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정락ㅣ E.CD 상무
올 초 세계의 이목을 집중시킨 한편의 광고가 있었다. '꿈의 직장, 사람 뽑아요'라는 호주 관광청의 구인광고였다.
근무지는 영화 '니모를 찾아서'의 배경으로 유명한 산호섬 해밀턴 아일랜드에 있는 6성급 리조트이다. 해야 할 일은 고급 스파 즐기기, 스노클링 하기, 등산하기, 동물에 먹이주기 등 그야말로 '근무'라기보다는 '놀이'에 가깝다. 그리고 그 일에 대한 대가로 받는 급여가 6개월에 호주달러 15만 달러(약 1억 4000만원)이다.... 쩝쩝(우리가 늘 그리던 이상형이 아닌가?)
지원자격도 심플하다. 나이 18세 이상, 학력 제한 없으며 계약기간은 2009년 7월~12월 31일까지 6개월간, 게다가 가족이나 친구 1인 동반 가능. 응모기간은 1월 12일부터 2월 23일까지로 공식 홈페이지(www.islandreefjob.com)에서 신청하시라!(나도 신청해 볼까?)
구직을 위한 1분짜리 자기 소개 동영상을 광고 홈페이지에 올리면 되는 이 캠페인에 순식간에 200여 개국에서 지원자가 몰렸다. 관광청과 지부가 10명을 선발하고 1명은 네티즌 투료로 결정하며 이 11명은 5월 6일 근무지가 될 해밀턴 섬에 모여 최종 면접을 보게된다.
이 광고는 BBC, 로이터를 비롯한 세계 유수의 언론들에 앞다투어 소개 되었고, 우리나라에서도 방송 3사의 메인 뉴스에 다루어지는 등 폭팔적인 관심을 불러 일으켰다. 세계 각국에서 총 350만 명이 이 사이트를 방문하였으며 2300만 페이지뷰를 기록했다. 퀸즐렌드 관광청은 글로벌 프로젝트를 통해 약 1300만 호주달러(112억 원)의 광고 효과를 거두었다고 발표하기도 했다.
우리는 왜 이 캠페인에 주목하는가?
첫번째, 이 캠페인은 그간의 전통적 접근이 아닌 새로운 커뮤니케이션의 경로를 제시해주고 있다. 이 광고를 자세히 들여다 보면, 흔히 '입소문'이라고 일컬어지는 버즈(Buzz)마케팅을 염두에 두고 만드렁진 홈리스틱 캠페인임을 알 수 있다. 그 중심에 소비자들과의 인터렉티브가 있으며, 전통적 매체인 ATL은 오히려 서포터즈의 역활을 하고 있을 뿐이다.
두번째, 여느 성공 캠페인들과 마찬가지로 기본에 충실하다는 점이다. 인간의 원초적 본능인 '놀고 먹었으면 하는 마음'이 요즘의 글로벌 경제위기와 맞물려 갈등을 일으키는 지점. 그 곳으로부터, '꿈의 직장이 당신을 기다린다'는 메시지는 소비자 인사이트를 날카롭게 파고들고 있다.
마지막으로 이 캠페인이 가진 또 하나의 위대함은 '실행력'이다. 만약 이 캠페인에 정확한 분석과 무모한 것 같은 추진력이 없었다면 이 광고는 종이 위에서만 존재하는 캠페인으로 끝났을 것이다. 이제 'Buzz'는 이제 사람들이 브랜드에 관해 자발적으로 대화를 나누게 하는 강력한 소재가 되고 있으며, 이는 우리에게 새로운 기회를 제공하는 광고의 신무기로 거듭나고 있을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