글 ㅣ 김동진 (주)스트라베이스 전략사업팀 팀장
킬러앱(Killer App)! 정확한 뜻을 모르더라도 직관적으로, 뭔가 한 가락할 것 같은 매력적인 기운이 느껴지는 단어이다. 이는 시장에 등장하자마자 경쟁상품을 몰아내고 시장을 완전히 재편하는 상품이나 서비스를 뜻한다. 스마트폰 시대의 킬러앱에는 어떤 것들이 있는지 살펴보고, 킬러앱을 활용한 마케팅에는 어떤 것들이 있는지 알아보자.
스마트폰, 스마트TV, 스마트카…, ‘스마트’의 시대!
가장 일반적인 단어이지만 최근 몇 년 사이에 트렌디한 단어로 급부상한 단어가 있다면, 그것은‘스마트(Smart)’일 것이다. 우리말로‘현명한’정도로 풀이되는‘스마트’라는 단어는 지난 몇 년 사이에 갑자기(!) 그 단어를 앞에 붙이는 제품과 그렇지 못한 제품 사이의 수준을 확 그어 놓는 단어가 되어버렸다. 즉‘스마트’라는 단어는 본래 그런 뜻이 담겨있지 않음에도 불구하고 어떤 물품 앞에 그 단어를 붙이는 순간, 그 물품이 시대 선도적이며 미래지향적이라는 이미지를 받게 하는 재주를 부리고 있다.
이와 같은 스마트 바람은 우리에게 친숙한 휴대폰에서 먼저 불어오기 시작했고, 최근에는 Google, 삼성전자, LG전자 등이 스마트TV 시장으로 그 영역을 확산해 나가고 있다. 또한 미디어나 엔터테인먼트 시장을 넘어 이와는 거리가 좀 있는 자동차 시장으로도 확대되고 있다. 고사양 자동차들에 *인포테인먼트(Infortainment) 기능이 장착된 스마트카가 새롭게 등장하는 등 바야흐로 본격적인 스마트 시대에 돌입하고 있는 것이다.
* 인포테인먼트 : Information 과 Entertainment의 합성어로서, 내비게이션?계기판?트립 컴퓨터 등의 정보시스템과 AV시스템?DMB?MP3P 등의 엔터테인먼트 시스템이 토탈 시스템으로 연결 관리되는 것
에코시스템 구축이 가능한 범용 OS
그렇다면 스마트폰과 스마트TV 등 스마트로 무장한 제품들의 본질은 무엇일까? 어떤 특징이 있어야 스마트하다고 하는 것인가? 그 기준은 다름 아닌 범용성의 OS(Operating System : 운영체제)를 가지고 있느냐 아니냐에 따른다. 범용성의 OS란 삼성전자의 바다, 구글의 안드로이드(Android), 노키아의 심비안(Symbian), 애플의 iOS처럼 다양한 단말기에 두루 적용할 수 있는 OS를 말한다.
즉 스마트폰이란 범용 OS를 내장하고 있는 휴대폰인 것이다. 그렇다면 범용 OS를 장착한 스마트폰과 범용 OS가 없는 일반 휴대폰은 그로 인하여 어떤 차이를 갖게 되는 것인가?
범용 OS를 장착한 스마트폰은 다양한 애플리케이션(프로그램)들과 함께 에코시스템(Ecosystem : 생태계)을 꾸릴 수 있게 된다. 왜냐하면 OS는 놀이터에 비유할 수 있는 것으로서 동일한 OS를 채택한 단말기가 많을수록 프로그래머(애플리케이션 개발자)들은 볼 것도 많고 뛰어 놀 공간도 넓어 해당 OS를 위한 애플리케이션 개발을 위해 모여들기 때문이다.
그러나 범용 OS가 없는 일반 휴대폰은 폐쇄성과 비확장성으로 인해 일반 프로그래머들이 다가설 수 없어서, 출시될 때 내장되어 있는 애플리케이션만으로 사용된다. 출시된 후 이동통신사가 제공하는 몇몇 유용한 프로그램(애플리케이션)을 추가로 탑재할 수는 있지만, 이는 스마트폰에 비하면 비교할 수 없는 수준의 것이다.
