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초부터 메가톤급 웃음을 안겨 주는 한국 야쿠르트 '왕뚜껑' 광고
기사입력 2004.02.05 11:15 조회 5263



연초부터 메가톤급 웃음을 안겨 주는
한국 야쿠르트 ’’왕뚜껑’’ 광고

 

 

국내 광고계에 신선한 충격을 준 패러디

광고 SK 텔레텍의 “SKY”광고에 재미요소를 가미, 패러디 하여 광고효과 극대화

광고에서 불문율로 여겨졌던 패러디 쟝르에 새 장을 여는 계기 
 

 

 

2004년 한국 야쿠르트의 간판 용기면 제품인 “왕뚜껑”이 새로운 TV CF를 선보였다. 그것도 우리나라에서는 자주 볼 수 없었던 방법인 패러디 라는 장르를 통해.

 

매우 귀에 익고 비트가 강한 음악이 나와 눈길을 브라운관에 돌리게 된다. 모 유명 CF와 비슷한 화면 구도와 조명. 그런데 약간 어색한 부분들이 있다는 걸 하나 둘 찾게 된다. 마지막에 나오는 남자모델의 멘트와 “It’s delicious” 카피에 박장대소를 하게 되는 광고. 요즘 한창 장안에 화재가 되고 있는 한국 야쿠르트의 “왕뚜껑 클럽” 편이다.
 

새해 벽두부터 브라운관에는 새로운 TV광고들로 가득 찼다. 새로운 아이디어와 깔끔한 비쥬얼들. 그 중에서도 가장 주목을 끄는 것은 SK텔레텍의 SKY 광고를 패러디한 한국 야쿠르트의 왕뚜껑 광고다. 그 이유는 패러디라는 장르 때문이다. 영화, 코미디, 뮤직비디오 등에서는 패러디라는 장르를 적극 활용, 흥행과 인기도 측면에서 상당한 재미를 본 것이 사실. 하지만 광고에서 만큼은 광고주간의 이해관계, 제한된 시간과 표현의 한계 등 어려움이 있었다.
 

또한, 패러디는 광고주나 광고회사에서 꺼려 하는 부분들이 있었다. 다른 광고를 따라 하는 것은 독창적이지 못하고 자칫 잘못하면 시청자들에게 비웃음 거리로 남을 우려가 있기 때문이었다. 하지만 이번 “왕뚜껑 클럽”편은 그런 우려를 한방에 날려 버릴만한 사건으로 광고계에서는 평가되고 있다. 치밀하게 짜여진 콘티와 적절한 모델 선정, 백댄서들의 움직임까지 신경 쓴 섬세한 연출이 돋보인다.
 

10년을 훌쩍 넘긴 장수제품 왕뚜껑. 기존의 “왕입니다요~!”라는 유행어로 잘 알려진 카피를 지속적으로 써야 하는지, 종전의 남성적인 이미지를 계속 끌고 가야 하는지 여러 방향들을 검토 했다. 결국, 한국 야쿠르트 광고팀과 광고회사 코마코는 오랜 회의 끝에 이미지의 변화가 필요하다는 데 의견일치를 했고, 그 방법으로 패러디라는 방법을 선택했다.
 

처음 기획 당시에는 SKY 광고와 비슷한 느낌으로 스토리 라인을 구성했다. 그러나, 흡사하게 따라 하는 것 보다 원작(?)에 가깝게 패러디를 하는 것이 오히려 더 효과적이라는 코마코 제작팀과 CF프로덕션 알파빌44 이성호 감독의 제안으로 이번 패러디 광고가 방송을 타게 됐다는 후문.
 

광고계에서 또 하나 주목할 만한 것은 이 광고의 방송을 흔쾌히 동의한 SK 텔레텍과 광고회사 TBWA-Korea의 앞서가는 마인드이다. 자신들의 창작물을 변형하여 쓰는 것을 허락하기란 쉽지 않은 결정일 것이다. 하지만 SKY의 이미지에 전혀 해가 없고 오히려 화제성 유발과 구전 효과 등 양 브랜드가 서로 WIN-WIN 할 수 있다는 점 등, 여러 면에서 득이 될 것이라고 판단 했다고 한다. 광고 자율심의기구에서도 모방과 패러디에 대한 규정이 없었던 터라 이번 광고는 하나의 표준이 될 수도 있다는 평가이다.
 

모델로 발탁된 MBC 신인 탤런트 ‘최성호’와 모델 ‘현영’은 촬영 전날까지 오디션을 받았다. 제작진은 코믹적인 요소와 끼를 가장 중점적으로 봤다고 한다. 이 두 모델은 CF 주인공으로 나서기는 이번이 처음이다. 최성호는 클럽에서 이리저리 추근대는 어설픈 댄서의 연기를 아주 잘 보여줬다는 평가를 받았다. 두 연기자 모두 추운 날씨에도 밤 늦은 시간까지 최선을 다해 촬영에 임해 노력하는 모습을 보여줬다는 후문.
 

CF를 제작한 코마코의 은세종 PD는 “이미 이미지가 정형화된 유명 연기자 보다는 신인급 연기자를 기용한 것이 패러디 광고에 더 효과적일 것으로 판단, 이들을 발탁했다”고 전했다.
 

이번 광고의 음악과 카피 또한 화제거리다. Mary J. Blige의 “Family Affair”를 개사, 편곡하여 “함께하면 더 맛있어 우린 왕뚜껑~!” 이 흘러나오는 데, 쉽게 흥얼거리며 따라 할 수 있게 만든 것도 흥미롭다. 후반부에 나오는 “It’s delicious”라는 카피에서 대부분의 시청자들은 박장대소를 하게 된다. 이 부분이 패러디의 백미라고 할 수 있겠다.
 

광고 인기도 조사를 하는 사이트인 www.tvcf.co.kr 에 광고가 소개된 지 하루 만에 1위를 차지하는 엄청난 조회률을 기록했다. 또한 단기간에 베스트CF 부문에서 1위를 차지하는 기염을 토했다. 새로운 이미지와 크리에이티브를 만들기 위해 여러 방법들을 고민하는 광고계에서 이번 광고는 한마디로 신선한 충격이라 할 수 있다. 커다란 웃음과 함께.

왕뚜껑 ·  야쿠르트 ·  한국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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