글 ㅣ 김종립 HS애드 대표이사
얼마 전 TV에서 ‘세시봉’ 친구들을 재미있게 보았던 기억이 납니다. 오랜만에 보는 얼굴들, 짓궂은 농담들이 오가고 옛 노래들이 가슴을 파고드는 사이로 이런 저런 생각도 많이 들었습니다. 음악을 매개로 모인 우정들이었지만 그 나이까지 순수함을 잃지 않고 낄낄대는 모습이 참 보기 좋았고 행복해 보였습니다. 하느님으로부터 그런 좋은 재능을 받은 것도 복인데 재능을 같이하는 친구들과 변함없이 추억을 같이할 수 있다니 참 괜찮은 인생들이시라는 생각도 들었습니다.
광고업도 자랑스러운 헤리티지로 관리해야죠
또 한 가지 생각은 우리가 몸담고 있는 이 광고업의 헤리티지에 대한 것이었습니다. 우리도 그들처럼 아름답게 나이 들어가고 있는 것인지 혹은 우리 업은 지금까지 무엇을 쌓아왔고 무엇을 남겨주고 있는 것인지 ···. 약간은 두려움을 머금은 채 생각의 동심원이 퍼져나갔습니다.
자본주의 사회에서, 특히 문화산업이 건강하게 성장하려면 어느 분야건 ‘돈’과 ‘영혼’이라는, 이질적이지만 아주 본질적인 두 이데올로기가 건강하게 떠받치고 있어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이익창출과 성장이라는 절체절명의 과제를 완수하면서도 우리가 만드는 광고가 우리가 사는 세상을 더 좋게 혹은 더 세련되게 만들어야 한다는 마음 보탬 없이 광고를 한다면 산업으로서의 광고만 남고 문화로서의 광고는 점점 자리를 잃어갈 것이기 때문이지요.
혹여 지금 우리가 그렇게 되어가는 것은 아닌지 정신이 바짝 들었습니다. 그리고 결국 해결의 단초는 가수들이 음악 하는 사람들이고 배우나 감독들이 영화 하는 사람들로 연대하는 것처럼 우리는 광고하는 사람들이라는 동업자적 연대의식이 무엇보다 중요하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그리고 우리가 만든 광고와 광고인이라는 유산을 우리의 자랑스러운 헤리티지로 관리하고, 세대에서 세대로 물려주는 체계적인 방법을 찾아야 할 것이라는 생각을 했습니다. 시간은 흘러가는 것이 아니라 쌓여가는 것이니까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