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엔트로피>, <종말> 시리즈로 유명한 경제학자 제레미 리프킨은 “산업생산시대가 가고 문화생산시대가 오고 있다. 앞으로는 상품과 서비스를 파는 사업보다 문화 예술적 체험을 파는 사업이 뜨게 될 것이다”라고 갈파한 바 있다. 같은 뜻에서 문화 비평가 기 소르망은 “상품과 서비스뿐 아니라 문화 예술적 부가 가치도 주고받는 것이 문화 교류의 진짜 모습”이라고 강조했다. 문화와 예술, 기업, 브랜드는 이제 따로 존재할 수 없는 공생관계임을 통찰하는 대목이다. 글 이현우(동의대학교 광고홍보학과 교수)
기업은 이제 제품의 기능적 차별화와 판매보다는 기업 이미지를 높이는 데 마케팅의 목적을 두기 시작했다. 아티스트는 자신의 이름과 작품을 기업과 브랜드를 통해 대중적으로 홍보할 수 있는 기회에 눈뜨고 있다. 또 기업 스폰서십으로 작품 활동에 경제적인 도움도 받고 있다. 소비자는 단순히 제품을 소비하는 차원을 넘어서서 문화와 예술에 대한 욕구를 실현하는 데 무게중심을 두고 있다.
문화가 향유하기만 하는 대상이 아닌 소비의 대상으로 인식되기 시작한 것이다. 이에 따라 기업은 아트의 문화 가치를 디자인과 결합해 기업과 브랜드의 가치를 높이고 고객 만족도를 향상 시킬 수 있는 방안을 발견했고, 그 산물이 바로 아트 마케팅이다. 이처럼 아트 마케팅의 기반에는 기업과 아티스트, 소비자가 문화를 바라보는 관점의 변화가 자리 잡고 있다.
기업과 브랜드, 아트가 결합하는 전략적 유형은 ①문화 이벤트 ②제품 개발 ③매장 전략 ④브랜드 디자인 ⑤판촉 수단 ⑥광고 ⑦뉴 미디어 아트 등이 있다. 그 대표적인 사례로 농심 아트 페스티벌, 롯데 애비뉴엘 갤러리, 쌈지의 낸시 랭 라인, 애경 케라시스 선물 세트, 엘지그룹의 명화 광고 시리즈, 롯데몰 앨리스 프로젝트 등이 있다.
가장 전형적인 아트 마케팅의 형태는 브랜드 디자인과 예술 작품 또는 디자이너가 상호 결합하는 형태다. 쌈지는 팝아티스트 낸시 랭의 도발적이면서 실험적인 이미지를 활용해 노후된 브랜드 이미지에서 탈피해 트렌디한 영캐주얼로 거듭나기 위해 콜라보레이션을 시도했다. 낸시 랭은 쌈지의 리뉴얼을 주도했을 뿐 아니라 광고 모델로서 직접 브랜드 홍보에 기여하기도 했다. 또 쌈지 아트 쇼의 퍼포먼스를 통해 아티스트로서의 이미지를 끌어올려 브랜드와의 동반 성장을 도모하기도 했다.
유니클로는 각 분야에서 개성 있는 작품 세계를 보여주고 있는 네 명의 신진 아티스트, 즉 뮤지션 겸 회화가 나얼, 일러스트 레이터 이에스더, 팝아티스트 지니 리, 패턴 아티스트 275C와 함께 한국 문화의 감성이 물씬한 티셔츠 디자인을 상품화 하는데 성공했다. 배우 류승범과 강혜정, 가수 김윤아, 포토그래퍼 사이다, 팝아티스트 김대중 등이 참여한 ‘UT Korean Artist Collaboration’도 주목할 만한 사례다.
특정 장소나 건축물과 독창적 콜라보레이션도 주목
브랜드와 장소 또는 전시 행사와의 콜라보레이션도 주목된다. 프라다가 세계적인 건축가 렘 쿨하스 등과 함께 서울 경희궁에서 진행한 복합 설치 프로젝트 ‘프라다 트랜스포머’가 이에 해당한다. 건축과 패션, 미술, 영화 등의 다양한 장르를 아우르면서 종합적 교류를 시도한 트랜스포머는 왕조의 표상이었던 경희궁을 일반 시민이 무료로 전시를 즐길 수 있는 문화 공간으로 변모시켰다. 이 기획 이벤트를 통해 서울은 600년 역사와 문화를 세계에 알릴 수 있는 기회를 얻었고, 프라다는 동서양의 문화 교류라는 명분을 내걸고 미우치아 프라다를 비롯한 세계의 유수한 아티
스트들이 참여한 가운데 브랜드를 적극적으로 홍보할 수 있었다.
