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글 | 이수지 기자 susie@kaa.or.kr
미디어 시장이 급변하는 가운데 협상력이 큰 광고회사들이 광고물량 섭외에 유리할 수 있다는 전망이다. 이런 측면에서 지난 8월초 국내 시장에 런칭한 GroupM에 쏟아지는 관심이 크다. GroupM은 세계 1위의 마케팅기업인 WPP소속의 미디어대행사 맥서스(Maxus), 엠이씨(MEC), 미디어컴(Mediacom), 마인드셰어(Mindshare) 등 4개사가 모여 있는 글로벌 미디어투자관리기업이다. 국내에도 전문에이전시 체제가 자리 잡으면서 굵직한 미디어전문대행사가 건재하고 있지만 복수의 전문대행사가 모여 그룹의 형태를 띠고 있는 것은 처음이기에 귀추가 주목된다. GroupM은 미디어대행사를 통합 관리하고, 광고물량의 통합구매 및 운영과 같은 트레이딩, 콘텐츠 제작, 스포츠, 디지털, 금융사 컨설팅, 독자적인 툴 개발, 기타 핵심 사업 분야의 업무를 수행한다. GroupM의 미디어대행사들은 30여 개 다국적 기업들의 미디어 비즈니스를 담당하고 있다. 한국에서는 아우디(Audi), 바이엘(Bayer), 델(Dell), 골드만삭스(Goldman Sachs), GSK, LG전자, P&G 등의 글로벌 브랜드들을 가지고 있으며, 전통매체와 디지털매체를 아우르는 전방위적 미디어 플래닝과 바잉 서비스를 제공한다. GroupM은 830억달러 이상의 투자 규모를 바탕으로 전세계 광고시장의 30%를 차지하고 있으며, 81개국에 18,000여 명의 임직원을 두고 있다.
지난 8월 10일 GroupM의 마크 패터슨(Mark Patterson) 아시아태평양 회장을 만나 국내 미디어 시장의 변화와 광고산업에 대한 견해를 들어봤다.
Q. 미디어투자관리기업으로서의 GroupM에 대해 소개한다면?
A. 광고주들이 돈을 쓸 땐 그로인해 돌아오는 ROI(투자수익률)에 대해 생각해야 한다. 기업인지도, 판매수익 등 광고를 통해 돌아오는 모든 것을 감안한다. GroupM은 전세계에서 가장 큰 미디어투자회사로, 각각의 대행사마다 속한 광고주들이 다르고, 매체기획, 구매, 플래닝에 있어 특화된 서비스를 제공한다.
Q. 이번에 한국 시장에 런칭하게 된 목적은?
A. 한국은 세계 14위의 중요한 광고시장이다. 삼성, LG 등의 한국기업이 해외 시장에 나갈 때 우리는 최고의 미디어 플래닝과 구매 서비스를 해왔다. GroupM은 전세계 광고시장의 30~40%의 마켓쉐어를 갖고 있다. 지금까지 글로벌 브랜드의 한국 진출을 도왔다면 앞으로는 한국 기업과 브랜드들의 글로벌 시장 진출을 돕고 싶다. 아울러 한국의 매체 환경이 급변하고 있기 때문에 다국적 기업이 한국에 마케팅적 투자를 할 기회가 증가하고 있고 GroupM이 보다 효율적으로 광고주들을 도울 수 있을 것이라고 보고 있다.
Q. 급변하는 매체환경에 광고주들은 어떻게 대처하는 것이 바람직한가?
A. 변화는 기회이고, 광고주에게 좋은 일이다. TV, 신문, 인터넷, 소셜 미디어 등 다양한 매체의 장점을 최대한 활용하면서, 이 모든 매체를 아우르는 통합 미디어 전략에 주목해야 한다.
세계적으로 3가지 큰 흐름의 변화가 있다. 첫째는 디지털 미디어에 대한 투자가 굉장히 많이 증가했다. 특별히 검색이나 소셜 미디어 분야의 광고비가 많이 늘어났다. 둘째는 그런 디지털 데이터를 관리하고 정보를 핸들링하면서 정밀한 타겟팅이 가능해졌다. 타겟팅이 정밀할수록 더 많은 자료와 정보가 생산되고, 우리는 이를 바탕으로 더 효율적인 플래닝을 할 수 있다. 세번째는 콘텐츠 산업의 발달이다. TV드라마라던지, 소비자들이 보다 깊이 브랜드에 몰입할 수 있는 콘텐츠들이 개발되고 있다. 광고 역시 기업이 소비자에게 일방적으로 정보를 전달하는 것이 아니라 소비자를 참여시키는 상호작용이 점점 중요해지고 있다.
한국의 미디어 시장은 급변하고 있고 굉장히 복잡해지고 있다. 종편 같은 새로운 TV채널들, 다양한 인터렉티브 미디어, 광고주는 이런 변화에 빠르게 적응해야 한다. 그리고 마케팅 예산에서 가장 많은 부분을 차지하고 있는 매체비용에 대해 신중하게 접근해야 한다.
Q. 글로벌적인 시각에서 볼 때 한국의 광고산업 발전을 위해 필요한 것은 무엇인가?
A. 한국의 광고시장이 개방되고 규제가 풀리면 더 많은 외국 기업과 매체사들이 투자를 할 수 있을 것이다. 이런 투자는 새로운 기술과 콘텐츠, 새로운 접근방식 등을 수반할 것이다. 한국의 미디어대행사가 외국 기업의 투자를 받을 수도 있다.
한국은 국제화되어가고 있는 추세다. 인터내셔널한 브랜드들이 한국 시장에서 성장할 기회를 보고 있고, 해외 시장에서 크게 환영받는 한국 브랜드들이 늘고 있다. 해외에서는 한국 광고산업의 미래에 대해 낙관적인 전망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