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WAVE IN MARKETING] 브랜드, 고유의 가치를 획득하다
대홍 커뮤니케이션즈 기사입력 2012.06.14 02:59 조회 12808


최근 많은 브랜드들이 브랜드 고유의 역사를 강조하는 다양한 활동을 펼치고 있다. 특히 명품 브랜드는 이런 활동을 일반적인 마케팅 방식으로 여긴다. 그 범위에는 패션·자동차·식품 등 다양한 분야가 포함되어 있다. 우후죽순으로 생겨나는 신규 브랜드와 경쟁 브랜드 사이에서 차별화할 수 있는 최선의 활동으로 꼽히는 브랜드 마케팅. 역사와 전통이라는 가치로 성공한 브랜드의 사례와 그 방법론을 살펴본다. 글 손영석(한림대학교 광고홍보학과 교수)











최근 샤넬(Channel)은 상해시립박물관에서 브랜드의 역사와 패션을 보여주는 전시회를 개최했다. 관람자들은 이 전시회를 유료로 감상했다. 이런 방식으로 브랜드의 기원(Origin)을 강조하는 마케팅을 헤리티지 마케팅(Heritage Marketing)이라고 한다.

최근 들어 헤리티지 마케팅이 자주 소개되고 있는 배경에는 정보 기술의 발달, 아웃소싱 등으로 인해 명품 브랜드의 차별성이 점차 퇴색하는 데 있다. 자신만의 브랜드를 구축하고 강화하려는 명품 브랜드와 이와 반대로 헤리티지의 약점을 보완하기 위해 다양한 활동을 펼치는 신규 브랜드의 활발한 마케팅 활동 사이에서 헤리티지 마케팅이 주목을 받게 된 것이다.

박물관, 테마파크에 담은 브랜드 철학
기술적 전통을 강조하는 자동차 회사가 기업과 제품의 역사를 마케팅에 이용하려고 자체 뮤지엄(Museum)을 운영하는 것도 헤리티지 마케팅의 일환이라 할 수 있다. 세계적으로 주요한 자동차 회사인 포르쉐(Porsche), 폭스바겐(Volkswagen), BMW, 아우디(Audi), 메르세데스-벤츠(Mercedes-Benz) 등 독일 회사를 비롯 도요타(Toyota), 닛산(Nissan), 혼다(Honda), 포드(Ford), 크라이슬러(Chrysler), 랜드로버(Landrover) 등도 모두 자체 박물관을 보유하고 있다.

또 미쉐린박물관(L’Aventure Michelin), 스와로브스키 크리스털 월드(Swarovski Kristallwelten) 등은 모두 기업의 예술적 감수성을 소비자에게 보여주는 뮤지엄이다. 이런 뮤지엄을 이용해 브랜드의 원천을 강조하려는 전략은 명품 브랜드뿐 아니라 식품 브랜드에서도 성공을 거두고 있다.

1952년 초콜릿 브랜드 허쉬(Hershey’s)의 설립자인 밀턴 스나블리 허쉬(Milton Snavely Hershey)가 만든 허쉬 파크(Hershy Park)는 전 세계인이 방문하는 명소로 자리 잡았다. 이곳에는 쇼핑센터와 극장, 박물관 등이 자리해 있어 문화 시설과 다양한 공연을 함께 즐길 수 있다. 무엇보다 이들은 단순히 브랜드의 역사
만 보여주는 뮤지엄이 아니라 기업의 철학을 담아 테마파크 형식으로 운영되고 있는 게 특징이다.

헤리티지는 브랜드 자산 구축의 측면에서도 유용한 자원으로 간주되는데, 브랜드 경영의 대가인 케빈 레인 켈러(Kevin Lane Keller) 교수는 <Customer-based Brand Equity Pyramid>에서 브랜드의 심상을 이루는 주요 요인들 중 하나로 브랜드 헤리티지를 들고 있다.

헤리티지 브랜드를 결정하는 전략적 조건
브랜드 헤리티지는 과거의 브랜드 마케팅 행동, 브랜드의 수명, 핵심 가치(Core Value), 사용 심벌, 그리고 특별히 역사적으로 중요하게 간주될 수 있는 조직적 신념 등과 같은 차원에서 이뤄진 브랜드 아이덴티티(Brand Identity) 중 하나를 의미한다.헤리티지가 잘 관리된 브랜드를 헤리티지 브랜드(Heritage Brand)라고 한다. 이런 브랜드의 특징은 바로 브랜드 포지셔닝(Brand Positioning)이나 가치 제안을 브랜드 고유의 헤리티지를 통해서 실행한다는 점이다.