결론적으로 범용 OS를 지닌 스마트폰은 일반 휴대폰과 달리 다양한 프로그래머들을 자기 곁으로 모여들게 해 자연스럽게 에코시스템을 구축하며, 이들 프로그래머들은 게임?광고?사무 프로그램?생활정보 및 각종 인터넷 응용 프로그램 등의 애플리케이션을 개발하게 된다. 그리고 이러한 다양한 애플리케이션들이 광고 플랫폼 등 새로운 모바일 비즈니스 기회들을 만들어 내게 되는 것이다.
모바일 브로드밴드, 스마트폰, 모바일 앱 스토어의 확산
스마트폰이 새로운 비즈니스 창출의 핵으로 떠오르면서 관련 모바일 애플리케이션을 활용한 마케팅과 광고 분야의 움직임도 활발해지고 있다. 모바일광고가 뜰 것이라는 기대감은 3G 시대가 개막되던 2000년대 초부터 줄기차게 제시되어 왔던 이슈였으나, 실제 시장 여건은 그리 호락호락하지 않았다. 모바일광고는 그 특성상 개인이 직접 들고 다니는 휴대 전화를 통해 노출되는 것이기 때문에 소비자에 대한 행태 정보만 확보된다면 그 어떤 매체보다도 1 : 1의 최적의 광고 매체가 될 수 있다.
그러나 그 동안의 모바일광고 제공 환경은 PC에 비해 턱없이 작은 휴대폰 스크린과 단순한 텍스트 중심인 문자 메시지 그리고 조약한 수준의 플래시 단계를 벗어나지 못해 소비자들에게 좋지 않은 사용자 경험(UX)을 제공하였으며, 오히려 모바일광고는 스팸이라는 나쁜 인식을 새겨 놓았다.
그러나 최근의 모바일광고를 둘러싼 환경은 이제 모바일광고가 시장의 기대에 부응할 준비가 되었음을 말해준다. 우선 발전 인프라로서 안정적인 모바일광고가 가능한 모바일 브로드밴드(초고속 인터넷)가 제공되고 있으며, 스마트폰 보급이 확산되면서 스크린의 크기가 어느 정도 확보되고, *리치 미디어(Rich Media) 구현이 가능해졌다.
*리치 미디어 : JPEG·DHTML·자바 스크립트·쇼크웨이브 등을 이용해 만든 멀티미디어 형태의 광고로, TV광고처럼 비디오와 오디오·사진·애니메이션등을 포괄함. 스트리밍 기법과 다운로드된 후 바로 사용자와 상호작용을 할 수 있는 애플릿, 사용자가 배너광고 위에 마우스를 올려놓으면 변하는 광고 등 다양한 방식으로 표현 가능
또한 단순히 광고만을 제공하는 것이 아닌 정보나 흥미를 동시에 제공할 수 있는 모바일 애플리케이션의 마켓 플레이스(앱 스토어)가 확산되고 있어 모바일광고를 담을 수 있는 독특한 인벤토리가 확대되고 있다. 또한 인프라의 성숙 외에 모바일광고 성장 동인으로서 위치 기반 타깃팅이 가능한 LBS(Location-Based Services : 위치기반 서비스)와 관심 기반 타깃팅이 가능한 모바일 SNS(Social Networking Services)가 세간의 폭발적인 관심 속에 성장 중이어서 더욱 정교한 개인화 광고의 가능성도 넓어지고 있다.
이러한 인프라와 성장 동인의 발전에 따라 모바일광고는 현재 메시지광고 중심에서 검색광고와 모바일 애플리케이션광고 중심으로 전환, 현재 50억 달러 규모에서 2013년 150억 달러 규모로 성장할 전망이다.
스마트폰 꽃을 피우는 킬러앱들
스마트폰은 비록 하드웨어 사양면에서는 PC에 비해 떨어지지만 스마트폰 특유의 휴대성(이동성) 때문에 PC에서는 불가능하거나 혹은 PC에서보다 스마트폰에서 폭발적인 위력을 발휘하는 애플리케이션들을 확보하고 있다.
