모두가 스마트를 이야기하는 시대
스마트폰 · 스마트TV는 물론이고 스마트카, 스마트홈, 스마트빌딩, 스마트워크... 너도나도 스마트를 이야기하는 세상이다. 이제 스마트는 첨단기기와 서비스의 특성을 나타내는 데서 더 나아가, 우리가 살고 있는 이 시대를 한 마디로 정의하는 용어가 되었다. 작게는 언제 어디서나 한두 번의 터치로 간편하게 업무를 처리하는 것에서부터, 크게는 지금까지 우리가 살아왔던 생활패턴과 일하는 방식을 송두리째 바꾸어 놓는 것까지. 이 엄청난 변화의 흐름을 선두에서 이끌고 있는 삼성전자는 ‘과연 스마트란 누구를 위한 것이며, 스마트하게 산다는 건 무엇일까?에 대한 진지한 고민을 시작했다.
스마트는 누구를 위한 것일까
좋은 질문은 좋은 대답을 부른다는 말이 있듯이, 우리는 좋은 해답을 찾기 위해 우리의 과제를 다시 한 번 정리해보기로 했다. 삼성전자는 왜 혁신적인 기기와 서비스로 나날이 더 스마트해지려 하는가? 그것은 더 많은 사람들이 삼성의 스마트 디바이스를 통해 더 편안하고 여유 있고 행복한 삶을 영위하도록 만들기 위함이다. 그렇다면 스마트로부터 소외 받는 이들 까지도 끌어 안을 수 있는 캠페인을 펼쳐보면 어떨까? 그들을 위해, 그들의 삶 속으로 스마트가 찾아가는 프로젝트라면 더 의미 있지 않을까? 꼬리에 꼬리를 무는 의문과 가설 속에서 새로운 캠페인의 단초는 서서히 모습을 드러냈다.
모든 것은 한 장의 사진에서 시작되었다
‘스마트로부터 소외된 이들까지도 끌어 안을 수 있는 캠페인을 만들자’라는 큰 틀이 정해진 다음, ‘누구와’, ‘무엇을’이라는 과제를 놓고 고민하고 있을 때, 우연히 한 장의 사진과 마주하게 되었다. 사진 속의 아이는 이상하게도 카메라를 귀에 대고 있었는데, 자세히 들여다보니 그 아이는 눈이 보이지 않는 시각장애인이었다. 귀로 세상의 소리를 듣고 사진을 찍는다는 설명을 들었을 때, 비로소 우리는 무엇을 해야 할지 확신할 수 있었다. ‘그래, 카메라가 꼭 눈이 보이는 사람들만의것이란 법이 어디 있어? 시각장애인들을 위한 카메라 수업을 시작해보자! 함께 출사도 떠나고, 찍어온 사진들로 전시회도 여는 거야!’
시각장애인과 함께 하는 카메라 수업
무엇을 해야 할 지가 정해지고 나자, 우리는 바쁘게 움직이기 시작했다. 제일 먼저 카메라 수업을 지도할 선생님으로 강영호 작가가 섭외되었고, 한빛맹학교에 재학 중인 11명의 지원자들로 카메라 수업반이 구성되었다. 또한 제작팀을 비롯한 몇몇의 자원봉사자들이 아이들의 수업도우미를 자청하고 나섰다.
첫 번째 카메라 수업은 한빛맹학교에서 열렸다. 추운 날씨에도 아랑곳 하지 않고 교실에 모인 아이들은 호기심에 넘쳐 생기발랄했다. 스마트 기능이 탑재된 카메라를 건네 받은 아이들은 사진작가 강영호의 지도 하에 기본적인 조작법과 다양한 기능들을 배워보는 시간을 가졌다. 두 번째 카메라 수업은 촬영 실습. 광화문으로 홍대로 거리를 누비며 아이들은 눈이 아닌 다른 감각을 활용하여 촬영하는 방법을 조금씩 터득해갔다. 그리고 며칠 뒤 우리는 아이들과 함께 2박 3일로 제주도 출사여행을 떠났다.
처음 들어보는 파도소리, 갈대 숲의 바람소리, 비릿한 오징어냄새, 향긋한 귤 냄새, 모닥불 냄새, 따뜻한 불꽃의 열기, 울퉁불퉁한 돌담의 감촉… 아이들은 이런 모든 것들을 고스란히 카메라에 담았다. 11명의 아이들이 소리로 찍고, 향기로 찍고, 감촉으로 찍어 낸 수만 장의 사진 속에서 우리는 놀라운 결과를 발견할 수 있었다. 한 번도 보지 못했던 색감과 구도, 그리고 소재의 상상력을. 우리는 이 놀라운 사진들을 더 많은 이들과 나누고 싶었고, 그 생각은 전시회 준비로 이어졌다.