예를 들어 파텍 필립(Patek Philippe)과 태그호이어(Tag Heuer)는 둘 다 브랜드 헤리티지를 가지고 있지만, 브랜드 아이덴티티와 포지셔닝에서 헤리티지를 강조하는 파텍 필립을 헤리티지 브랜드로 간주하는 경향이 큰 반면, 태그호이어는 헤리티지를 가지고 있는 브랜드지만 헤리티지 브랜드는 아닌 것으로 간주한다. 이와 같이 헤리티지를 브랜드의 가치 제안에 포함시켜 활용 할 것인지 하는 것은 마케터의 전략적 결정에 따르게 된다. 

레트로, 아이콘, 헤리티지로 완성되는 브랜드
브랜딩(Branding) 차원에서는 3가지 방식을 이용해 헤리티지 마케팅을 전개하게 된다. 첫 번째로 레트로 브랜딩(Retro Branding) 방식을 들 수 있다. 이 방식은 노스탤지어(Nostalgia)를 이용한 브랜딩 방식을 의미한다. 폭스바겐의 뉴 비틀(New Beetle)과 같은 브랜드는 과거의 브랜드 헤리티지를 도입해 현대 환경에 새롭게 해석해 접목했다.

BMW 미니(Mini)는 ‘작지만 넓은 실내 공간(Small Outside! Bigger Inside!)’이라는 컨셉트에 미니어처 같은 자동차를 개발해 현재의 ‘Mini’라는 이름을 가지게 되었다. 1959년 영국 BMC사에서 처음 생산된 미니는 ‘오스틴 미니(Austin Mini)’ ‘모리스 미니(Morris Mini)’ ‘로버 미니(Rover Mini)’로 이어졌다. 이당시에는 미니에 대한 별다른 투자와 관심이 없는 상황이 지속되다가, 1994년 BMW에서 인수하고 난 뒤 대대적인 레트로 브랜딩 작업을 통해 오늘날의 미니가 완성되었다.


두 번째로 아이코닉 브랜딩(Iconic Branding) 방식을 들 수 있다. 나이키(Nike)는 아이콘 브랜드(Icon Brand)의 대표 브랜드다. 아이콘 브랜드는 브랜드 고유의 문화를 통해 소비자에게 소구하는 방식을 택하는 브랜드 전략이다. 옥스퍼드 대학과 하버드 대학의 마케팅학과 교수 더글러스 홀트(Douglas Holt)는 <브랜드는 어떻게 아이콘이 되는가(How Brands Become Icons)>에서 아이콘 브랜드가 되기 위한 조건으로 브랜드 신화를 만들고 이를 잘 이전시키는 과정을 거쳐야 한다고 언급했다. 그러나 모든 아이콘 브랜드가 헤리티지 브랜드가 되는 것은 아니라는 지적을 더했는데, 그것은 브랜드 신화를 창조하고 유지하는 것이 헤리티지 브랜드가 되는 필수 요건은 아니기 때문이다.세 번째는 헤리티지 마케팅을 통한 헤리티지 브랜딩(Heritage Branding)을 만들어가는 방식이다.

헤리티지 마케팅 방식은 원래 관광과 관련된 마케팅 방식으로 출발했지만, 이제는 기업 브랜드와 관련된 마케팅 커뮤니케이션에서 활용되고 있다. 이런 헤리티지 마케팅을 브랜드 차원에서 수행할 수 있는 프레임이 있어야 체계적인 헤리티지 마케팅을 수행할 수 있다.

브랜드 헤리티지는 과거의 브랜드 마케팅 행동, 브랜드의 수명, 핵심 가치, 사용 심벌, 그리고 특별히 역사적으로 중요하게 간주될 수 있는 조직적 신념 등과 같은 차원에서 이뤄진 브랜드 아이덴티티 중 하나를 의미한다. 헤리티지가 잘 관리된 브랜드를 헤리티지 브랜드라고 한다. 이런 브랜드의 특징은 바로 브랜드 포지셔닝이나 가치 제안을 브랜드 고유의 헤리티지를 통해서 실행한다는 점이다.

