광고 크리에이터 윤병룡의 소설, '에스코트 주식회사'
국내최초 광고소설 ‘면도날’을 썼던 광고 크리에이터 윤병룡, 차기 소설로 ‘에스코트 주식회사’를 야심차게 내놓았다. 광고를 넘어 소설에서도 거침없는 그의 크리에이티브를 살짝 즐겨보자.
제목: 에스코트 주식회사
출판사: 가쎄
글: 윤 병 룡
ISBN-13: 9788993489200
가격: 9,800
사이즈: 120x170, 244쪽
출간일: 2012년 04월 28일
장르: 한국소설
출판사 서평:
‘RRRRR~ RRRRR~ RRRRRRRRR~’
“안녕하십니까? 에스코트 주식회사 조동우입니다.”
- 한 번쯤 에스코트 받고 싶은 남자, 조동우.
그에게 에스코트 받아본 여자들의 이야기가 궁금하다!
“넬~?” 동우가 고양이를 불러보았다.
‘냥~’ 동우의 부름에 고양이가 대답하고
렉서스 여자가 그 말에 멈춰 서서 동우를 돌아보았다.
가장 친한 친구에게 배신당하고 수년간 감옥을 살고 나온 다음 날,
‘넬’이라는 운명의 여자를 만나게 되면서 그의 에스코트는 시작된다.
“우리 엄마 좀 꼬셔주세요.”
“자살하고 싶어요. 근데... 막아...줄 수 있을까요?”
그에게 에스코트를 부탁하는 의뢰인들은 참 다양하기도하다.
하루가 멀게 흉악 범죄가 헤드라인을 장식하고
걸핏하면 수십억대의 돈이 오가는 권력형 비리에
친구가 친구를 죽여 암매장하고 친구들의 조롱과 멸시에 자살하는 일도
흔하게 일어나는 요즘, 또다시 한국 사회의 코드는 위로다.
그 위로를 조동우의 에스코트주식회사가 해결해준다면?
악플로 상처 입은 여배우의 고통을 감싸주고
무덤덤한 부부 관계를 기발하게 되돌려 준다.
가족의 추악한 욕심과 범죄에 고통스러워하는 사람을 위해
잊혀가는 사건을 파헤쳐 해결하기도 하는 등...
이 모든 기쁨과 슬픔을 그들과 함께 느끼며 감싸주고 마음을 나눈다.
결국 사랑에 빠지게 되는 운명의 여자 '넬'의 숨겨진 비밀을 해결하다가
배신한 친구의 엄청난 비밀을 알게 되는데...
해피엔딩 중독자인 작가는 전작 면도날에서 보여준 해피엔딩의 보검을
여기서도 거침없이 휘둘러 명쾌한 결말에 이르게 한다.
모든 독자들의 해피엔딩을 바라며...
목차:
episode 1. 에필로그
episode 2. 코트가 필요해!
episode 3. 고양이를 부탁해!
episode 4. 홀드미스
episode 5. 키스 앤 세이 굿바이
episode 6. 캐치 미 이프 유 캔
episode 7. 미션 임파서블
episode 8. 페이스 오프
episode 9. 에스코트주식회사
저자소개:
윤병룡 / 크리에이터
1991년부터 카피라이터, 크리에이티브 디렉터로 네트워크 애드, BBDO KOREA, TBWA KOREA, 상암커뮤니케이션즈, 커뮤니케이션 윌 등에서 SK주식회사, 라네즈, 푸르지오, SK텔레콤, 네이트 드라이브, 대우건설 기업PR, GS홈쇼핑 기업PR, 하이마트 등 광고캠페인을 만들어 왔다. 1997년 SK 지크 광고로 카피라이터가 주는 상인 SCC 올해의 광고상 라디오 부문 수상을 비롯해 대한민국 광고대상, 대한민국 방송광고 페스티벌 등에서 수상하였다. OK!SK! 캠페인으로 소비자가 뽑은 좋은 광고상에 선정되기도 했으며 뉴욕페스티벌 파이널리스트에 오르기도 했다. 현 커뮤니케이션 윌 근무 및 강원대에 출강 중이다. 초짜 광고인을 위한 어드바이스북 [퍼플멍키를 아시나요?]와 광고소설 [면도날] 등을 썼다.
작가의 말:
가끔 너무나 속상해서 누군가에게 속에 담긴 말을 막 퍼붓고 싶을 때가 있습니다. 특히나 참아야 할 일이 많은 요즘은 더욱 그렇게 편안하게 다 받아주는 사람이 하나쯤 있으면 얼마나 좋을까 생각합니다.
사랑도 다 받아주고 욕심도 다 받아주고 혼자 밥 먹어야 하는 날이면 같이 밥도 먹어주고 커피까지 마셔줄 수 있는 사람, 마음이 너무나 아파서 견딜 수 없을 때 아무 말 하지 않아도 가만히 안아주는 사람, 좋아하는 팀이 경기에 졌을 때 같이 애석해하고 같이 상대 팀의 더티플레이와 심판의 멍청한 오심을 욕해주는 사람. 사랑이 떠난 날에도 기꺼이 이야기를 들어주고 위로해주는 사람, 바다가 보고 싶어 불쑥 떠나자 하면 웃으며 와주는 사람, 내 모든 걸 다 알아도 그냥 하하 웃으며 아무 부담이 되지 않는 사람. 세상을 살아가는 동안 언제든 기대도 좋을 사람, 이런 사람이 늘 곁에 있다면 얼마나 좋을까요?