최첨단 정보 기술을 구현해서 건축물을 예술 작품의 표현 미디어로 탈바꿈시킨 독창적인 아이디어도 주목된다. 롯데몰 김포공항점 개점을 기념하는 이벤트로 롯데시네마 외벽(파사드)을 아트캔버스로 활용한 앨리스 프로젝트가 그것이다.
김형수, 뮌, 진시영 등의 미디어 아티스트를 참여시켜 동화 <이상한 나라의 앨리스>를 현대적 예술 코드로 재해석해 고객에게 일상생활 공간에서 환상적 스토리텔링을 체험할 수 있는 즐거움을 선사했다. 이 프로젝트는 다양한 언론 매체로부터 하이브리드 미디어 트렌드를 창출하고 첨단 복합 예술의 장르 실험을 성공시켰다는 평가를 이끌어냈다.
브랜드 창조의 핵심 메커니즘인 광고와 아트와의 결합도 아트 마케팅의 좋은 사례다. LG는 마네의 ‘페레 라튀의 정원’, 미켈란젤로의 ‘아담의 창조’, 앨프리드 빅터의 ‘해변’, 르누아르의 ‘선상 위의 점심 식사’ 등의 회화를 광고에 활용해 브랜드 이미지를 도약시켰다. 아트의 성격과 광고 컨셉트를 적절히 결합해 시너지를 창출한 것으로 평가된다.
소셜 네트워크 마케팅의 활성화를 기회로 활용한 바이럴 아트 마케팅도 화제가 되고 있다. 유니클로와 질 샌더의 콜라보레이션 브랜드인 +J는 명동 눈스퀘어를 중심으로 한 H&M, 자라 등의 SPA(Specialty store retailer of Private label Apparel) 브랜드 간의 치열한 경합으로 화제가 되었다. 관련된 블로그 포스팅이나 웹문서를 수만 개 이상 유포해 네티즌의 댓글을 유도하고 사용 후기 등 경험담을 급속히 퍼뜨려 강력한 입소문 효과를 창출 하기도 했다
사회적 책임을 실천하는 문화기업을 표방하면서 예술가와 문화 단체를 후원하는 ‘착한 기업’ 캠페인도 아트 마케팅의 또 다른 형태로 주목된다. 롯데백화점은 글로벌 자선단체인 21세기 리더스 재단의 ‘Whatever It Takes(이하 W.I.T) 캠페인’을 후원하면서 고객 사은과 예술 지원을 동시에 수행하는 자선 캠페인을 마련했다. ‘W.I.T’는 배우 니콜 키드먼·조지 클루니, 디자이너 도나카란·비비안 웨스트우드 등 세계적으로 영향력 있는 패션·영화·음악·스포츠 스타가 직접 디자인한 아트 워크(Art Work)를 기증받아 이를 상품화하고 그 수익금의 일부를 유니세프 등 자선 단체에 기부하는 국제적인 자선 캠페인이다. 롯데백화점의 문화지원 프로젝트는 2005년부터 명품관 애비뉴엘을 통해 지속적으로 행해온 바 있다. 일본 작가 세이지 후지시와 미국의 공연 예술가 키스 헤링, 아토마우스로 유명한 이동기 작가 등을 초청해서 작품을 전시하고 사은 판매전을 연 것과 맥을 같이한다.
아트 마케팅은 최근 시대적 키워드로 정착하고 있는 장기 불황을 타개할 수 있는 전략적 대안이 될 수도 있을 것이다. 다른 관점에서 보면 경기 침체기는 사치의 연습 기간이며 구매 욕구와 유희 본능을 잠시 압축해두는 소비 에너지의 잠재기일 수도 있기 때문이다. 사람들은 쇼룸과 매장을 돌아다니는 대신 인터넷 서핑을 통해 형편이 나아지면 사야 할 물품들을 눈요기하며 브랜드에 대한 안목을 차근차근 높여간다.