11명의 상상력을 나누다
전시회의 타이틀은, 시각장애 아이들이 눈(Sight)으로 보는 것을 넘어 마음의 눈(Insight)으로 상상한 것들을 담아 낸 사진들이라는 의미를 담아 ‘마음의 눈으로 담은 사진들, 인사이트展’으로 정해졌다. 구체적인 전시장소와 일정이 정해지고, 사진전을 알리기 위한 다양한 활동들이 본격적으로 펼쳐졌다.
전시회를 알리는 TV광고를 온에어시키는 것을 시작으로, QR코드를 통해 아이들의 인터뷰를 볼 수 있는 인터랙티브 신문광고를 집행하였다. 또한 전시회가 시작되기 2주 전부터 마이크로사이트와 페이스북 팬페이지를 통해 매일 한장씩 새로운 사진작품과 작가의 스토리를 업데이트하여 전시회에 대한 기대감을 고조시켰다. 캠페인 중 가장 심혈을 기울였던 부분은 바로 전시회였다.
보이는 것과 보이지 않는 것의 경계를 넘는 특별한 감동을 전하기 위해 우리는 다양한 스마트 디바이스를 적극적으로 활용하기로 했다. 아이들의 놀라운 작품 80여 점과 함께 갤럭시 노트를 설치하여 작품 제목 옆의 QR코드를 스캔 하면 작가의 인터뷰를 감상할 수 있도록 하였다. 또한 특별한 체험존을 설치하여 장애 · 비장애를 넘어 모두가 함께 소통할수 있는 장을 마련하였는데,
특히 스마트TV와 갤럭시 노트를 이용하여 원하는 작품을 직접 디스플레이 할 수 있도록 설계된 인터랙티브존과 소리와 향기, 촉감으로 제주도의 바다를 재현한 4D룸은 큰 호응을 얻었다.
오프라인 전시회가 끝난 뒤에도 마이크로사이트의 온라인 갤러리를 통해 그 감동을 이어갔으며, 야후의 프로모션 페이지에선 작가들에게 응원의 메시지를 남기는 행사도 진행하였다. 뿐만 아니라 스마트TV 애플리케이션을 제작하여, 스마트TV를 통해 아이들의 사진작품을 관람하고 난 후, 모바일 결재를 통해 한빛맹학교의 사진수업에 기부 할 수 있도록 하는 시스템도 만들었다.
또 다른 가능성을 나누다
인사이트展에 대한 관심과 호응은 우리의 예상보다 뜨거웠다. 고정관념을 넘어선 아이들의 사진은 온오프라인 전시회를 다녀간 수많은 사람들에게 감동과 영감을 주었고, 이 특별한 전시회의 소식은 언론에 100여 차례 보도되는 등 큰 사회적인 반향을 일으켰다. 또한 11명의 시각장애아이들과 함께 한 50일간의 카메라 수업 과정은 현재 다큐멘터리로 제작되는 중이다. 그리고 또 한 가지, 전문작가들로부터 그 작품성을 인정받은 아이들의 작품은, 전시 기간 도중 모두 완판되었고, 작품 및 도록 판매 수익으로 마련된 기금은 시각장애아들을 위한 다음 카메라 수업을 위해 쓰일 예정이다.
다시 새로운 도전을 꿈꾸며
스마트에서 소외 받는 사람들에게 스마트 기술의 즐거움과행복을 나누어주자는 데에서 출발했던 이 프로젝트는 11명의 시각장애 아이들에게는 큰 용기를, 우리에게는 큰 깨달음을 안겨주었다. 눈으로 보는 것은 세상을 느끼는 여러가지 방법 중 하나일 뿐이라는 것, 그리고 카메라란 단지 보이는 사람들만의 것이 아니라 세상을 마음껏 느끼고, 상상하고, 담아내고 싶어하는 모든 이들의 것이라는 것을 말이다.
쿠바의 유명한 사진작가, 알베리토 코르다는 한 인터뷰에서 이렇게 말했다고 한다. ‘우리는 가슴으로만 볼 수 있습니다. 가장 중요한 것은 눈으로 보이지 않는 법이지요. 저는 이 말이 사진 작가란 무엇인가를 요약해주는 구절이라고 생각합니다’ 라고. 마음의 눈으로 세상을 바라본 11명의 아이들과 함께 했던 카메라 수업, 그 유쾌했던 50여일 간의 여정에서 발견한 새로운 상상력이 벌써부터 우리를 자극하여 또 다른 캠페인으로 이끌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