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AND REPORT - PPL의 실무적 활용
오리콤 브랜드 저널 기사입력 2010.07.09 01:32 조회 19957



 
지난 해 방송계에선 드라마 ‘아이리스’가 단연 화제였다.

초호화 캐스팅, 엄청난 제작비(200억원) 등으로 방송 전부터 많은 주목을 받았다.

“소문난 잔치 먹을 것 없다” 던 일부의 우려를 비웃듯 시청률이 40%에 근접했고, 드라마 명장면은 여러 프로그램에서 패러디가 되기도 했다.

뛰는 시청률과 함께 PPL(Product Placement) 참여 상품인 자동차 K7, 이병헌의 운동화(뉴 발란스), 김소연의 트렌치코트(헤지스) 등의 매출도 급증해서 방송사뿐만 아니라 광고주들도 행복한 비명을 질렀다는 후문이다.

이들 상품은 당시 법규상 브랜드와 로고를 직접적으로 노출 할 수 없는 절반의 PPL이었지만 소비자들의 마음을 사로잡았다.

이처럼 강력한 마케팅 수단이 된 PPL에는 어떤 매력이 숨겨져 있는 걸까?


PPL의 개념 및 역사

PPL은 ‘Product Placement’의 약자로 원래 영화제작시 소품담당자들이 영화에 사용하는 상품을 배치하는 업무를 이르는 말이었다.

영화상 필요한 소품 등의 단순한 배치에서 관객 중에 이들 상품에 주목하는 사람들이 생겨나고 구매까지 이루어지면서 마케팅 기법의 하나로 자리잡게 된 것이다.

PPL을 정의하면, 화면 속에 제품이나 브랜드, 서비스를 배치시켜 시청자들로 하여금 무의식속에 상품의 이미지를 심어 상품을 자연스럽게 인지시키는 마케팅 커뮤니케이션 활동이라 할 수 있다.

개정 방송법(’2010.1.26 시행)은 PPL을 간접광고로 규정하면서, ‘방송프로그램 안에서 상품을 소품으로 활용하여 그 상품을 노출시키는 형태의 광고’라고 했다.

최초의 PPL은 1945년 할리우드 영화 ‘밀드레드 피어스(Mildred Pierce)’에서 주인공 존 크로포드가 ‘잭 다니얼(Jack Daniel)’을 마시는 장면이라고 한다.

PPL의 영향력을 보여준 최초의 사례는 영화 ‘이유 없는 반항(1955년)’이다.

당시 청춘의 우상 제임스 딘이 머리 빗을 때 사용한 ‘에이스 (Ace)빗’은 젊은이들의 필수품이 되었다.

하지만 기업의 적극적인 마케팅 활동의 출발점은 1982 년 스티븐 스필버그 감독의 영화 ‘E.T’였다.

‘E.T’ 에 노출된 허시(Hershey)사의 초코볼 ‘Reese’ s Pieces’가 영화개봉 3개월만에 66%의 경이적인 매출 신장을 기록(‘Time’. 1999년)함으로써 기업들은 PPL의 위력을 실감하게 된다.

이후 영화 ‘위험한 청춘(1983년)’, 탑건(1987년)’에서 노출된 ‘레이밴(Ray-Ban)’ 선글라스가 2~3배의 매출 신장을 기록함으로써 PPL이 중요한 마케팅 기법으로 자리잡게 되었다.

우리나라에서는 1992 년 영화 ‘결혼이야기’에 삼성전자의 가전제품이 노출되면서 시작되었고, 1999년 ‘쉬리(SK텔레콤)’, 2000년 ‘공동경비구역 JSA(오리온 초코파이)’ 등을 통해 성공사례를 남기게 된다.


간접광고(PPL)와 협찬광고의 관계

방송에서 합법화 이전의 PPL은 협찬광고 또는 제작협찬으로 불리며, 방송법의 ‘협찬고지’ 규정에 따라 행해졌다.

상품이나 매장을 보여줄 수는 있었지만, 광고효과를 줄 수 있는 상표, 로고 등 의 노출은 금지되었다.