이때 ‘공짜 마케팅’과 ‘끼워 팔기’ 등의 상투적이고 질 낮은 마케팅 수법만으로는 잠재 소비자들의 갈증을 해소하기 힘들다. 상품 특성과 사업 영역을 잘 결합해 재능과 열정이 있는 예술가를 후원하는 박애주의 마케팅은 우리 시대 기업의 ‘노블레스 오블리주’ 실천 의지이기도 하다.
아트 마케팅은 기업 입장에서 보면 분명히 브랜드 가치를 혁신하는 연금술이 될 수 있다. 하지만 함정은 있다. 화려한 꽃에는 어김없이 독이 있듯 무분별한 투자에는 부작용이 따를 수 있다. 아트 마케팅을 시도하는 기업은 창작과 표현 소재의 한계에 돌파구를 열어주고 품위를 끌어올려 문화 컨텐츠의 예술적 아우라를 갖출 수 있을 것이라는 긍정론도 있지만, 브랜드 ‘예술 끼워 팔기’나 ‘장사를 위한 예술’이라는 비판론도 외면해선 안 된다.
기술과 기능, 제품과 브랜드, 미디어와 컨텐츠, 온라인과 오프라인의 통합과 융합이 유행처럼 확산되고 있다. 또 웹 기술의 발전과 스마트폰, VoIP, IPTV 등 신기술의 등장으로 하이브리드 미디어가 전성기를 누리고 있다. 이제 생활 공간 주위의 모든 것이 아트의 표현과 전시 수단이 되고 마케팅의 실험 공간이 된다.
트위터나 페이스북 등의 소셜 네트워크와 커뮤니티 인터페이스를 통해 관심사, 가치관, 라이프스타일이 유사한 사람들이 인터넷상에서 모이고 있다. 이러한 온라인 공간을 통해 사람들은 ‘이야기하기’의 욕망을 바이러스처럼 확장하고 있다. 앞으로의 아트 마케팅은 전통적인 아티스트 발굴과 지원에 기울이는 노력 이상으로 뉴 미디어 공간에 잠복해 있는 다양한 1인 창조 기업가들, 저돌적인 문화 게릴라들, 이야기의 욕망으로 무장한 스토리텔러들의 예술적 잠재 에너지를 살려내는 데 집중해야 할 것이다
기업은 이제 제품의 기능적 차별화와 판매보다는 기업 이미지를 높이는 데 마케팅의 목적을 두기 시작했다. 아티스트는 자신의 이름과 작품을 기업과 브랜드를 통해 대중적으로 홍보할 수 있는 기회에 눈뜨고 있다. 또 기업 스폰서십으로 작품 활동에 경제적인 도움도 받고 있다. 소비자는 단순히 제품을 소비하는 차원을 넘어서서 문화와 예술에 대한 욕구를 실현하는 데 무게중심을 두고 있다.
문화가 향유하기만 하는 대상이 아닌 소비의 대상으로 인식되기 시작한 것이다. 이에 따라 기업은 아트의 문화 가치를 디자인과 결합해 기업과 브랜드의 가치를 높이고 고객 만족도를 향상 시킬 수 있는 방안을 발견했고, 그 산물이 바로 아트 마케팅이다. 이처럼 아트 마케팅의 기반에는 기업과 아티스트, 소비자가 문화를 바라보는 관점의 변화가 자리 잡고 있다.
기업과 브랜드, 아트가 결합하는 전략적 유형은 ①문화 이벤트 ②제품 개발 ③매장 전략 ④브랜드 디자인 ⑤판촉 수단 ⑥광고 ⑦뉴 미디어 아트 등이 있다. 그 대표적인 사례로 농심 아트 페스티벌, 롯데 애비뉴엘 갤러리, 쌈지의 낸시 랭 라인, 애경 케라시스 선물 세트, 엘지그룹의 명화 광고 시리즈, 롯데몰 앨리스 프로젝트 등이 있다.
