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상에 없던 아반떼, 세상에 없던 마케팅
KAA저널 기사입력 2010.11.01 05:46 조회 9781






 

 

글 ㅣ 윤학노 현대자동차 국내광고팀장



2010년 8월 신형 아반떼의 대대적인 런칭을 앞두고 광고 담당자들은 기존과 다른 방법으로 소비자와 커뮤니케이션 할 수 있는 방법을 찾고 있었다. 아반떼를 고려하는 20대 후반에서 30대 초반 소비자층의 관심을 끌기 위해서는 기존 4대매체로는 한계가 있다고 본 것이다. 게다가 신형 아반떼의 커뮤니케이션 컨셉은 '세상에 없던 중형 컨셉트'.

준중형 차급에 속하지만 중형에 버금가는 외관과 성능을 가진 차량임을 소구하는 커뮤니케이션 컨셉을 효과적으로 전달하기 위해서는 메시지의 내용뿐만 아니라 메시지를 담는 그릇까지도 기존에 볼 수 없었던 새로운 방식이어야 했다. 우선 런칭 이전부터 온라인 상에서 뜨거운 관심을 받고 있던 아반떼의 최첨단 기술과 감성 품질들을 소비자와 브랜드를 보다 쉽고 빠르게 연결 시켜주는 스마트폰을 활용해서 이야기해보기로 했다.

아반떼의 타켓은 시공간의 제약 없이 언제 어디서나 모든 것을 즐길 수 있는 모바일 소비에 매우 익숙하고 열광적인 환호를 보내는 세대라는 판단에서였다. 스마트폰을 활용한 수많은 마케팅 방법 중 QR 코드를 활용해보자는 아이디어의 출발은 바로 커뮤니케이션 컨셉과 타겟에 대한 이해로부터 시작된 셈이다.

 


타겟을 고려한 옥외 접점에 QR코드 노출

시작은 프리런칭 시점이었다. 런칭을 1개월 앞두고 세상에 없던 아반떼 비밀전파 프로젝트 '미스터리 시그널' 로 본격적인 아반떼 브랜딩의 신호탄을 쏘아올렸다. 우선 타겟이 볼 수 있는 다양한 옥외 접점에 QR코드를 메인 비주얼로 하는 광고를 노출시키기로 했다. 수많은 접점 중에서 버스정류장이나 지하철 스크린 도어, 그리고 지하철 역사 내의 '디지털 뷰' 등이 첫번째 고려 대상이었다.

생애 첫 차로 아반떼를 구입하는 경우가 많기에 차가 없이 대중교통을 주로 이용하는 타겟들의 행동 동선을 고려한 것이다. 따라서 버스정류장이나 지하철역의 선정도 대학가와 강남역을 중심으로 이루어졌다. 뿐만 아니라 지하철로 이동하는 도중 주로 보게 되는 무가지 광고를 통해, 아반떼의 타겟들이 이동하는 경로를 따라 적어도 '한번'은 QR코드를 볼 수 있도록 세심하게 설계해 나갔다.

전국에 900여 개가 있는 현대자동차의 쇼룸도 훌륭한 광고 매체가 되었다. 매체비가 일절 들지 않는다는 장점을 가지고 있는 전시장 쇼룸 외부에 QR코드 스티커를 부착함으로써 지나가는 소비자들의 시선을 끌어당기게 했다. 또한 아반떼의 타겟은 극장 이용빈도가 타 계층에 비해 매우 높은 편이므로 CGV와 같은 극장에 QR코드를 노출시켜보기로 했다. 일반적인 동영상 광고 타임에 QR코드를 반짝 노출시키자는 목소리도 있었지만, 좀 더 독특하고 튀는 접점에서 QR코드를 만나게 할 필요가 있었다.

극장에서 '혼자, 가장 오래' 머무는 곳. 바로 화장실이라는 공간이다. 다소 지루하게(?) 느껴질 그 시간 동안 QR코드를 보게 된다면 스마트폰의 유저라면 한 번쯤은 접속해 보리라고 확신했다. 따라서 CGV 화장실 안쪽 문에 QR코드 스티커를 부착했고, 바깥 문과 세면대에는 QR코드와 함께 차량 이미지와 같은 브랜딩 요소를 넣어서 디자인하였다.
 



온오프 통합 프로모션 통해 소비자 참여 유도

이렇게 소비자들의 행동 동선에 따라 다양하게 노출된 QR코드를 스캔해서 모바일 사이트로 들어오게 되면 런칭 이전에 아반떼의 다양한 정보를 미리 만날 수가 있게 된다. 프리 런칭 시점에는 주로 신차에 대한 사양과 스펙 등의 정보를 공개함으로써 차량에 대한 궁금증을 어느 정도 해소할 수 있게끔 했다. 이후 런칭 시점부터는 애니메이션과 이벤트 등 엔터테인먼트적인 요소를 부각함으로써 브랜딩에 보다 초점을 맞추어 모바일 사이트를 계속 업데이트시켜 나갔다.