이런 사정으로 브랜드나 로고를 변형하거나, 스티커 부착, 모자이크 처리등의 각종 편법이 동원되었다.

이러한 편법은 프로그램의 완성도를 떨어뜨리고 오히려 소비자의 호기심을 자극하여 광고효과를 높인다는 연구 결과도 있어 PPL을 금지시키는 법의 취지를 훼손하기도 했다.

간접광고(합법화된 PPL의 공식 명칭)는 상표, 로고 등 상품을 알 수 있는 표시를 노출할 수 있고, 광고효과 제한에도 자유롭다.

따라서 기존 협찬광고는 광고효과를 줄 수 없는 절반의 PPL(음성적 PPL, 불법 PPL)이라 볼 수 있는 반면, 간접광고는 표현여하에 따라 PPL 뿐만 아니라 BPL(Brand Placement : 기업 브랜드 인지도를 높이는 것을 주목적으로, 단순 특정 제품이 아닌 통합 브랜드 마케팅 구현)도 시현할 수 있는 개념으로 봐야 할 것이다.

방송통신 위원회는 PPL(간접광고)이 합법화 되었기 때문에 협찬광고를 통한 광고효과 부여 등 방송심의규정 위반행위에 대해 강력한 제재조치(과태료 부과 등)를 취할 예정이라고 한다.


해외 PPL시장 및 규제 현황

1974년 이후 5년을 주기로 2004년까지의 세계 PPL시장의 규모는 <표1>과 같다.
 

 
<표1>에서 보면 2000년 이후 PPL시장이 급성장을 하고 있으며, 특히 TV의 성장세가 두드러짐을 알 수 있다.

미디어 및 엔터테인먼트 전문조사기관인 PQ Media에 따르면 2010년 세계 PPL시장 규모는 TV만 해도 무려 55억 6천만 달러를 넘어설 것으로 추정하고 있다.

2004년과 비교하면 거의 세배 가까운 성장이다.

PPL이 활성화되어 있는 미국, 일본, 유럽 주요 국가의 추정 비용을 정리하면 <표2>와 같다.
 
<표2>는 PQ Media의 2005년 PPL 관련 통계치와 ZenithOptimedia의 TV 광고비 통계를 이용하여 작성한 것이다.

<표2>에서 보면 PPL이 활발한 국가는 미국, 브라질, 호주 등이며, 경제 규모와 비교해 볼 때 유럽의 PPL 비중이 낮은 것을 알 수 있다.

특히 독일, 영국 등은 10위권 안에도 포함되어 있지 않다.

이는 유럽 주요 국가들이 방송에서 PPL을 금지 해오다 최근에서야 규제가 완화되고 있기 때문이다.

TV(지상파와 케이블 포함)광고에서 PPL이 차지하는 비중을 보면 1%가 넘는 국가는 브라질, 호주, 폴란드, 미국, 인도 등 5개국이다.

그 중 브라질이 6.5%로 가장 높고, 미국은 1.7%를 차지하고 있다.

현재 우리나라 TV광고시장 규모를 3조원이라고 할 때, PPL 비중을 1%라고 가정하면 대략 국내 PPL 시장은 연간 300억원 규모로 추정해 볼 수 있다.

PPL과 관련한 주요 국가의 규제 정책을 요약하면 미국과 일본은 PPL 친화적인 반면 유럽은 PPL과 다소 소원한 관계였다고 할 수 있다.

미국은 PPL과 관련한 실효적인 규제가 없어 집행이 자유롭지만 유해상품인 술, 담배는 PPL을 금지하고 있다.

일본도 미국과 마찬가지로 PPL 에 대한 직접적 규제가 없다.

다만, 공영방송인 NHK의 경우, ‘신방송 가이드라인(2006년)’을 제정, 특정 단체명, 개인의 이름, 상호 등의 PPL 노출에 대해 엄격한 잣대를 적용하고 있다.

유럽은 1989년 이후 프로그램과 광고의 분리 원칙하에 PPL을 금지하였다.

