홈페이지로 시작해 블로그, SNS 등으로 발전한 기업 미디어 플랫폼이 이제 직접 기사를 생산해 보도하는 뉴스룸이나 동영상 콘텐츠만 모아 공개하는 전용 온라인방송으로 진화하고 있다. 이른바 브랜드 저널리즘(Brand Journalism)이라 불리는 최근의 이런 추세는 콘텐츠를 생산하는 기업이 알리고자 하는 것을 언론사를 거치지 않고 자사 플랫폼을 통해 직접 대중에게 전달하는 것을 일컫는다.
브랜드 저널리즘의 대표적 사례로 꼽히는 웹진 ‘코카콜라 저니(Coca-Cola Journey)’는 코카콜라에 대한 모든 콘텐츠를 보여주는 브랜드 커뮤니케이션 채널이다. 코카콜라 본사에서 20여 명의 전문 인력이 관리하는 것으로 알려진 ‘코카콜라 저니’는 월스트리트(THE WALL STREET JOURNAL)나 포춘(FORTUNE)보다 구독자가 더 많은 것으로 알려져 있다. 2013년말 “매스 미디어를 통한 광고를 하지 않는 게 궁극적인 목표”라며 보도자료 등을 없앤 코카콜라는 ‘코카콜라 저니’를 통해 사내 소식, 브랜드 역사, 신제품 소개, 마케팅 캠페인, 직원 소개 등 일반적인 콘텐츠부터 300여 명의 프리랜서 작가와 파워 블로거 등으로 구성된 외부 필진이 생산하는 여행, 음악, 정보, 문화에 관한 다양하고 수준 높은 콘텐츠를 생산하고 있다.
현대카드는 지난 3월 텍스트 없이 오로지 영상 콘텐츠로만 구성된 브랜드 플랫폼 ‘채널 현대카드’를 오픈했다. 현대카드의 철학이 담긴 자체 미디어를 만든다는 목표 아래 다양한 영상 프로그램을 시청할 수 있도록 만든 온라인 매체다. 현대카드의 기업 철학을 영상화한 브랜드 필름, 매회 다른 DJ가 출연해 다양한 장르의 음악과 이야기를 들려주는 라디오 인 뮤직 라이브러리, 평소 접하기 힘든 여행 서적을 애니메이션을 통해 쉽고 재미있게 풀어낸 라이브러리 카툰, 테마에 맞는 책을 골라 전문가와 함께 이야기를 나누는 북 토크, 각 분야의 거장들에게 영감의 원천에 대해 듣는 인스퍼레이션 토크 등 다양한 카테고리로 볼거리를 제공한다.
SK그룹은 지난 4월 기존의 기업 블로그를 ‘미디어SK’로 개편하고, 기업 커뮤니케이션 채널로서 소통 강화에 나섰다. SK의 핵심가치인 ‘행복’을 바탕으로 브랜드 저
널리즘을 구현한다는 목표 아래 스토리(STORY), 피플(PEOPLE), 매거진(MAGAZINE), 뉴스(NEWS) 등 4개의 카테고리로 구성했다. 특히 매거진(MAGAZINE)은 내·외부전문가 필진이 참여해 산업 트렌드와 인사이트, 라이프스타일 정보 등 수준 높은 콘텐츠를 제공한다.
CJ그룹은 작년 5월부터 자사 공식 블로그를 ‘크리에이티브 저널(Creative Journal)’로 변경해 운영 중이다. 글로벌 생활문화기업을 지향하는 CJ그룹이 고객에게 전하고자 하는 건강, 즐거움, 편리의 가치에 대해 대화하는 커뮤니케이션 플랫폼을 지향한다는 목표 아래, 브랜드, 사람들, 채용, 행복나눔, 이야기, 뉴스룸 등의 카테고리를 통해 소비자와 소통하고 있다.
신세계그룹 역시 홈페이지를 없애고 ‘SSG블로그’로 통합해 운영 중이다. 그룹 구성원들의 일상과 기업문화 등 다양한 이야기를 담은 Story, 패션, 뷰티, 푸드, 리빙, 트래블, 컬쳐 등의 정보로 구성된 Trend, 쇼핑소식 및 기업 관련 보도자료, 영상을 제공하는 News, 신세계그룹의 상생, 희망배달, 친환경 등의 CSR 활동소식을 전하는 CSR, 그룹소개 및 관계사 정보, 인재채용 등을 전하는 About 등의 카테고리로 구성됐다.
2010년부터 ‘삼성 투모로우’ 블로그를 운영하면서 자체 브랜드 콘텐츠를 생산해온 삼성전자는 작년말 블로그명을 ‘삼성 뉴스룸’으로 바꾸고, 기업뉴스, 제품뉴스, 특별기획, 오피니언, 프레스센터, 멀티미디어 등 6개 카테고리로 구성해 운영 중이다. 특히 오피니언에서는 전문가 칼럼, 투모로우 에세이, 대학생 기자단, 임직원 칼럼 등 다양한 시각을 지닌 내·외부 필진의 수준 높은 콘텐츠와, 삼성전자 관련 보도 중 잘못 알려진 사실을 바로잡고 사안 별로 회사의 공식 입장을 전해왔던 ‘이슈와 팩트’의 다양한 콘텐츠를 담고 있다. 삼성은 뉴스룸에 이어 지난 5월 각종 영상 콘텐츠를 한데 모은 영상 허브(hub) 사이트 ‘삼성 캐스트’(www.samsung.co.kr/samsungcast)를 오픈했다. 뉴스, 드라마·예능, 다큐, 교양 등의 카테고리로 나눠 관심분야의 다양한 영상을 쉽게 찾아볼 수 있도록 시청의 편의성을 높였다.
현대자동차그룹도 작년부터 기업미디어 ‘소셜편집국’을 꾸리고 대중과 소통하고 있다. 외부 협업을 통해 편집장, 에디터, 포토그래퍼, 웹디자이너 등 일반 언론사에 필요한 인력들을 확보해 콘텐츠를 생산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