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1월 22일 대통령 직속 기관으로‘배려하고 사랑받는 대한민국’을 만들기 위한 전담 조직인‘국가브랜드위원회’가 설립됐다. 위원회는 국가브랜드 제고를 위한 비전 및 중· 장기 목표와 전략을 제시하고 각 부처에서 추진하는 국가브랜드 관련 사업을 통합·조정하는 컨트롤타워 역할을 한다. 대한민국의 품격(國格)을 높이고 세계 경쟁력을 갖추는 것에 광고업계가 할 수 있는 역할 및 노력에 대해 어윤대 국가브랜드위원회 위원장을 만나 이야기를 들었다. 글 | 정현영 기자·사진 | 김형재 실장(TUBE Studio)
국가브랜드위원회는 대통령 직속 기관으로 장관급 13명을 포함, 국가브랜드업무의 광범위성을 감안해 KOICA 총재, KOTRA 사장, 관광공사 사장 등 공공기관 3명을 포함한 다양한 분야에서 전문성과 식견, 경험을 갖춘 민간전문가 34명으로 구성되어 있다.
사업지원단의 경우 각 부처 파견공무원과 삼성, 현대, 포스코, SK, LG, 코오롱, 금호아시아나, 대한항공 등 수출 규모에 의거한 8대기업의 부장·과장급이 파견되어 민·관 합동의 시너지 효과를 추구하는 독특한 조직을 선보이고 있다.
국가브랜드위원회는 각 부처에서 추진하는 국가브랜드 관련 사업을 통합·조정하는 컨트롤타워로서 국가브랜드 제고를 위한 비전 및 중·장기 목표와 전략을 제시하고, 국제사회역할 제고, 글로벌 시민의식 함양, 다문화 포용·외국인 문화 이해, 문화·관광 매력도 증진, 첨단기술·제품 홍보 등의 5대 역점 분야 및 50대 과제 중 우선 추진할 10개의 핵심과제를 선별해 추진하고 있다.
국가브랜드파워나 가치를 비교해 볼 때, 대한민국은 어느 정도의 위치에 있는가?
국가브랜드 전문가인 사이먼 안홀트(Anholt)가 개발한 국가브랜드지수(NBI) 순위에서 한국은 50개 국가 중에서 33위로 세계 13위의 경제규모에 비해 매우 취약한 상황이다. 이러한 평가는 세계 시장에서 한국산 제품이 유사한 선진국 제품보다 저평가되어 30%나 싼 가격에 거래된다.
저평가의 원인을 꼽자면 13위의 경제력에 비해 ODA(Official Development Assistance) 공여 등 국제사회 공헌 및 빈곤퇴치, 환경 문제 등 국제사회 주요 이슈 참여가 소홀했으며, 일부이긴 하지만, 해외 관광시 현지인들에게 글로벌 시민의식이 부족한 졸부근성의 국민으로 오인시킨 사례가 많았다. 그 외 거주·관광지로서의 매력 부족, 낮은 대외 인지도 등을 꼽을 수 있을 것 같다. 이런 부정적 인식을 바꾸는 일에 최선을 다할 계획이다.
위원장으로 임용된 이후, 어떤 일들을 수행해 왔으며, 올해 추진 계획은 무엇인가?
기본적으로 대한민국의 품격(國格)을 높이기 위해 국제 사회 역할 제고, 글로벌 시민의식 함양, 다문화 포용·외국인 문화 이해, 문화·관광 매력도 증진, 첨단기술·제품 홍보 등의 5대 역점분야 ·50대 과제 중에서 우선 추진할 핵심과제 ▶한국과 함께하는 경제발전, ▶세계 학생 교류, ▶ 해외봉사단 통합 브랜딩, ▶재외동포 통합 네트워크 구축, ▶한국어 보급 확대 및 세계화/ 태권도 명품화 - 세종학당, ▶글로벌 시민의식 함양, ▶대한민국 명품 브랜드 발굴 및 홍보, ▶따뜻한 다문화 사회 만들기, ▶디지털로 소통하는 대한민국 만들기, ▶국가브랜드지수 개발, 운영 등 10개 과제를 선정해 추진 중에 있다.
국가 브랜드지수 개발의 경우는 Seri와 함께 준비하고 있는데, 오는 8월, 국제교류 재단에서 주최하는 컨퍼런스에서 발표할 예정이다. 그리고 지난 5월 7일 전문가 참여, 국민공모 등을 통해‘World Friends Korea’라는 브랜드 네임을 가지고 해외봉사단 통합 발대식 을 가졌다.