가장 전형적인 아트 마케팅의 형태는 브랜드 디자인과 예술 작품 또는 디자이너가 상호 결합하는 형태다. 쌈지는 팝아티스트 낸시 랭의 도발적이면서 실험적인 이미지를 활용해 노후된 브랜드 이미지에서 탈피해 트렌디한 영캐주얼로 거듭나기 위해 콜라보레이션을 시도했다. 낸시 랭은 쌈지의 리뉴얼을 주도했을 뿐 아니라 광고 모델로서 직접 브랜드 홍보에 기여하기도 했다. 또 쌈지 아트 쇼의 퍼포먼스를 통해 아티스트로서의 이미지를 끌어올려 브랜드와의 동반 성장을 도모하기도 했다.
유니클로는 각 분야에서 개성 있는 작품 세계를 보여주고 있는 네 명의 신진 아티스트, 즉 뮤지션 겸 회화가 나얼, 일러스트 레이터 이에스더, 팝아티스트 지니 리, 패턴 아티스트 275C와 함께 한국 문화의 감성이 물씬한 티셔츠 디자인을 상품화 하는데 성공했다. 배우 류승범과 강혜정, 가수 김윤아, 포토그래퍼 사이다, 팝아티스트 김대중 등이 참여한 ‘UT Korean Artist Collaboration’도 주목할 만한 사례다.
특정 장소나 건축물과 독창적 콜라보레이션도 주목
브랜드와 장소 또는 전시 행사와의 콜라보레이션도 주목된다. 프라다가 세계적인 건축가 렘 쿨하스 등과 함께 서울 경희궁에서 진행한 복합 설치 프로젝트 ‘프라다 트랜스포머’가 이에 해당한다. 건축과 패션, 미술, 영화 등의 다양한 장르를 아우르면서 종합적 교류를 시도한 트랜스포머는 왕조의 표상이었던 경희궁을 일반 시민이 무료로 전시를 즐길 수 있는 문화 공간으로 변모시켰다. 이 기획 이벤트를 통해 서울은 600년 역사와 문화를 세계에 알릴 수 있는 기회를 얻었고, 프라다는 동서양의 문화 교류라는 명분을 내걸고 미우치아 프라다를 비롯한 세계의 유수한 아티
스트들이 참여한 가운데 브랜드를 적극적으로 홍보할 수 있었다.
최첨단 정보 기술을 구현해서 건축물을 예술 작품의 표현 미디어로 탈바꿈시킨 독창적인 아이디어도 주목된다. 롯데몰 김포공항점 개점을 기념하는 이벤트로 롯데시네마 외벽(파사드)을 아트캔버스로 활용한 앨리스 프로젝트가 그것이다.
김형수, 뮌, 진시영 등의 미디어 아티스트를 참여시켜 동화 <이상한 나라의 앨리스>를 현대적 예술 코드로 재해석해 고객에게 일상생활 공간에서 환상적 스토리텔링을 체험할 수 있는 즐거움을 선사했다. 이 프로젝트는 다양한 언론 매체로부터 하이브리드 미디어 트렌드를 창출하고 첨단 복합 예술의 장르 실험을 성공시켰다는 평가를 이끌어냈다.
브랜드 창조의 핵심 메커니즘인 광고와 아트와의 결합도 아트 마케팅의 좋은 사례다. LG는 마네의 ‘페레 라튀의 정원’, 미켈란젤로의 ‘아담의 창조’, 앨프리드 빅터의 ‘해변’, 르누아르의 ‘선상 위의 점심 식사’ 등의 회화를 광고에 활용해 브랜드 이미지를 도약시켰다. 아트의 성격과 광고 컨셉트를 적절히 결합해 시너지를 창출한 것으로 평가된다.
