셉트의 인터넷 CF를 직접 기획, 제작하거나 지하철 광고, 버스 광고, 디지털 사이니지 등 BTL 광고 영역으로 많이 확장을 하고 있다. 온라인 광고 대행사가 전통적인 오프라인 광고 대행사 영역으로 확장하는 것을 가능케 하는 이유는 각종 매체가 디지털화되면서 매체간의 융복합화가 일어나고 있기 때문일 것이다. 하지만 더욱 중요한 것은 온라인 광고 집행의 성공을 통해 얻게된 광고주의 신뢰가 있기 때문이다. 온라인 광고 대행사의 광고주들 중에는 중소 광고주가 많이 있는데 이런 중소 광고주들과 함께 성장하면서 파트너십이 공고해지고 자연스레 오프라인 광고 영역으로 확장하게 되는 사례가 많아지고 있다.
셋째로 글로벌화에 대한 도전을 하고 있다. IT 강국 한국에서 성공한 노하우는 글로벌에서도 성공할 수 있다라는 자신감으로 일본이나 중국 시장에 도전하는 회사들도 늘고 있으며 구글이나 페이스북 같이 국내에 진출한 글로벌 매체를 활용하여 글로벌 캠페인을 집행하는 사례도 다수다. 또한 반대로 글로벌 해외 광고주들이 한국 시장에 진출하면서 온라인 광고 전문 대행사들을 선택하는 경우도 많다. 정교한 온라인 광고에 경험이 많은 해외 광고주들이 한국 시장에 진출하면서 오프라인의 조직은 최소화하고 온라인 채널을 중심으로 마케팅을 수행하고자 하는 경우가 많기 때문이다. 글로벌화에 도전하는 대행사들은 글로벌 인재를 채용하고 경험을 축적해가고 있는 상황이다.
온라인 광고 시장에서 성공하는 온라인 광고 대행사들이 많이 생겨나고 있기는 하지만 사실은 시장 전체적으로 볼 때는 온라인 광고 대행사들이 매우 어려운 환경에 직면해 있다. 먼저 온라인 광고가 오프라인 광고에 비해 운영 업무가 많고, 광고주가 중소기업들이 많다는 특성 때문에 매우 낮은 생산성을 보이고 있다. 실례로 코스닥 등록사인 이엠넷의 경우만 보더라도 국내 광고의 인당 취급액은 평균 5억원 수준에 머무르고 있어, 오프라인 10대 광고 회사의 인당 취급액이 30억을 넘어서는데 비해 보면 매우 열악한 수준이라 할 수 있다.
게다가 오프라인 대행사들의 본격적인 시장 진입은 매우 큰 위협요소이다. 2012년 상위 50대 오프라인 광고회사의 온라인 광고 집행금액이 전체 온라인 광고시장의 24%에 해당하는 5,000억원을 넘어서는 등 온라인 광고 전문 대행사의 입지가 점점 좁아지고 있다. 특히 최근에는 온라인 광고 대행사가 대기업 오프라인 광고 대행사의 온라인 관련 제작이나 운영 업무만을 담당하는 등 오프라인 광고 대행사의 하청 업체화되는 현상까지 발생하고 있다. 이를 자연스런 시장의 논리라고 이야기할 수도 있겠지만, 신시장을 만들어내고 성장시켜 온 온라인 광고 대행사가 스스로 자신들이 만들어 온 가치를 포기하게 되는 현상이라 매우 아쉬운 상황이다.
사실 온라인 광고 대행사는 사회적으로 매우 큰 가치를 창출하고 있다. 온라인 광고 대행사들은 미래의 ‘스마트 광고’ 산업의 창출을 위해 꼭 필요한 기술 개발, 전문성 강화라는 역할을 하고 있으며, 중소기업들의 마케팅을 수행함으로써 국가 산업의 활성화에 기여를 하고 있고, 또한 청년 고용 창출에도 지대한 공헌을 하고 있다. 최근 들어 정부 정책에 있어 소위 ‘창조경제’와 ‘중소기업 보호’가 화두다. ‘창조경제’를 이야기할 때 “창의성을 핵심 가치로 두고 새로운 부가가치, 일자리, 성장동력을 만들어 내는 것’이라고들 하는데 온라인 광고/디지털 광고 산업이야말로 바로 그런 산업이 아닐까 한다. 바로 그 산업을 만들어내고 성장시키고 있는 온라인 광고 대행사들이 또한 바로 중소기업이기도 하다. 정부가 바로 그 온라인 광고 대행사들에 대해 관심을 가지고 그들을 보호하고 육성하는 정책을 만드는 것이 시대적 과제가 아닐까 하는 생각이다.
[글 | 이상화 ㈜엠포스 대표이사]
[글 | 이상화 ㈜엠포스 대표이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