예를 들자면 스피커·마이크·사진기·전화·GPS 등은 스마트폰이 휴대용 단말기이기 때문에 PC에서보다 스마트폰에서 개발이 가능한 애플리케이션들이다. 이 중에서 GPS를 활용한 스마트폰 애플리케이션인 LBS(Location-Based Services : 위치기반 서비스)가 최근 새로운 모바일 비즈니스 모델로 주목받고 있다.
그 동안 국내에서의 LBS는 이동통신 3사가 제각기 제공해온‘자녀안심 서비스’와 같은 직접적인 목적물의 위치를 찾아주는 서비스가 주를 이루었다. 하지만 최근 네이버에서 사용자가 스마트폰을 통해 키워드 검색 시 해당 위치와 관련된 지역 정보를 제공하는 서비스를 선보이면서 마케팅?광고 분야로의 확대가 가능해질 전망이다.
해외에서는 이미 모바일 LBS가 SNS와 결합하여 흥미로운 비즈니스 모델들을 개발해 내고 있는데, 이에 대표적인 사업자로 포스퀘어(Foursquare)와 고왈라(Gowalla)를 꼽을 수 있다. 이들은 현재 내가 있는 장소(체크인)라든가 친구들의 위치 정보를 기본으로, 해당 도시의 인기검색어 목록, 친구들이 즐겨찾는 장소 목록 및 위치를 기반으로 한 정보 목록 서비스, 그리고 모바일 쿠폰 등을 제공하며, 우수 이용자에 대한 포상 등 게임적 요소도 가미해 인기를 더해 가고 있다.
그러나 이와 같은 위치기반 서비스가 더욱 활성화되기 위해서는 개인 정보에 대한 프라이버시 문제라든가 얼마 전 발생한 위치 정보를 악용한 *거주지 무단 침입 문제 등 선결해야 할 점들이 남아 있다.
*거주지 무단 침입 : 모바일 LBS 정보를 통해 집주인이 집에 없는 것을 확인하고 무단 침입, 도둑질을 시도하던 사건 발생
모바일 LBS는 비단 스마트폰뿐만 아니라 모바일 시대의 또다른 킬러앱인 내비게이션 단말기와 *e-Book 단말기 에도 적용할 수 있어 지역 중심의 모바일 마케팅?광고 매체로 그 가능성이 무궁무진한 것으로 나타나고 있다.
*e-Book 단말기 : 내비게이션의 경우, 지도 상에 각종 상점 정보들을 표시하는 조건으로 내비게이션 자체는 무료로 배포하는 비즈니스 모델이 가능하며, e-Book 단말의 경우는 e-Book 콘텐츠는 무료로 제공하는 대신 책의 내용과 관련된 예를 들어 이탈리아 여행기에 관한 e-Book인 경우, 주변 이탈리아 음식점을 e-Book 한 구석에 노출되도록 광고 삽입
한편 모바일 소셜게임을 활용한 광고 방법도 등장하고 있다. 소셜게임을 활용한 광고로는 광고주들이 게임 업체에 일정한 비용을 지불한 후 자사 브랜드 홈페이지에 팬으로 등록하거나 소셜게임 내에 삽입된 광고 동영상을 시청한 이용자에게 가상 아이템 구매를 위한 가상 화폐를 무상으로 지급하는 방법이 가능하다.
이와 같은 실례로 페이스북의 인기 소셜게임 팜빌(Farm Ville)에서의 빙(Bing)캠페인을 들 수 있다. 마이크로소프트는 자사의 검색 엔진 빙의 활성화를 위하여, 소셜게임 팜빌에 빙 광고를 삽입해 배너 광고를 클릭하거나 빙의 팬으로 가입한 팜빌 이용자에게 가상 화폐를 지급하고, 팜빌에게는 CPA(Cost per Action)방식으로 가입한 팬 한 명당 30센트의 광고비를 지급하였다.
모바일 인프라가 발달하고 스마트폰 등 고사양 단말기들의 이용이 확산하면서 모바일 애플리케이션, e-Book, 내비게이션, 소셜게임, 디지털 음악 등‘스마트’한 킬러앱을 활용한 생활 밀착형 광고 플랫폼이 점차 성장 가능성을 높여가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