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특별기고] 2016 칸 페스티벌 참관기
KAA저널 기사입력 2016.08.23 12:00 조회 4279


Ad Awards에서 Creative Festival로
“Cannes Lions Advertising Awards”는 이름에서 광고를 버리고 “Cannes Lions Festival”이라는 타이틀과 함께 크리에이티브의 축제로서 그 정체성을 확립했다. 이러한 흐름은 올해도 두드러져 캠페인에 대한 시상식뿐 아니라 다양한 워크샵과 연설, 세미나들이 크리에이티브를 향한 칸의 열기를 더욱 뜨겁게 만들었다.

올해는 특히 대중들이 사랑하는 많은 셀럽들이 참여했는데, 윌 스미스가 진행한 세미나는 본인의 인생 스토리를 마케팅과 접목해 풀어나감으로써 기립박수를 이끌어낼 정도로 대중적 호응과 컨텐츠적 극찬을 동시에 이끌어냈다. 최근에 배우를 잠시 중단하고 사업에 전념하기로 발표한 기네스 팰트로도 한 세션을 맡아 많은 관심을 이끌어내었다. 뿐만 아니라 반기문 UN 사무총장도 이례적으로 참석하여 포럼을 이끌었다. 이렇듯 단지 광고업에 종사하는 광고쟁이들뿐 아니라, 각 분야에서 칸 페스티벌에 관심과 참여를 보여주는 것은 그만큼 새로운 아이디어, 놀라운 크리에이티브가 전세계 곳곳, 비즈니스 전반에 미치는 영향이 크고도 다양하다는 것을 입증하는 것일 게다.




2016 칸의 키워드
칸 참관 후 가장 많이 듣는 질문 중 하나가 이번 수상작의 경향은 무엇이냐는 질문이다.칸 페스티벌에 관련해서 가장 궁금한 점이기도 하거니와 향후 크리에이티브의 경향성을 점쳐볼 수 있기 때문에 2016 칸의 키워드를 꼽아볼까 한다.


1. 초 단순, 초 임팩트
구구절절이 시작되는 순간 심사위원들이 지겨워지는 건지, 공감력을 상실하는 건지, 출품작들은 유독 그 아이디어가 단순하다. 시상식에 중복적으로 등장한 - 다양한 부문에서 골드 이상을 수상한 - 캠페인들의 공통점은 영어가 능통하지 않은 사람도 단번에 그 아이디어를 이해할 수 있을 정도로 단순하며, 그 단순한 아이디어가 대단한 임팩트를 만들어 낸다는 것이다.임팩트는 마케팅 성과일 수도 있고, 비쥬얼적 쇼크일 수도 있고, 대중적 바이럴일 수도 있다. 그 한 예로 총 5개의 사자를 가져간 “Behind the Leather”캠페인은 가죽 제품이 얼마나 많은 동물들을 잔인하게 죽여 만들어지는지를 강렬하고도 반전 있는 크리에이티브로 표현했다. 과거 한 때 IT기술이 신선하게 접목된 아이디어들이 칸의 사랑을 받았다면, 기술이 의식주와 같은 생활의 일부가 된 지금, 기술보다는 아이디어 본연으로 칸의 관심이 회귀하는 것이 아닐까 생각된다.




2. 진지함보다 유쾌함에 손을
전년도만 해도 진정성 있는 스토리를 바탕으로 뭉클한 감동을 전해주는 수상작이 많았는데, 올해는 모든 사람들이 입을 모아 말하는 것이 진지한 스토리보다는 유쾌한 스토리에 칸이 손을 들어주었다는 점이다. 전세계적으로 심각한 문제들이 많기에 크리에이티브만큼은 유쾌하게 가보자는 의도인지도 모르겠다. 일예로 이번 2016 칸의 주인공 중 하나였던 “McWhopper” 캠페인의 경우, 경쟁사인 버거킹이 맥도널드에게 맥와퍼를 만들자고 제안하는 발칙하고도 유쾌한 아이디로 많은 대중들의 사랑을 받은 것을 넘어 칸의 전폭적 지지도 얻어냈다.