오는 10~11월 경 한국과 함께하는 경제발전 전수사업 (KSP)을 베트남에 포커스를 두어 Vina- Korea 행사를 진행할 계획이며, 이 행사는 2010년 네팔, 인도네시아, 캄보디아, 우즈베키스탄의 4개국으로 확대하고, 2011년 8개국 등으로 점차 확대해 나갈 예정이다. 현재 지난 5월 말부터 아시아나와 대한항공의 참여로 글로벌 에티켓 동영상을 제작해 기내에서 상영하고 있다.
‘대한민국’이라는 국가브랜드를 알리기 위해 정책적으로나 제도적으로 우선적으로 뒷받침 되어야 할 것들은 무엇인가?
국가브랜드위원회의 설립이 바로 정부차원에서의 제도적인 뒷받침이 된 것이라고 생각한다.
과거에 이와 유사한 조직이 있었으나 실질적인 사업 집행력이 없었지만, 위원회는 법령에 의해 집행기능과 부처 평가권이 있어 과거와 달리 가시적인 성과가 있을 것이다.
위원회는 국가브랜드와 관련한 정책과제 발굴 및 전략을 수립하고 이와 같은 정책을 추진함에 있어 필요한 제도적인 부분은 관련 부처와 협의해 나갈 것이며, 이에 앞서 우리 국민들과 정부 모두 공감대를 형성하고 적극적인 참여가 무엇보다 중요하다고 생각한다.
국가브랜드를 알리기 위해 벤치마킹할 만한 국가는 어디라고 생각하는가?
뉴질랜드, 인디아, 태국, 말레이시아 등 많은 국가들이 성공적으로 국가브랜드 홍보를 잘 하고 있어 좋은 점들은 벤치마킹하고 있다. 그 중 1950~60년대‘German Engineering’으로 독일제품의 우수성을 강조한 독일의 홍보 전략을 집중적으로 살펴보고 있다.
앞으로 세계시장에서 점유율도 톱으로 차지하고 있으며, 기술력과 디자인이 우수한 한국중소기업과 제품을 선정해‘Advanced Technology&Design Korea’라는 슬로건을 가지고 홍보할 계획이다. 이와 더불어 해외문화 홍보원과 함께 CNN, BBC 등에 광고를 추진하고 있다.
해외에서 삼성이나 현대, LG 등 글로벌 기업들을 통해 홍보하는 것이 더 효과적이지 않을까?
‘Made in Korea’의 이미지를 높이기 위해 의도적으로 한국의 대표적인 글로벌 브랜드에‘Made in Korea’라는 것을 알려 달라고는 하지 않을 거다. 현실적으로 한국의 이미지가 대기업 이미지보다 순위가 낮다. 기업 입장에서는 한국의 이미지가 판매나 이미지 효과에 도움이 안 된다면 광고에서 완전히 분리해 독자 브랜드를 개발하고 홍보하는 게 당연하다.
하지만 어미새는 둥지를 떠나지 못한다는 말이 있듯이,그들의 홍보활동이 한국의 이미지를 높이고 다른 중소기업을 살리는 길이 될 수 있으므로 국가브랜드를 높이는 데 있어, 자발적인 노력을 해달라는 부탁을 하고 싶다.
국가브랜드를 알리고 그 가치를 높이기 위해 구체적인 광고 또는 홍보(안)은 무엇인가?
기본적으로 대부분의 홍보는 온라인을 활용할 계획이다. 여기에는 국내 거주 외국인들이 자국의 영향력 있는 매체에 한국 관련 블로그를 개설할 수 있도록 지원하며, 한국을 아는 해외 거주 외국인들로 해외 모니터링 패널 및 운영을 구축한다는 계획이다. 또 한국 관련 동영상이나 사진 등 질높은 최신 콘텐츠를 확보하여 블로거나 외국 언론들이 무료로 활용할 수 있도록 제공할 것이다.
그리고 오프라인 활동으로는 현재 위원회 산하에 IAF(외국인 자문단)을 구성하여 격월로 우리나라의 정확한 정보제공 및 현황을 소개하고, 그들의 의견을 청취하고 있다. 이밖에 외국 언론과의 인터뷰 등을 통해 한국을 바로 알리는 노력을 할 것이다.
국가브랜드 제고를 위해 광고 산업은 어떤 역할, 노력, 협력이 필요한가?
국가브랜드제고를 위해 세계 경쟁력을 갖추는 것이 무엇보다 중요하다. 삼성, 현대, LG등과 같은 기업이 세계 브랜드가 된 것은 세계에서 인정받았기 때문이다. 광고는 그 수준이나 광고를 만드는 인력들의 수준은 우수한데 국제적으로 광고 수주실적의 성과는 많지 않아 보인다.