또한 타겟들이 QR코드를 통해 모바일 사이트로 들어올 때, 매체 접점별 인트로 영상을 다르게 함으로써 옥외와 모바일이라는 서로 다른 매체를 자연스럽게 연결시키고자 했다. 사용자는 버스정류장에 인쇄된 QR 코드를 스캔할 때와 무가지에 인쇄된 QR 코드를 스캔할 때 각기 다른 인트로 영상을 만나게 된다.

말하자면, 버스정류장과 같은 옥외광고에 인쇄된 QR코드를 스캔하면 도시의 전광판과 QR코드를 배경으로 아반떼가 나타나는 영상이 보여지고, 지면 광고를 스캔하면, 지면 광고 위에 QR코드가 보이다가 누군가가 QR코드를 레고 블럭 쓸어담듯이 치워버리고 아반떼만 남아서 주행하는 영상이 보여지는 식이다. 일종의 재미요소이고 큰 비중을 차지하는 부분은 아니지만 이러한 디테일을 잘살리느냐 그렇지 않느냐가 때로는 마케팅의 성과를 좌지우지하기도 한다는 판단에서 꼼꼼하게 디자인해 나갔다.

마지막으로 '미스터리 시그널' 이라는 온·오프라인 통합 프로모션을 통해 옥외광고와 온라인 광고, 그리고 모바일 사이트를 하나로 묶어주고자 했다. 미스터리 시그널은 도시 곳곳에서 만난 아반떼 QR 코드를 찾아 아반떼 트위터(@hyundai_avante)에 전달하는 미션이다. 트위터와 같은 SNS 서비스는 수집, 공유, 확산의 경로를 통해 이전의 미디어에서는 볼 수 없었던 빠른 속도로 정보를 확산시킬 수 있다는 장점을 가지고 있다.

작년부터 가장 '핫'하게 부각되었던 SNS 서비스와 QR코드의 연결은 스마트폰을 주로 사용하는 젊은 사람들이 신형 아반떼 정보를 자연스럽게 접하도록 하면서 파급력까지 기대할 수 있는 최선의 선택이었다는 판단이다. 이러한 온·오프라인 통합 프로모션이 향후 마케팅의 흐름을 주도하는 한 축이 될 것이라는 사실에 이의를 제기할 수는 없을 듯하다.

가장 고민이었던 점은 본격적인 스마트폰의 사용자도 그렇게 많지 않은 상황에서 QR 코드에 대한 정보를 타겟들이 거의 가지고 있지 않다는 사실이었다. 타겟들의 반응이 '호기심' 이전에 '무관심' 으로 이어질 수 있었기 때문에 이에 대한 사전 작업도 필요했다.

이미 일본에서는 스마트폰 사용자의 80% 이상이 QR코드를 사용한다는 결과도 있었지만, 국내는 상황이 달랐기 때문이다. 이를 보완하기 위해 옥외광고 시안의메인 비주얼을 휴대폰으로 잡아 직관적으로 QR 코드가 휴대폰과 연관이 있음을이해하게 해주고 QR코드를 소재로 라디오 광고를 집행하는 등 QR코드에 대해 새로움을 느끼되 최대한 '덜' 낯설게 소비자들이 받아들일 수 있도록 배려했다. 또한 기존의 바코드보다 다소 복잡할 뿐인 QR 코드에 아반떼 차량 이미지를 추가하여 딱딱한 느낌을 없애고, 아반떼 차량이 QR 코드를 뚫고 나오는 것과 같은 디자인을 통해 타겟들이 흥미를 느낄 수 있게끔 한 것도 특징이다.
 



새롭고 다양한 소비자 소통을 제시할 것

QR 코드를 국내 자동차업계 최초로 전면에 내세우다 보니 새롭고 신선하게 받아들여졌고 이를 통해 신형 아반떼가 이전의 아반떼와 확실한 선을 그었다는 것이무엇보다 가장 큰 성과였던 것 같다. 정성적인 측면에서도 좋은 평가를 받은 것은 물론이고, 실제 아반떼의 온라인 사이트에 보름만에 80만명의 방문자가 들어오고 페이지뷰 역시 928만회에 달했다.

이러한 결과는 기존 런칭 사이트를 오픈했을 때와 비교해 3~4배 증가한 것으로 QR코드는 이번 신차 런칭에서 맡은 바 임무를 훌륭히 해냈다는 판단이다. 소비자들뿐만 아니라 광고업계 종사자 및 타기업 마케팅 담당자들로부터 사레를 좀 자세하게 알고 싶다는 문의를 꽤 많이 받은 것을 보면 QR코드를 활용한 마케팅이 광고의 영역을 넓혀나간 좋은 사례가 될 수 있겠다는 생각이 들기도 했다.

앞으로 아반떼는 QR 코드처럼 소비자와 본격적으로 소통(Interacion) 할 수 있는 새롭고 다양한 툴들을 계속해서 제시할 에정이다. 그러나 잊지말아야 할 것은 '툴'은 수단이지 목적이 아니라는 것. 아무리 좋은 그릇이라도 형편없는 음식을 담아서는 좋은 반응을 얻기 힘들듯이 아반떼와 소비자가 자연스럽게 이야기하고 놀 수 있는 컨텐츠를 지속적으로 찾아내는 것이 무엇보다 중요하다는 것이다. 우리에게는 런칭을 성공적으로 끝내고 나서 남는 숙제인 셈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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