그러나 2007년에 와서는 방송환경 변화 및 방송산업 활성화를 위해 ‘시청각 미디어 서비스 지침(Audiovisual Media Service Directive)’을 개정, PPL을 허용했다.

2009년까지 유예기간을 두고 회원국들이 자국의 방송법에 개정 내용을 반영토록 했다.

따라서 현재는 관련규제가 대폭 완화된 것이다.

영국, 프랑스, 독일의 방송에서 PPL에 대한 규제는 <표3>과 같다.
 

 
PPL 집행 사례 및 광고효과

PPL 합법화(’2010. 1. 26) 이후 5월 말까지 한국방송광고(이하 ‘코바코’라 함)에서 집행된 PPL은 총 4건이다.

2월부터 4월까지는 판매 준비기간 이라는 점도 있었지만 PPL 수익배분 문제, 천안함 사고(예능프로그램 결방) 등 대외적인 요인에 의해 지연되어 간접광고 첫 방송은 5월 2일 ‘SBS 인기가요’에서 이뤄졌다.

SK커뮤니케이션즈의 NATE가 약 13초간 노출되었고, 이후 SBS 아침연속극 『당돌한 여자 (5/5, 헬스쿠킹하이텍 ‘오쿠’)』, 『스타주니어쇼 붕어빵(5/8, CJ엔터테인먼트 ‘드래곤 길들이기’)』, MBC 일일극 『황금물고기(5/28, 농심 ‘후루룩국수’)』 등에서 간접광고가 집행되었다.

그렇다면 과연 실제 집행된 PPL의 광고효과는 어떨까?

분석은 5월 2일부터 5월 23일까지 코바코에서 집행한 세 개의 광고주를 대상으로 이뤄졌다.

대상 기간 동안 집행된 PPL의 평균 개인광고시청률은 4.2%로 동 프로그램 일반 프로그램광고 평균시청률 2.6%와 비교해 1.6배 가량 높은 시청률을 기록하였다<표4>.
 

전CM광고와는 2.1배, 후CM광고와는 1.4배 이상 높은 수치이며, 12차례의 PPL 집행 중 한 차례도 프로그램 광고의 시청률을 하회한 적이 없다.

일반적으로 높은 시청률을 자랑하는 전CMEnd, 후CM-Top과 비교하면 어떻게 될까?

PPL이 집행된 프로그램의 전CM-End 평균 시청률은 2.2%였다.

PPL 광고시청률이 전CM-End 보다 약 2배 높은 것이다.

후CM-Top의 광고시청률은 4.2%로 PPL과 별 차이가 없었다 <표5>.
 

 
이처럼 PPL은 추가 지정료 부담 없이도 전CMEnd와 후CM-Top 시청률과 거의 같거나 오히려 높게 형성되는 장점을 가지고 있다.

물론 PPL광고가 프로그램 중간에 집행되는 특성이 있어서 PPL 시청률이 높은 것을 당연하다고 생각할 수도 있다.

하지만 PPL의 시청률은 프로그램 시청률과 비교해도 약간 더 높은 수준에서 형성되고 있다는 점은 희망적이다.

PPL 집행 프로그램의 평균 개인시청률은 4.0%로, PPL 시청률(4.2%)이 더 높다는 것을 알 수 있다 <표6>.
 

 
이는 프로그램 내에서 주목도가 높아지는 부분을 찾아서 PPL 노출이 이루어질 수만 있다면 얼마든지 추가적인 효과가 더해질 수 있다는 점을 시사한다.

또한 시청률 40% 프로그램의 경우 광고시청률 40%는 더 이상 꿈이 아닌 현실임을 보여준다.

정량적인 부분 이외에도 PPL의 효과성을 높이기 위한 시도들이 함께 이루어졌다. PPL광고주들은 먼저 자신들의 마케팅 타깃을 고려하여 프로그램을 구매했다.

다음으로 PPL과 프로그램 광고를 함께 집행함으로써 광고효과의 배가를 노렸다.

PPL로 표현하기 힘든 자기 품목에 대한보다 자세한 설명과 재 각인을 위해 프로그램 광고를 동시에 집행한 것이다. 약 한달 남짓한 PPL 집행 결과를 일반화하는 것은 무리가 있을 것이다.

