글 _ 신광섭(HS애드 OOH팀 부장)
2015년 상반기 옥외광고산업계 이슈
이번 호에서는 디지털과 매체시장 변화 그리고 모바일 기반의 브랜드에 대해서 이야기해 보고자 한다. 사실 2015년 상반기에 많은 브랜드와 매체에 대한 변화가 있었지만 최근의 가장 이슈가 되고 말이 많았던 내용을 짚어보고자 한다. 일부 매체 사업자의 상호를 직접적으로 명기한 부분에 대해서는 논란의 여지가 있을 수 있으나, 정확한 동향을 전달하기 위하여 불가피한 부분이라고 판단되어 여과 없이 삽입했다.
2015년 상반기는 수많은 매체의 변동과 최근 가장 이슈가 되는 모바일 게임이나 App 광고주들의 OOH(Out Of Home)시장에 대한 인식 변화로 인해 OOH시장의 변화가 눈에 띈다.
▶ 매체시장 변동
2015년 상반기 가장 눈에 띄는 매체는 역시 버스 외부광고와 서울역이 아닐까 한다. 물론 강남역 지하상가 입찰이나 삼성역 DMT(Digital Media Tunnel)를 포함한 메트로 매체 사업권도 있지만 상기의 두 개 입찰을 꼽는 이유는 역시 한 개 업체가 최근의 대형 입찰에서 계속 성공을 거두고 있기 때문이다. ([그림 1] 참조)
[그림1] 삼성역 Digital Media Tunnel (출처: LG그룹 공식 블로그)
기존 극장을 기반으로 한 스크린 광고나 공항 등을 대상으로 일부 OOH사업을 해오던 해당업체는 이제 국내 최고의 사업자로 한 걸음 한 걸음씩 나아가고 있다. 기존에 없던 판매 방식이나 버스 외부광고 매체의 시스템화로 인해서 기존 사업자나 광고주로서는 몇 가지 불만이 있을 수도 있으나, 이를 통해 OOH업계의 발전을 꾀하고 있다는 것도 엄연한 사실이다. 현재는 기존에 없던 새로운 방식이 무조건 틀렸다는 입장보다는 왜 그들이 그런 사업 방식을 검토했는지에 대한 분석이 필요한 시점이다.
▶ 모바일 게임과 App 광고의 활성화
최근 모든 매체 사업자나 광고대행사 입장에서 업계의 가장 큰 광고주는 역시 모바일 게임과 App기반의 광고일 것이다. 사실 이러한 열풍의 시작은 핀란드의 게임업체인‘클래시 오브 클랜’이 주도하고 있다. 기존의 게임업체들은 게임을 론칭하고 거기서 벌어들이는 수익을 기반으로 광고를 확대했다면 ‘클래시 오브 클랜’은 TVC를 포함한 OOH광고의 거대한 물량을 기반으로 수익을 창출해내는, 기존에 없던 형태의 광고 형태를 찾아낸 것이다. ([그림2] 참조)
[그림2] '클래시 오브 클랜' App의 지하철 스크린도어(좌)와 버스 쉘터(우) 광고 (출처: SP투데이)
이런 브랜드의 특징을 보자면 모바일 기반의 노출이 가장 활성화되어 있고, 자신들의 브랜드 노출을 위해서 OOH 매체를 가장 많이 활용한다는 것이다. 2014년 말 한국인터넷진흥원의 ‘2014년 모바일 인터넷 실태조사’연구 결과에 따르면, 개인당 모바일 1일 평균 이용 시간은 2시간 51분 내외로 우리 삶의 많은 부분을 차지하고 있으며, 모바일 인터넷을 주로 이용하는 장소로는‘가정(92.4%)’과 ‘이동 중인 교통수단 내부(86.7%)’라는 응답이 가장 많았다. 이는 가정을 제외하고는 교통수단인 버스나 지하철 등 OOH광고의 접촉 시간이 모바일 인터넷 사용자들에게 노출되는 시간과 정확하게 맞아떨어진다는 것이다.
이를 가장 잘 아는 모바일 게임사나 App 기반의 브랜드들은 OOH업계에 큰 비용을 투자하고 있는 것이고, 이를 통해 브랜드 확산에 큰 기여를 하고 있는 것이 사실이다. 하지만 이러한 열풍이 언제까지 지속될지는 아무도 장담하지 못한다.
언젠가는 그들도 ROI를 고민해볼 것이고, 현재의 물량 싸움만으로는 어렵다는 것을 깨닫게 될 것이다. 이를 깨기 위해서는 단지 교통수단 광고 위주의 물량 싸움이 아닌 콘텐츠와 매체가 어우러지는 하모니가 필요할 것으로 보인다.