성공한 헤리티지 브랜드의 5가지 비밀
브랜드 전략 전문가인 매츠 어드(Mats Urde)와 그의 동료들은 브랜드 헤리티지의 요소를 5가지로 구분했다. 첫째로 브랜드의 두드러진 역사를 들 수 있는데, 바로 브랜드의 역사는 중요한 아이덴티티 요소로 간주되어야 한다는 것이다. 파텍 필립의 경우 ‘Since 1839’라는 브랜드 기원이 마케팅 커뮤니케이션의 필수 요소가 되고 있음을 알 수 있다. 또 이케아(IKEA)는 외부적으로 마케팅 커뮤니케이션에서는 활용되지 않지만, 내적으로는 1943년 이 회사를 설립한 스웨덴 태생의 창업자인 잉바르 캄프라드(Ingvar Kamprad)의 설립 비전을 중요한 역사로 간주해 오늘날까지 경영 관리의 기본 원칙으로 활용하고 있다.

그의 비전은 ‘모든 사람이 구매할 수 있는 저렴한 가격으로 훌륭한 디자인과 실용성을 갖춘 다양한 가정용 가구를 제공함으로써 많은 사람에게 매일 더 나은 삶을 꾸리도록 도와준다’는 것이다. 브랜드 역사 역시 짧지만 의미 있는 역사를 담고 있는데, 이케아는 창업자 이름인 잉바르 캄프라드(Ingvar Kamprad)의 첫자인I, K와 태어나고 성장한 지역인 엘름타르드(Elmtard)와 아귀나르드(Agunnard)의 앞 글자를 이용해 구성한 것이다.

둘째로는 오랫동안 기업의 서비스를 전달해온 소비자 고객과 비 소비자 고객의 궤적(Track Record)이 존재해야 한다는 것이다.그것은 제품이나 서비스의 성과나 입증 등을 통해 오랫동안 기업이 가치와 약속을 실현하고 유지해온 것을 의미한다. 존슨앤존슨(Johnson & Johnson)은 1943년 기업의 윤리강령인 ‘우리의 신조(Our Credo)’를 제정해 하나의 효과적인 경영 도구로 사용함으로써 소비자에게 지속적인 믿음을 전달했다. 자동차 브랜드인 볼보(Volvo)도 안전이라는 가치 제안을 지속적으로 실행하고 있다.

셋째로 헤리티지를 가지려는 기업은 그 자체로 오랫동안 운영해 온 장수(Longevity)적 특징이 있어야 한다. 물론 오랫동안 기업을 운영했다는 것만으로도 헤리티지 브랜드를 구축할 수는 없다. 하지만 핵심적인 요소임에는 틀림이 없다.에스씨존슨(S.C Johnson), 포드(Ford), 앤호이저 부시(Anheuser Busch)처럼 세대를 이어서 운영해온 기업은 한두 세대 정도의 전통으로도 헤리티지 브랜드로 성장하는 것이 가능하다. 이 장수 브랜드의 특징은 CEO가 바뀌더라도 지속적으로 이전의 헤리티지 요소를 일관적으로 실행해야만 명성을 이어갈 수 있는 것이다.

넷째로는 기업이 오랫동안 유지해온 핵심 가치가 기업의 새로운 정책이나 실행 결정 과정에 가이드로서의 역할을 다해야 한다는 것이다. 영국의 엘리자베스 여왕도 영국 왕실의 핵심 가치를 ‘국민에 대한 봉사’로 세우고, 이를 대내외적으로 공표함으로써 국민의 신뢰와 지지를 받고 있다.

다섯째로는 기업 심벌을 일관적으로 사용해 기업의 역사를 반영하고 대외적인 커뮤니케이션 도구로 활용해야 한다는 것이다. 재규어(Jaguar) 자동차는 ‘아름답고 빠른 자동차’라는 점을 인식시키기 위해 재규어 심벌을 지속적으로 사용하고 있다. 이 외에도 제품 차원에서의 로고나 심벌뿐 아니라 고유의 디자인 요소도 일관적으로 적용된다면 그것을 헤리티지요소로 이용 할 수 있다. 예를 들어 뱅앤올룹슨(Bang&Olufsen)이나 버버리(Burberry)의 디자인이나 문양 역시 하나의 헤리티지를 만들 수 있는 패턴이 되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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