3. 한계를 뛰어넘는 브랜드가 좋아
칸도 이제 재미있고, 새롭기만 한 것에 반응하기에는 연륜이 너무 오래되었다. 이제는 브랜드의 한계를 훌쩍 뛰어넘는 아이디어에 매력이 느껴졌다. 아웃도어 브랜드인 REI는 최고의 쇼핑데이라는 블랙프라이데이에 매장 문을 닫아버리는 캠페인을 펼쳤다. 그리고 블랙프라이데이라고 쇼핑만 하지 말고 Outdoor로 나가라는 메시지를 던졌다. #OptOutside와 함께 많은 화제를 불러일으킨 이 캠페인은 다른 140여개의 아웃도어 브랜드의 참여까지 일으키며 하나의 브랜드 영역을 뛰어넘어 업계 전반의 변화를 이끌었다. 모든 걸 떠나 블랙프라이데이에 문을 닫는 행위는 그 문화권에 있는 사람들에게는 충격이었다고 한다.




4. 생활다반사에 대한 솔루션
사회가 직면한 문제에 대한 크리에이티브한 솔루션은 오랜 기간 칸이 사랑해왔던 수상 공식이었다. 그러나 올해는 심각한 사회 문제보다는 소소한 생활 다반사로 시야를 돌렸다. 어린 아기를 둔 집이라면 무릎을 탁 쳤을만한 아이디어를 선보인 Contours. 부모는 유모차를 고를 때 아기를 태워볼 수 있지만, 아기가 어떤 것을 편안해하는지는 물어볼 수 없다. 말을 못하기 때문이다. 이에 대한 솔루션으로 Contours Baby는 엄마, 아빠가 탈 수 있는 크기의 유모차를 제작해 시험승차를 시킨다는 재미있는 캠페인을 선보였다. 이 영상이 공개됐을 때 다른 어떤 캠페인보다 객석의 호응이 뜨거웠다.




5. 출품 Film, 예술 그 자체
한국에서는 보통 광고제 출품영상은 캠페인 종료 후 결과물을 편집해 만드는 경우가 많다. 그러나 칸에서 만난 수상작들은 마치 출품영상와 결과물이 동일한 것처럼 보였다. 그만큼 예술성과 작품성에서 완성도 높은 영상이 대부분이었다. 파나소닉의 “Life is electric”캠페인의 경우, 아이디어도 재미있었지만 일본 특유의 섬세함과 심플함으로 출품영상 자체를 하나의 작품으로 만들어내 많은 박수를 받았다. 또한 올해 Creative Marketer of 2016을 수상한 삼성전자의 “Blind Cap” 캠페인 역시 아이디어 못지 않게 영상의 완성도가 인상적인 작품이었다. Film 부분에 대한 출품이 아니더라도 출품영상 자체를 하나의 작품으로 접근하는 것이 사자사냥을 위한 작은 팁이 아닐까 생각된다.





2017년 사자 사냥을 위해
2016년 칸은 끝났다. 2017년의 경향성을 예측한다는 것은 불가능하지만, 반기문 UN 총장이 참여했던 포럼해서 얻은 인사이트를 하나 공유하고자 한다. 반 총장과 주요 글로벌 에이전시 및 미디어사의 CEO들이 마치 결의대회를 펼치는 듯 했던 그 포럼에서 그들은 지구의 Sustainable Development를 위해 광고쟁이들이 앞장서자고 다짐했다. 스토리텔러에게는 세상을 바꾸는 힘이 있고, 최고의 스토리텔러들인 광고쟁이들은 그만큼 지속가능한 지구의 성장을 위해 중요한 역할을 할 수 있다는 것이다. 올해도 “Edible six pack ring”, “Brewtroleum”등의 캠페인들은 이미 지속가능한 발전을 위한 아이디어로 중복 수상의 영광을 안았다. 2017년도 다양한 수상작의 경향성이 있겠지만, Sustainable Development가 사자 사냥의 좋은 방향성이 되지 않을까 조심스럽게 예측해본다.

2016칸광고제 ·  칸페스티벌 ·  참관기 ·  칸라이언즈 ·  CANNES LIONS ·  크리에이티브 ·  브랜드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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