OOH의 디지털화
春來不似春(춘래불사춘 : 봄이 왔으나 봄이 아니다). 한겨울이 지나고 3월이 되어 봄이 왔다고 생각하다가 봄을 시샘하는 꽃샘추위 앞에서 많이 언급하는 글귀다. 갑자기 이런 생뚱맞은 글귀를 내세우는 이유는 다름이 아니라 OOH시장의 디지털화에 대해서 이야기하고자 하는 이유다.
항상 OOH를 이야기하면서 가장 오래된 매체이지만 디지털화에 있어서는 타 매체보다 가장 빠르게 적응하고 있다고 말하곤 한다. 물론 어느 정도는 사실이고 어느 정도는 사실이 아닐 수도 있다. 그렇지만 현장에서 체감하는 디지털화는 아직은 먼 이야기일 수도 있다. 기존 매체를 사이니지로 바꾼다고 모든 게 해결되는 건 아닐 것이다. 장소별/매체별 특성을 고려한 사양 교체는 물론이거니와 이를 보는 광고주나 소비자들의 시각도 바뀌어야 하는데 이는 아직은 시간이 좀 걸릴 것으로 보인다.
‘디지털화는 됐지만 디지털은 아니다.’이 말을 하기 위해서 서두에 ‘춘래불사춘’이라는 글귀를 차용했다. 그렇다면 OOH업계의 디지털화는 어떻게 이루어야 할까?
최근 OOH업계는 앞서 말했듯이 삼성역, 강남역 등 기존 OOH의 핫스팟에 기존 매체를 철거하고 대신 디지털사이니지화를 진행하고 있다. 장소 사용권자 입장에서는 환경 개선 효과와 더 많은 수익을 기대 가능하고, 매체 사업자 입장에서는 더 많은 광고주 유치는 물론 새로운 형태의 매체를 통해 광고주나 소비자들의 구미를 당길 수 있는 매체를 만들어 내고 있는 중이며, 광고주들 또한 새로운 메시지를 통해 본인들의 브랜드를 남보다 돋보이기 위해 애쓰고 있다.
현재 목이 좋은 장소이기도 하지만 매체 사업성이나 매체 구매력 측면에서 생각해 보면 삼성역 DMT 사례와 같이 기존에 쉽게 보지 못했던 터널 형태나 강남역 gate vision과 같은 전면과 측면 액자 형태의 새로운 디지털화만이 성공을 거두고 있고, 나머지 단순 교체는 고전을 면치 못하고 있다.
최근에 한참 유행이었던 Interaction이 가능한 매체를 찾아봐달라는 어느 광고주의 요청으로 몇 개의 매체를 문의해 본 결과 제대로 구현이 되는 매체가 없었다. 이는 단순히 당시의 최첨단 기술만 적용한다고 모든 게 해결되지 않음을 뜻한다. 비용 대비 수익이 낮고, 참여방식이나 협의사항이 너무 많은 게 문제이기도 하다. 이를 해결하기 위해서는 장소 사용권자와 매체 사업자 및 대행사 그리고 광고주 간의 사전협의가 필요하며, 다양한 콘텐츠는 물론 허가당국이나 사용권자의 인식 전환도 많이 필요할 것으로 보인다.
디지털화는 결국 모두의 상황과 목표가 맞아야 성공할 수 있는 조금은 어려운 문제일 것이다. 장소에 대한 자유로운 변형과 디지털 시스템의 높은 이해도 및 이를 브랜드별로 가장 잘 살릴 수 있는 브랜드 담당자 그리고 이를 수용해낼 수 있는 소비자가 다 맞아 들어가야 제대로 된 디지털 매체가 나올 것이다.
이제 가전업계와 사이니지업계의 양대 산맥인 LG와 삼성도 OOH 디지털 사이니지시장의 최전방에 서서 국내·외 다양한 시도가 이뤄질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중소기업 또한 제품력이 떨어지지 않지만 LG와 삼성이 업계에 뛰어들면서 다양한 시도와 새로운 기술을 선보일 수 있을 것으로 기대된다.
여러 가지 시도를 하는 다양한 집단들 속에서 최적의 솔루션이 나와 주고, 현장에 있는 실무자가 이러한 변화를 선도할 수 있도록 다양한 공부와 실험을 계속해 나간다면 언젠가는 세계 최고의 디지털화 된 광고시장이 열릴 것으로 기대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