그 사람이 지금 에스코트주식회사를 열었습니다. 그는 인생의 가장 화려한 순간에 가장 힘겨운 일을 겪었음에도 여전히 재치 있고 영리하고 따뜻한 사람입니다. 한 번쯤 에스코트 받아보고 싶은 이 남자, 조동우를 만나보시겠습니까? 에스코트주식회사의 문을 열어보세요.
책속에서:
‘RRRRR~ RRRRR~ RRRRRRRRR~’
“안녕하십니까?. 에스코트 주식회사 조동우입니다. 지금은 외부업무 중이오니 휴대폰으로 연락 주시거나 혹은 녹음을 남겨주시기 바랍니다. 연령 불문, 성별 불문, 불륜 불문……. 흠흠. 어떤 의뢰라도 망설이지 말고 남겨주십시오. 공일 공 구팔 이구 구칠 구구. 공일 공 구팔 이구 구칠 구구 기억하셨습니까. 그럼 연락 기다리겠습니다. 감사합니다. 아, 번호가 선불 폰 번호라고 해서 사기꾼 아니니 혹시나 하는 염려 마시고 반드시, 연락 주시기 바랍니다. 하하. 뚜우우~”
귀국하는 날, 행복감에 빠져서 돌아온 동우를 기다린 건 1만여 회원의 서명이 담긴 고소장과 경찰의 수갑이었다. 나중에 들으니 눈은 가렸지만, TV의 9시 뉴스에도 동우의 얼굴이 나왔다고 했다. 졸지에 체포된 동우를 바라보다가 세진은 뒤돌아 떠났다. 경찰 호송차에 실린 동우가 차창으로 말없이 세진의 등을 지나 옆얼굴에 머물렀다. 입은 세진에게 뭐라고 말하고 있었지만 결국 소리가 되어 나오지 않았다. 점점 작아지는 세진의 얼굴을 목이 아프게 돌아볼 뿐이었다. 대학 4년, 사회생활 5년을 같이 하며 가족보다 가깝다고 생각한 성호. 그가 같이 운영하던 인터넷 쇼핑몰의 모든 물건은 물론 고객의 돈까지 먹고 튄 것이다. 잠시 자리를 비운 사이, 아니 사실은 믿고 모든 걸 맡긴 틈에 성호는 지상 최대의 쇼를 벌였다.
“안주로 오징어만 처먹었나?…….”
큼큼한 냄새에 코를 벌름거리며 눈을 굴리던 동우의 눈에 뒷자리 바닥을 점령한 휴지 뭉치들이 보였다. 동우의 눈이 묘하게 돌아갔다.
“형, 차 좀 빌려줘. 어차피 형 여행가면 누군가는 돌봐줘야 할 거 아냐.”
동우가 여행을 떠나던 날, 후배 철규가 와서 동우에게 차를 지켜주겠다고 나섰다. 그리고 그 차로 두 사람을 공항까지 데려다 주었다. 차가 방치된 건 아마도 4년 내내는 아니었던 모양이다. 그러니 시동이 걸리지 않았겠는가. 혹시나 싶어 동우는 굴러다니는 우유갑 하나를 들어 유효기간을 확인했다. 그 우유갑에는 6개월 전의 유효기간이 적혀있었다. 이 차는 최소 6개월 전까지는 굴러다녔던 모양이다. ‘고맙다 철규야.’
“이 자식이 여관비 아끼려고 차에서 별짓을 다 했나 보네.”
“우리 엄마를 좀 꼬셔주세요. 어디까지 꼬셔야 임수완수냐 하면요. 우리 엄마랑 키스해요. 키스해야 임무를 끝낸 거로 하겠어요.”
“아빠는 착각을 하고 있어요. 엄마가 절대로 아빠를 벗어날 수 없다는 착각. 하지만 그건 정말 착각이란 걸 알게 해주고 싶어요. 물론 엄마는 절대로 아빠를 못 벗어날 타입이지만요. 그래서 에스코트 씨에게 부탁하는 거죠.”
“에스코트씨 맞죠?”
“아, 그럼 의뢰하신 분이세요?”
“네. 제가 그 사람이에요.”
“어쨌든 왜 그렇게 위험한 짓을 했어요?”
“과연 에스코트씨가 날 구해줄 수 있을지 궁금했거든요.”
“네? 무슨 말도 안 되는, 만약 내가 늦게 왔으면 어쩌려구요.”
“늦게 왔으면요? 그럼 내 소원대로 됐겠죠.”
“소, 원이라니요?”
“저는 죽는 게 소원이에요. 에스코트씨는 제가 죽는 걸 막아줘야 해요. 그게 저의 의뢰랍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