소셜 네트워크 마케팅의 활성화를 기회로 활용한 바이럴 아트 마케팅도 화제가 되고 있다. 유니클로와 질 샌더의 콜라보레이션 브랜드인 +J는 명동 눈스퀘어를 중심으로 한 H&M, 자라 등의 SPA(Specialty store retailer of Private label Apparel) 브랜드 간의 치열한 경합으로 화제가 되었다. 관련된 블로그 포스팅이나 웹문서를 수만 개 이상 유포해 네티즌의 댓글을 유도하고 사용 후기 등 경험담을 급속히 퍼뜨려 강력한 입소문 효과를 창출 하기도 했다
사회적 책임을 실천하는 문화기업을 표방하면서 예술가와 문화 단체를 후원하는 ‘착한 기업’ 캠페인도 아트 마케팅의 또 다른 형태로 주목된다. 롯데백화점은 글로벌 자선단체인 21세기 리더스 재단의 ‘Whatever It Takes(이하 W.I.T) 캠페인’을 후원하면서 고객 사은과 예술 지원을 동시에 수행하는 자선 캠페인을 마련했다. ‘W.I.T’는 배우 니콜 키드먼·조지 클루니, 디자이너 도나카란·비비안 웨스트우드 등 세계적으로 영향력 있는 패션·영화·음악·스포츠 스타가 직접 디자인한 아트 워크(Art Work)를 기증받아 이를 상품화하고 그 수익금의 일부를 유니세프 등 자선 단체에 기부하는 국제적인 자선 캠페인이다. 롯데백화점의 문화지원 프로젝트는 2005년부터 명품관 애비뉴엘을 통해 지속적으로 행해온 바 있다. 일본 작가 세이지 후지시와 미국의 공연 예술가 키스 헤링, 아토마우스로 유명한 이동기 작가 등을 초청해서 작품을 전시하고 사은 판매전을 연 것과 맥을 같이한다.
아트 마케팅은 최근 시대적 키워드로 정착하고 있는 장기 불황을 타개할 수 있는 전략적 대안이 될 수도 있을 것이다. 다른 관점에서 보면 경기 침체기는 사치의 연습 기간이며 구매 욕구와 유희 본능을 잠시 압축해두는 소비 에너지의 잠재기일 수도 있기 때문이다. 사람들은 쇼룸과 매장을 돌아다니는 대신 인터넷 서핑을 통해 형편이 나아지면 사야 할 물품들을 눈요기하며 브랜드에 대한 안목을 차근차근 높여간다.
이때 ‘공짜 마케팅’과 ‘끼워 팔기’ 등의 상투적이고 질 낮은 마케팅 수법만으로는 잠재 소비자들의 갈증을 해소하기 힘들다. 상품 특성과 사업 영역을 잘 결합해 재능과 열정이 있는 예술가를 후원하는 박애주의 마케팅은 우리 시대 기업의 ‘노블레스 오블리주’ 실천 의지이기도 하다.
아트 마케팅은 기업 입장에서 보면 분명히 브랜드 가치를 혁신하는 연금술이 될 수 있다. 하지만 함정은 있다. 화려한 꽃에는 어김없이 독이 있듯 무분별한 투자에는 부작용이 따를 수 있다. 아트 마케팅을 시도하는 기업은 창작과 표현 소재의 한계에 돌파구를 열어주고 품위를 끌어올려 문화 컨텐츠의 예술적 아우라를 갖출 수 있을 것이라는 긍정론도 있지만, 브랜드 ‘예술 끼워 팔기’나 ‘장사를 위한 예술’이라는 비판론도 외면해선 안 된다.
기술과 기능, 제품과 브랜드, 미디어와 컨텐츠, 온라인과 오프라인의 통합과 융합이 유행처럼 확산되고 있다. 또 웹 기술의 발전과 스마트폰, VoIP, IPTV 등 신기술의 등장으로 하이브리드 미디어가 전성기를 누리고 있다. 이제 생활 공간 주위의 모든 것이 아트의 표현과 전시 수단이 되고 마케팅의 실험 공간이 된다.
트위터나 페이스북 등의 소셜 네트워크와 커뮤니티 인터페이스를 통해 관심사, 가치관, 라이프스타일이 유사한 사람들이 인터넷상에서 모이고 있다. 이러한 온라인 공간을 통해 사람들은 ‘이야기하기’의 욕망을 바이러스처럼 확장하고 있다. 앞으로의 아트 마케팅은 전통적인 아티스트 발굴과 지원에 기울이는 노력 이상으로 뉴 미디어 공간에 잠복해 있는 다양한 1인 창조 기업가들, 저돌적인 문화 게릴라들, 이야기의 욕망으로 무장한 스토리텔러들의 예술적 잠재 에너지를 살려내는 데 집중해야 할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