앞으로 우리 광고, 광고를 만드는 우수한 인력들이 해외로 진출하고 세계적인 기업이 우리에게 광고를 의뢰하는 일이 많아진다면 국가브랜드 제고에 기여할 것이다. 또한 정부나 공공기관에서는 민간 기업에 비해 광고, 홍보활동을 할 수 있는 여건이 좋지 못한데 광고계에서 많은 관심을 갖고 효과적으로 추진할 수 있도록 협력해 주기를 바란다.
사실 광고회사의 현지화, 세계화가 필요하지만 현실적으로 힘든 부분이 많다.
국내 광고회사는 앞으로 해외로 눈을 돌려야 한다. 현재 글로벌 브랜드를 가진 한국의 다국적 기업들의 경우만 보더라도 국내보다 해외 매출이, 삼성은 4배, LG는 3배에 달한다. 광고에서 전략이나 주제도 중요하지만 현지에서 벌이는 광고회사의 역할도 중요하다.
현재 하우스 에이전시인 경우, 그룹사 광고주를 따라 해외에 진출한 경우가 있지만, 단순히 그룹사의 광고만을 담당하는 것이 아니라 해외 광고 물량도 수주할 수 있도록 능력이 갖춰져야 할 것이다. 많은 준비와 노력, 비용이 필요한 일이다. 하지만 국내 광고회사들이 성장할 수 있는 길이기도 하다.
뉴욕타임즈에 독도광고를 게재해 화제를 불러 모았던 서경덕씨를 아는가. 일부 언론에서 그와 그의 활동에 대해 부정적 컬럼을 내기도 했던데, 서씨와 같은 민간외교관의 활동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는가?
서경덕씨는 열정도, 애국심도 매우 강한 사람이라고 판단되어진다. 그 사람의 노력에 대해 경의를 표하고 정부 입장에서도 그의 활동을 적극 지원해 주어야 한다고 본다. 하지만 그의 활동을 보는 시각이 다를 수 있음은 인정한다. 그 분이 뉴욕타임즈에 낸 독도 광고를 예를 들면, 문화국수주의적인 내용이 있으니깐 외국인들이 봤을 때, 그런 부분을 싫어할 수 있다.
한국을 방문한 외국인들에게 개인적으로‘대한민국’을 소개한다면?
대한민국은 세계에서 최단기간 경제성장과 민주주의를 이룩한 나라다. 하지만 이렇게 설명하면 너무 딱딱할 것이다. 그래서 위원회에서도 어떤 슬로건을 내거는 것이 좋을지 항상 고민하고 찾고 있는 중이다. 개인적인 생각이지만 한국은 경의적인 일들을 많이 하지 않았나.
그래서‘Miraculous Korea’로 소개하고 싶다. 인도의‘Incredible India’처럼 기억하기 쉽고, 발음했을 때 리듬감도 좋다. 현재 위원회에서는 국민들과 해외 패널들에게 똑같이 이 같은 질문을 던져서 좋은 의견, 많은 사람들이 공감할 수 있는 슬로건을 찾고 싶고, 또 그러는 중이다.
우리도‘Dynamic Korea’,‘ Korea Sparkling’의 슬로건도 꽤 알려져 있지 않나?
‘Dynamic’이란 단어 자체는 굉장히 좋은 뜻만 가졌다. 하지만 한국인들은 요즘 북한핵을 비롯해‘다이내믹한 사건(!)’들이 많이 터지고 있어 불안하게 느껴질 수도 있다. 그러나 오랫동안 지속된 슬로건이므로 더 훌륭한 슬로건이 나오지 않는 이상 대체하지는 않을 것이다.
외국인들 역시 워낙 좋은 뜻만 담긴 단어라서 부정적으로 받아들이지는 않을 것이다. 반면‘Sparkling’은 외국인들의 시각에서도 부정적으로 보는 경향이 커서 현재 단어에 대한 호감도 연구 및 재검토 작업을 하고 있다.
불황기로 광고시장이 침체기이다. 힘이 되는 말 한마디 해주신다면?
광고인들을 예술가로 본다. 예술가는 경제적으로 어렵지만 자기가 좋아서 빠져 있는 사람들이 많지 않은가. 경제가 어렵고, 회사 분위기도 뒤숭숭할 테지만‘광고’라는 창조적인 일을 즐기길 바란다. 대신 광고주한테 하고 싶은 말이 있다.‘ 불황기일수록 광고를 하라’는 말이 있지 않은가. 적절한 광고활동은 꼭 필요하며, 지속적으로 해 나가는 것이중요하다.
한국은 생산자에서 소비자까지 가는 유통비, 유통비에 광고비가 포함되는데 선진국에 비해 높지 않은 수준이다. 그러므로 광고를 통해 더 좋은 기회를 창출할 수 있는 여지가 많다. 그러므로 불황일수록 광고를 많이 했으면 좋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