또한 정량적 부분못지 않게 PPL의 강점인 정성적 부분은 이번 조사에서 이뤄지지 않았다.

하지만 PPL 도입 초기에 보여주고 있는 긍정적인 모습들을 보면서 PPL이 일반광고 집행의 한계를 보완하고 극복할 수 있는 유력한 대안 될 수 있음을 확신하게 된다.


PPL 집행시 고려사항

PPL 공식 판매 이후, 실제 집행된 사례 이외에 PPL 노출 협의 과정에서 무산된 사례도 많았다.

어느 경우에는 촬영 직전에 포기한 경우도 있고, 협의과정에서 생각지 않은 어려움을 겪기도 했다.

이 과정은 PPL이 국내 시장에 안착하기 위한 통과의례라고 생각한다. 하지만 이 과정을 좀 더 줄이기 위해서는 다음과 같은 점이 우선 고려되어야 할 것이다.

먼저 광고회사와 방송사 제작진간의 PPL에 대한 접근 자세가 다르다는 점을 인정해야 한다.

광고회사는 대행 광고상품의 높은 광고효과를 우선시하는 반면에 방송사 제작진은 프로그램과의 조화를 강조하는 경향이 있다.

따라서 제작 전에 노출 방향에 대한 사전 협의가 충분히 이뤄져야 한다.

일반광고는 청약하고 다음 날에도 바로 노출할 수 있지만 PPL은 프로그램 제작과 공동 운명체다.

PPL은 한번에 이루어지는 과정이 아니고 여러 단계를 거치고 오랜 시간 다듬어진 후에 더 큰 빛을 발한다.

일반광고가 단거리 경주라면, PPL은 마라톤이다.

둘째, PPL 협의과정에서 동영상 파일, 사진 등 시각적 자료를 적극 활용해야 한다.

협의가 말로 이루어지다 보면 여러 단계를 거치는 과정에서 왜곡될 수 있고, 추상적이어서 상호 이해가 안되는 부분이 존재한다.

반면에 사진, 동영상 파일 등을 적절하게 사용하면 이해가 쉽고 빨라서 협의과정을 줄일 수 있다.

셋째, 방송사, 광고주(광고회사)간 소재제작 주체를 명확히 해야 한다.

일반적으로 소재는 프로그램 제작 중에 이뤄지기 때문에 방송사에서 제작한다.

하지만 방송사 제작시 추가 비용이 발생한다든지, 방송사가 제작할 수 없는 경우 (CG 제작 등)에는 광고주(광고회사)가 제작한다.

광고주(광고회사)가 제작하는 경우에는 방송사에 사전에 알리고 확정된 광고소재가 방송 가능한지 확인하여야 한다.

마지막으로 PPL은 적정한 프로그램 선택과 크리에이티브의 조화가 중요하다.

프로그램 선택시 시청률을 무시할 수 없지만 상품과 프로그램의 연관성을 먼저 생각해야 한다.

최근 최고 시청률 드라마에 협찬광고를 집행했던 광고주가 상품이 부정적으로 묘사되어 항의하는 사례가 발생하기도 하였다.

따라서 광고주별로 계획된 특정한 마케팅 시기와 그것에 상응하는 적정한 프로그램(드라마 혹은 예능)의 선정, 정확하고 창의적인 스토리텔링이 가미되어야만 시청자도 광고주도 모두 윈(win)윈(win)할 수 있는 PPL이 될 것이다.

PPL(간접광고)이 이제 막 첫걸음을 뗐다.

처음부터 완벽한 것은 존재하지 않듯이 PPL도 많은 보완과 수정을 거쳐서 본래의 자리로 돌아올 것이다.

이 과정을 좀 더 줄이기 위한 PPL 시장참여자들의 협력과 노력이 어느 때보다 절실한 때다. 
오리콤 ·  브랜드저널 ·  PPL.간접광고 ·  협찬광고 ·  광고유형 ·  광고전략 ·  광고마케팅 ·  노출광고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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